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월의 방
은초롱꽃
날리는,
그때와
똑같이
그렇게
어디선가
들리는
네
목소리
♧ 별후別後
눈 피해 눈이 자주 갔습니다
그 사이 달라진
머릿결
파동의 남오미자꽃
지금도
낭낭히 들리는,
♧ 젤라의 꽃 7
녹나무 그림자
생글대는
힐끔힐끔
내 목이 따라가던
몰래
계단 넘어
소성당으로 가던
♧ 집중
죽은 정공철 당주제 끝나
국숫집에서 막걸리들을 하다가
마병 형의
영적으로 사귄다는 수녀님 얘기
내가 “옷 벗으면…” 하니까,
집중 안 하던
그의 얼굴이 빨개진다
♧ 타고
동트는
구무타크 사막
물결 너머
타클라마칸 사막
타닥타닥
낙타 등에
타고
방울 소리
천산 너머
땀방울
쓰다듬고
모두 버리고
타클라마칸
타닥타닥
* 나기철 시집 『지금도 낭낭히』(서정시학 서정시 137, 2018)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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