어제 오후에 도청 제2청사 3층 회의실에서 있은
오름 가치 보전을 위한 보전 ․ 이용 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에 대한 논의를 위해 참석했었다.
제주의 독특한 환경자산인 오름에 조성되고 있는
자연보전 이용시설에 대하여 생태적, 자연 ․ 경관적
가치가 우수한 오름의 보전 ․ 관리시설,
훼손된 자연환경을 효율적으로 복원하기 위한 시설,
자연의 중요성과 가치에 대한 의식을 함양시키기 위한 시설,
오름과 인간이 공존하는 쾌적한 시설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설치 운영할 수 있을까 하는 논의를 했다.
매발톱꽃은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산골짜기 양지쪽에서 자란다. 꽃은 6∼7월에 피는데,
지름이 3cm 정도이며 자줏빛을 띤 갈색이고
가지 끝에서 아래를 향하여 매달린다.
꽃 잎 뒤쪽에 꽃뿔이라고 하는 꿀주머니가 있는데,
매의 발톱처럼 안으로 굽은 모양이어서 매발톱꽃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주로 높은 산안개가 많이 끼는 곳에서
자생한다.
♧ 하늘매발톱 - 이창화
새의 발톱이 어디서 멈추는지를 누가 알까
좀더 마음을 쓰면 좋을 텐데
새는 그 이상의 마음을 열지 않는 사람들의
마음과 마음 사이에서 주춤거린다 그들이 안타깝다는 듯
그러나 별 수 없지 하며 발톱을 내밀려 할 때
그저 답답할 뿐이라며 다시 오므리고 만다
이제 발톱은 아무 쓸 데가 없다. 꽃으로 피워내자
차라리 꽃이 되자.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는 꽃이 되는 길밖에 없을 거야
꽃이 되면 그들이 안타까움이란 게 무엇인지 깨달을지도 몰라
더 크게 열지 못한 마음을 후회할지도 몰라
하늘을 향해 발톱을 내밀다 꽃이 되어버린
하늘매발톱이란 이름을 보며
새가 되었다가 꽃이 된 누군가의 사연이 아닐까 하는
그런 엉뚱한 생각을 해 보았다
♧ 하늘매발톱꽃 - 김여정
강원도 평창 자생식물원에서 모종으로 키우는 매발톱꽃 빛깔은 자주색이 주종으로 남색꽃은 드물다고 했는데 노르웨이 오따호텔 주변 동화속 마을로 이어지는 하얀길을 따라 걷다보면 온 산언덕을 뒤덮고 있는 남색 매발톱꽃과 만나게 된다 곳곳에서 밤낮으로 쏟아져내리는 빙하의 폭포수 소리에 항상 깨어 있어 저토록 파아란 빛깔을 뿜어낼 수 있을까, 매발톱꽃의 빛깔이 저러해서 폭포수 빛깔이 시리도록 맑은 비취빛일까, 꽃의 빛깔에 눈을 빼앗기고 걷는 동안에 동화의 마을 꿈의 작은 창문 앞에 선다 알프스의 소녀가 살았을 법한 창문가에도 예쁜 꽃들이 이방의 나에게 다정히 인사를 건넨다 그 순간부터 내 가슴속에도 하얀 외줄기 언덕길이 생기고 동화의 마을 작은 꿈의 창문이 열려 남색 매발톱꽃 언덕으로 달린다
♧ 슬픔 한 벌 - 이애리
태백산 유일사寺 근처
푸른 여로와 하늘매발톱에 머뭇거리고
마지막 두어 개 남은 까치밥에
눈길을 건네다 생각한다
찬바람에도 한없이 아늑했던 그해 겨울
백복령 숫눈길에 머물고 싶어
나는 또 슬픔 한 벌 껴입는다
♧ 백두산 하늘바람꽃 - 주용일
백두산 하늘바람꽃을 보고 온 날 밤
나는 고개를 꼿꼿이 치켜들고
누에처럼 한잠을 잤다
하늘 향해 꽃목 세우고
내가 못 가는 길을 찾아온
그 작은 풀꽃이 장해서였을까
꿈에도 그 꽃을 만났다
누구는 꼿꼿이 쳐든 모가지를
불경스럽다는 말로 꺾으려 했지만
몇 마디 말에 목 쉬이 꺾일 것 같았으면
하늘 아닌 바람도 두려워했으리라
바람 아닌 돌밭도 두려워했으리라
내가 아는 남한 여자
하늘말나리 하늘매발톱꽃같이
하늘 향해 고개 쳐든,
내가 처음 만난 북한 여자
백두산의 키 작은 땅순이 하늘바람꽃
♧ 아름다운 꽃·2 - 목필균
그들에게도 마디 진 세월이 있었겠지
뇌성마비 지아비에게 두 아들 낳아주고
떠난 지어미가 있었겠지
정신지체 두 아들이 앞에선 운전하고
뒤에선 오가는 차들 경계하며
병원으로 밭으로 모시고 다니는 정성이라
배우지 못한 아들이라고
한 발도 움직이지 못하는 아버지라고
가난해서 경운기로 오가며 산다고
뻘겋게 드러난 상처 서로 핥아주며 사는
그들을 누가 행복하지 못하다고 할까
절 마당에 핀 하늘매발톱 꽃처럼
이름과는 달리 아름다운 꽃잎처럼
겉보다 속이 한없이 따뜻한 삼부자가
향기 그윽한 세상의 꽃이려니
꽃이려니
♧ 하늘매발톱꽃 - 백우선
매는 슬퍼하는 것은 잡지 않는다
병든 것, 죽은 것,
덫에 걸린 것도 쪼지 않는다
새끼 밴 것, 어린 것,
주린 것도 쏘아보지 않는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도 놓아 둔다
죽음은 또 다른 삶의 문을 여는 것이라는
기꺼이 준비된 것들의 급소만을 향해
날카로운 부리로 일격을 가한다
그런 매만이 꽃이 된다
아직 푸르른 하늘빛 꽃이 된다
살점을 물어뜯는 부리의 꽃이 아니라
합장하듯 움켜잡는 두 발의
두근대는 맥박 끝
온몸을 감싸 안는 발톱꽃이 된다
♧ 하늘매발톱 - 김판용
제 날던 하늘 빛
고운 꽃 피워놓고
하필 그 댕기자리에 발톱을 새겼다.
올무에 잡힌 매들이
봄볕에 순치(馴致)되는지
바람이 불면 상모를 돌리고……
사랑에 빠진 천방지축 가시내
새침한 표정에 성질 죽이고
새색시처럼 조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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