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 일기

산정호수의 아침 안개

김창집 2012. 10. 30. 09:24

 

이 사진은 지난 10월 10일 아침

산정호수에서 찍은 사진으로

지금은 단풍이 더 짙게 물들어 있거나

아예 떨어져버렸을지도 모른다.

 

 

새벽 산책을 하기로 했는데 비가 와서

우산을 들고 사진을 찍으러 가려고 해도

너무 어두워서 포기하고 있다가

식사를 하고 그래도 아쉬워

차가 떠나기 전 얼른 가서 찍은 것이다.

 

  

산정호수(山井湖水)는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산정리에 있는 호수로

만수위 때의 호수면적 약 0.26㎢, 최고 수심 23.5m이다.

1977년 호수를 중심으로 일대 0.64㎢의 지역을 국민관광지로 지정했다.

산세가 아름다운 명성산(923m)과 감투봉(504m), 사향산(740m),

관음산(733m), 불무산(669m) 등에 둘러 싸여 있으며,

한탄강의 지류들이 계곡을 타고 흘러든다.

 

 

산정(山井)이란 이름은 ‘산 속의 우물 같은 호수’란 뜻에서 붙여졌다.

이곳은 궁예가 후고구려를 건국한 강원도 철원군과 인접해 있어,

그와 관계된 전설이 많이 전해진다. 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명성산은

궁예가 싸움에 지고 와서 크게 울었다고 해서 울음산이라고도 한다.

호수 근처에 있는 패주골은 궁예가 도망친 곳,

망봉은 왕건의 군사를 망보았던 곳이라고 한다.(DAUM 백과사전)  

 

 

♧ 산정호수 - 정호승

 

하늘에서

별 하나 떨어져

산정에 호수 하나 만들었습니다

산을 오르던

개미 한 마리

그 호숫가에 집을 짓고

평생

별을 바라봅니다   

 

 

♧ 산정호수(43) - 손정모

 

일렁이는 물안개

연녹색 물빛에 휩쓸려

한결 신비로운데

 

치솟은 명성산 위로

한 서린 낮달

사무치게 외로운 날

 

머루와 다래가 넝쿨진

호반에 서서

하늘 가만히 올려다보면

 

연인의 눈빛에 설레던

그 날의 추억이

샘물처럼 남실거린다.   

 

 

♧ 산정호수 - 류정숙

 

산이

호수를 가리웠는지

호수가

산을 가뒀는지

분간할 수가 없다

 

산이

호수를 허리에 둘렀는지

호수가 산을 품었는지

이 또한 분간할 수가 없다

 

또 분간 못하는 것은

하늘이 꼬리를 내렸는지

호수가 꼬리를 쳐들었는지

그것도 불분명하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불분명한 것이

분명한 것보다

더 아름답다는 사실이다   

 

 

♧ 산정호수 2 - 박태강

시월 하얀 낮달

호수에 놀고

파란하늘 흰구름도

물속을 그니는데

 

어디서 왔는가?

바람아!

노는 달

흔들어 깨우느냐

 

꿈속 같은

나그네 마음

파르르

선경에 홀리었네!   

 

 

♧ 겨울 안개 - 목필균

     --산정호수에서

 먹물의 농담(濃淡)을 능숙하게 펼치는 화공의 손길로 그려진 산정호수. 내 그림자를 끌고 그림 속으로 들어간다.

 

 하늘이 안개를 부르자, 안개가 산을 가두고, 산이 물길을 가두고, 물길이 호수가 되어 나를 가둔다.  

 

 무성한 안개가 점령한 산, 산이 빠져든 호수, 호수가 가둔 내가 하나로 머무른다.

 

 거대한 수묵화 속에 담긴 산정호수. 그 환상 속에 내가 오늘로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