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척 척 척 척 살아간다 쿨한 척 행복한 척 눈보라 속 털머위꽃처럼 예쁜 척 안 추운 척 입술을 앙다문 채로 척 척 척 살아간다 불 지르며 지는 해 서서히 밀려든다 하루야 늘 가지만 내일은 또 오니까 해 봐야 일상일 뿐이지 내 황혼은 없는 척 연락선에 나를 싣고 물 건너 떠난 사람 물마루를 보면서도 잊은 척 모르는 척 늦게 핀 당산봉 기슭 해국만 날 아는 척 ♧ 월급 바닥난 향수, 월급 받고 조말론으로 사야지 거울 속 그녀에게 윙크로 약속했네 입 벌린 빙그레 미소 거울을 뛰쳐나왔네 월급날 365기계 통장 넣고 밥 짓는 소리 쾌속으로 밥통 속 드륵드륵 돌려 삶네 보험료 자동차 할부금 자동이체 정기적금 맨 끝에 초라한 잔액 힐끔힐끔 쳐다보네 허공에 흩뿌리며 조말론, 입 비쭉 웃네 거울로 슬쩍 돌아가 낯빛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