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별 이야기 어릴 적 바람만 불어도 앙앙 울어대는 날 보고 할매는 아이쿠! 아까운 보석 다 쏟아진당게 벌써 한 됫박은 빠졌것다 하늘의 별들 다 도망가니께 어서, 울음 뚝 큰집의 우물 속 들여다보면 하늘의 별들 많이도 떴다 할매는 종조부가 우물 팔 때 별들이 많이 내린 곳에 우물자리 잡아서 그런다고 했다 엄니는 밤마다 두레박 길게 내려서 그 별들 찰방찰방 퍼 올려서 머리도 감고 밥도 짓고 소지도 했다 그때 엄니의 머릿결 고운 것이며 마루나 살강이며 솥단지가 번쩍거리고 고봉밥에서 별들이 튀는 게 모두 우물의 별들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엄니는 우리 집 보석은 ‘나’라고 한다 내 눈 속에 우물이 산다고 눈만 껌벅거려도 봉선화 씨앗이 쏟아진다고 내가 어린 별들을 키우는 하늘의 은하수라고 했다 ♧ 복옷 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