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아름다운 세상

다사다난했던 2020년을 보내면서

김창집 2020. 12. 31. 01:15

한해 마무리하는 기도 - 은파 오애숙

 

저무는 올 한해 회도라

따뜻한 감사로 보내게 하사

오는 새해 뜻 있게 맞이하게 하소서

 

다사다난 했던 올해

저무는 한 해 끝자락 해거름 뒤

칠흑의 어둠 잠시 안식 케 하시고

 

밝고 찬란한 새해 위해

동녘의 금빛 찬란한 햇살 펼쳐

마음속의 어둠 뜷고서 사뿐히 오소서

 

밝아오는 새해 금빛 햇살

가슴에 안고 사랑의 온도 높여

서로 위한 아름다운 사회 이루게 하소서

 

소외와 절망 있는 곳에

금빛 사랑 넘쳐 오색 무지개빛

희망과 기쁨으로 웃음꽃 피게 하소서

 

코로나 팬데믹 종식되어

희망속에 새로운 계획 품은 날개

예전의 활기찬 세상 만들어 주시고

 

서로 만나는 사람마다

지성으로 격려와 사랑속에서

긍정의 말로 축복하는 자 되게 하소서

 

경자년(庚子年)을 보내면서 - 소산 문재학

 

코로나 쓰나미로

삶이 무너진 경자년도

이제 서서히

황혼의 장막을 내리고 있다.

 

소소한 행복

일상생활도 함께 누리지 못해

더욱 아쉬움이 큰 한해였다.

 

새로운 소망을 다짐했던 경자년이

엊그제 같았는데

못다 한 회한(悔恨)만 남기고

꿈결같이 흘러갔네.

 

매서운 강추위의 진통을 겪어도

마음만은 따뜻하게 품고

송년의 강을 건너고 싶어라.

 

새로운 대망의 신축년(辛丑年)에는

지긋지긋한 코로나에서 벗어나

모두 다 건강한 한해

소원하는 모든 것이 성취되는 환희의 한해.

축복의 한해가 되기를 빌어본다.

 

겨울의 고독 - 박인걸

 

차가운 겨울 길을 나 홀로 걸으며

그 무엇을 그리워할 뿐 붙잡지 못하고

이유 없이 얼어붙은 땅만 짓밟으며

흐르는 시간을 차가운 골수에 가둔다.

아직 나는 홀로 유폐되지 않았다.

우울증에 걸린 불안장애자도 아니다.

내 흉저 깊은 곳에 고인 애수가

가끔씩 폐와 심장사이를 휘저을 뿐이다.

살갗을 도려내는 동짓달 추위가

늙은 혈관을 급속히 수축시킨다 해도

아직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앙상한 느티나무가지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검불이 된 우슬초는 쓸쓸해도

길가 된서리 맞은 푸른 빛깔의 맥문동이

실오라기 같은 겨울 햇살을 움켜잡고

안간힘을 쓰는 힘겨움에서

불꽃같은 생명의 아름다움을 보았다.

겨울 고독은 아토피천식처럼

계절과 상관없이 하이에나처럼 덤볐지만

이제는 하나도 두렵지 않다.

한 솥 밥을 먹으며 어깨를 맞댔던 사람이

밥그릇에 굵은 모래를 던질 때도

나는 쇠 젓가락으로 돌 부스러기를 집어냈다.

내 몸 어딘가에 형성 된 항체가

겨울 고독을 썰물처럼 밀어내고 있다.

올 해 겨울은 길이가 참 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