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새해가 밝고, 벌써 2월 중순이지만
정작 설이 지나지 않으니
새해를 맞은 것 같지가 않았다.
그래서
쥐가 찍찍거리며 사라지고
믿음직한 소가 등장하는
신축년 설날 아침에야
지난 1년 동안 열심히 드나든 분들께
그제 찍은 매화로 세배를 드린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리고 좀 참고 기다리며 주사도 꼭 맞아서
가을부터 우리 마스크 벗고
마음껏 돌아다녀요.
그리고 만나서 한 잔 합시다.
♧ 새해엔 - 未松 오보영
행복만 노래하면 좋겠다
새해엔
좋은 세상만 눈에 띄고
아름다움만 보이면 좋겠다
새해엔
제발 모든 게
제대로 돌아가서
상식이 통하고
정상이 대접받는 그런 사회
그런 나라가 되어
오로지
고난 받는 이에게
희망을 안겨주고
좌절한 이에게
용기를 북돋워주는
그런
자유를 드높이는
환한 노래
밝은 노래만 부르는
복된 한해가 되면 좋겠다
♧ 우리 함께 희망을 이야기하자 - 박얼서
친구야
거룩한 모성(母性)이 우리들의 기원인 게다
경상도네 전라도네 하면서
구질구질 따지지 말자
수도권 대학이니 지방대니 들먹이면서
문화와 수준까지 가르진 말자
넌 금수저, 난 흙수저
이 또한 서로에게 상처일 뿐이다
밤새껏 산길을 걸어
지리산 천왕봉 앞에 섰을 때
너와 나 우리는 우뚝선
한맘이지 않았더냐
한맘 되어 내려오는 내내
희망찬 내일을 말하며
오늘의 인연 위에 우리를 더 단단히
묶지 않았더냐
고난 앞에서도 우린 함께 라서
더 강하지 않았더냐
영원한 꽃봉오리
유관순 누나를 낳아 기른
거룩한 모성이
너고 나인 셈이다
발아래 펼쳐진 끝없는 대양
무한한 가능성까지도
너와 내가 질긴 인연으로 달려갈
짙푸른 희망인 게다.
♧ 설날 아침에 - 동호 조남명
매년 오는 해를
맞이하지만
새 마음으로 맞아야 하리
무언가 소망을 안고
첫날을 맞이하라
꼭 이뤄야 할 일
마음에 담고 첫 아침을 맞으라
나이 더 늘었으니
그 값을 해야 하고
내 나이 먹는 줄만 알면서
아이들 머리 크는 것 모르면 안 되느니
핏줄들 모여 조상 기리고
둘러앉아 떡국 한 그릇
술 한 잔 나눌 수 있음을
기뻐하고 만족해야 할 일이다
그리 못하는 사람도 있지 않은가
각자 넘도록 새해를 맞지만
덧없는 세월은 흐르는 물 같으니
시간을 가볍게 허비하지 말 일이다
이 땅 어디, 누구에도 축복이 있기를
또, 아침 해에 빌어 보노라.
'아름다운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연숙, 수필집 '노을에 물들다' 발간 (0) | 2021.02.23 |
---|---|
최기종 '이런 시'외 4편과 변산바람꽃 (0) | 2021.02.13 |
김광렬 '존재의 집'의 시(5) (0) | 2021.02.04 |
입춘, 불안감을 떨쳐버리자 (0) | 2021.02.03 |
최기종 시집 '목포, 에말이요' 발간 (0) | 2021.0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