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아름다운 세상

류시화 엮음 '잠언시집'의 시(7)

김창집 2021. 10. 2. 00:16

바람만이 알고 있지 - 밥 딜런

 

얼마나 많은 길을 걸어야

한 사람의 인간이 될 수 있을까.

얼마나 많은 바다 위를 날아야

흰 갈매기는 사막에서 잠들 수 있을까.

얼마나 더 많이 머리 위를 날아야

포탄은 지상에서 사라질 수 있을까.

친구여, 그 대답은 바람만이 알고 있지.

바람만이 알고 있지.

 

얼마나 더 고개를 쳐들어야

사람은 하늘을 볼 수 있을까?

얼마나 많은 귀를 가져야

타인들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죽어야

너무 많이 죽었음을 깨닫게 될까.

친구여, 그 대답은 바람만이 알고 있지.

바람만이 알고 있지.

 

얼마나 오래 그 자리에 서 있어야

산은 바다가 될까.

얼마나 더 오래 살아야

사람들은 자유로워질까.

얼마나 더 고개를 돌리고 있어야

안 보이는 척할 수 있을까.

친구여, 그 대답은 바람만이 알고 있지.

바람만이 알고 있지.

 

다른 북소리 - 헨리 데이빗 소로우

 

왜 우리는

그렇게

성공하기 위해 조급히 굴며

또한 그렇게

사업적일까.

 

만일 어떤 이가

그의 동료들과 발을 맞추지 않는다면

아마도 그는

다른 북소리를 듣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그 박자가 고르거나

또는 늦거나

그로 하여금 그가 듣는 북소리에

발맞추게 하라.

 

짧은 기간 동안 살아야 한다면 - 작자 미상(어느 여대생)

 

만일 단지 짧은 기간 동안 살아야 한다면

이생에서 내가 사랑한 모든 사람들을 찾아보리라.

그리고 그들을 진정으로 사랑했음을 확실히 말하리라.

덜 후회하고 더 행동하리라.

또한 내가 좋아하는 노래들을 모두 불러 봐야지.

, 나는 춤을 추리라.

나는 밤새도록 춤을 추리라.

 

하늘을 많이 바라보고 따뜻한 햇빛을 받으리라.

밤에는 달과 별을 많이 쳐다보리라.

그 다음에는

, , 물건, 내가 가진 사소한 모든 것들에 작별을 해야겠지.

그리고 나는 삶에 커다란 선물을 준 대자연에게 감사하리라.

그의 품속에 잠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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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포엘 신부 제공

 

엄마가 아들에게 주는 시 - 랭스톤 휴즈

 

아들아, 난 너에게 말하고 싶다.

인생은 내게 수정으로 된 계단이 아니었다는 걸

계단에는 못도 떨어져 있었고

가시도 있었다.

그리고 판자에는 구멍이 났지.

바닥엔 양탄자도 깔려 있지 않았다.

맨바닥이었어.

 

그러나 난 지금까지

멈추지 않고 계단을 올라왔다.

층계참에도 도달하고

모퉁이도 돌고

때로는 전깃불도 없는 캄캄한 곳까지 올라갔지.

 

그러니 아들아, 너도 돌아서지 말아라.

계단 위에 주저앉지 말아라.

왜냐하면 넌 지금

약간 힘든 것일 뿐이니까.

너도 곧 그걸 알게 될 테니까.

지금 주저앉으면 안 된다.

 

왜냐하면 얘야, 나도 아직

그 계단을 올라가고 있으니까.

난 아직도 오르고 있다.

그리고 인생은 내게

수정으로 된 계단이 아니었지.

 

수업 - 작자 미상

 

그때 예수께서 제자들을 산을 데리고 올라가

곁에 둘러앉히시고 이렇게 가르치셨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온유한 사람은 행복하다.

슬퍼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자비를 베푸는 사람은 행복하다.

옳은 일에 주린 사람은 행복하다.

박해받는 사람은 행복하다.

고통 받는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나라에서의 보상이 크니 기뻐하고 즐거워하라.

그러자 시몬 베드로가 말했다.

그 말씀을 글로 적어 놓으리까?”

그리고 안드레아가 말했다.

그 말씀을 잘 새겨둬야 할까요?”

그러자 야고보가 말했다.

그걸 갖고 우리끼리 시험을 쳐볼까요?”

그리고 빌립보가 말했다.

우리가 그 뜻을 잘 모를 경우에는 어떻게 할까요?”

그리고 바돌로메가 말했다.

우리가 이 말씀을 다른 사람에게 전해줘야 할까요?”

그러자 요한이 말했다.

다른 제자들한테는 이런 걸 알려줄 필요가 있을까요?”

그러자 마태오가 말했다.

우리는 여기서 언제 떠날 건가요?”

그리고 유다가 말했다.

그 말씀이 실생활과는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요?”

그리고 그 자리에 참석했던 바리새인 하나는

예수에게 수업 계획서를 보여 줄 것을 요청하면서

그 가르침의 최종적인 목표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우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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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 스콧 펙 제공

 

 

                       * 류시화 엮음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열림원, 2007)에서

                                                     * 사진 : 명상의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