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향기

강우식 시인의 산시편

김창집 2013. 11. 6. 08:07

 

‘산림문학’ 18호가 나왔다.

2013년 가을, 겨울호로

사단법인 한국산림문학회에서 나온 책이다.

 

시, 수필, 소설 등 많은 작품이 올라 있는데

그 중에서 초대시인 강우식 시인의 시중에서

산시편(山詩篇)을 옮겨 한라산 풍경과 같이 싣는다.

 

강우식 시인은 1941년 강원도 주문진 태생으로

1966년 ‘현대문학’지로 등단하여

시집 ‘살아가는 슬픔, 벽’, ‘강우식 시선집’ 등이 있다.

 

 

♧ 산 1

 

산 속에 산이 안 보이고

산을 벗어나야 산이 보인다. 

 

 

♧ 산 2

 

고개를 들면 하늘, 숙이면 저자거리

사람 사는 거 궁리한다는 게 산 너머 산이지 

 

 

♧ 산 3

 

산이 좋아 산에서 죽는 것이 행복하다는 사람을

산은 제일 싫어한다. 그래도 사람은 죽기 살기로 오른다. 

 

 

♧ 산 4

 

산이 있는 한

그 속에 살아야 산을 안다.

  

 

♧ 산 5

 

산 속에 산이 없고 산 밖에 산이 있다.

산 밖에 산이 없고 산 속에 산이 있다. 

 

 

♧ 산 6

 

가렸다 흐리는 구름 하나에

산이 제값 못한다고 산이었다가 아니다가. 

 

 

♧ 산 7

 

마음에 산이 보이면 산이 있다.

마음에 산이 없으면 산이 없는 거다. 

 

 

♧ 산 8

 

산은 외롭지 않다.

산이 산으로 쌓여 첩첩산중疊疊山中. 

 

 

♧ 산 9

 

산을 타야만 진정 산을 안다는 사람과

산을 바라만 봐도 산이라는 두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