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기 동시조집
시조시인 김영기 교장선생님이
동시조집 ‘친구야, 올레로 올래?’를 냈다.
‘동시조의 이해와 감상’을 돕기 위해 엮은 시조집은
최경락 화백의 고운 그림으로 꾸몄다.
우도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이셨던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친구들아, 우도 올레길에서
동시조랑 놀자!’라고 했고,
부록으로 동시조의 이론을 쉽게 설명한 뒤
독후감 ‘보기글’을 실었다.
제1부 ‘바다가 그리워’에서 몇 편을 뽑아
지난 10월 21일 우도에 갔다가
찍은 사진이랑 함께 싣는다.
♧ 바다가 그리워
함지박 속
달랑게도
바다 향한
문어도
살길 찾아
몸부림이다.
보르르……
꿈틀꿈틀……
고래가
자맥질하는
그곳 마냥 그리워.
♧ 밤바다
노올자
같이 놀자
집어등 환한 바다.
붙어라
여기 붙어라
모여드는 갈치 ․ 한치.
졸지 마
잠들면 안 돼
별도 함께 놀잔다.
♧ 돌아보면 그리운 섬
우도 학교 선생님
지서 경찰 아저씨
빈 둥지만 남겨놓고
철새처럼 떠나네.
배 타며 잊으리라 해놓고
돌아보니
그립다네.
♧ 멋진 선장
내 못 이룬 꿈
너 만큼은
큰 뜻 품고 크게 되라.
누구나
꿈을 꾸면
그 꿈대로 된단다.
아들아!
멋진 선장 되어
오대양 누벼보라.
♧ 파도
무엇이든 휩쓸 듯
등등하던 기세가
모래톱에 사르르
풀어지는 그 성깔.
‘욱’하고
뒤끝이 없는
울 아빠
성질 같다.
♧ 미술시간
쪽빛 단장
오월의 섬 들
명지바람에
설렌다.
어머니
나들이
치마폭에도
번지는 쪽빛
그 섬은
무슨 빛깔일까?
이어도를 그린다.
♧ 강과 바다
넌 아니?
강물이
바다로만 흐르는 까닭
흐르며 다친 몸
흐르며 얼룩진 못
다
받아
품어주는 바다
엄마 같아 그렇다는 걸.
♧ 밤에 피는 해바라기
해바라기는
해님께만
눈웃음치며 아양 떨지만
밤에 피는
해(海)바라기는
밤바다에
뽀뽀해요.
엄마의 마음과 같은
우도 등대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