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향 제3호의 시들
제주불교문인협회에서
‘혜향’ 제3호가 나왔다.
‘초청법문’으로 혜인 스님의 ‘믿음과 마음은 둘이 아니다’
‘권두 에세이’ 조명철의 ‘원(願)을 세우자’
‘불교 논단’ 박태수의 ‘삶에서 에고 소멸 - 명상적 치유’
‘제주고승열전’ 고창실의 ‘제주가 낳은 高僧 - 一鵬大宗師의 行狀’
‘혜향 초대석’은 안창남의 ‘상구보리 하와중생의 마음으로’와
고광언의 ‘아내를 따라 불교의 세계에 빠지다’
‘선시감상 해설’ 김정택 ‘초의선사외 다선삼매’
‘제주설화 탐방(2)’ 이창선 ‘산방굴사’
‘사찰탐방 순례’ 김승범 ‘생의 번뇌, 부처님의 가파를 입다’ 등과
초대작품, 그리고 회원들의 시와 시조, 수필, 희곡으로 엮었다.
그 중 시와 시조 몇 편을 뽑아
사진과 같이 올린다.
♧ 시베리아 - 유자효
끝없는 직선의 막막한 아름다움
자작나무 소나무 전나무 잣나무
선 곳이 무덤이 되어 스러지는 적막함
♧ 풀꽃과 마애불 - 민병도
상처 입은 바람이
천 년을 세 들어 사는
남산 마애불 귀에
붉게 핀 풀꽃송이
부처의
해진 법의를
제 옷 벗어 덮는다
♧ 슬픔이 슬픔에게 - 홍성란
알아, 너 그렇다는 것
알아, 알지만
알지만 아는 척 할 수 없어 미안해
세상엔
없던 일만 못한 일도 있다는 것
알잖아
♧ 연등蓮燈 한 촉- 고응삼
온 누리에 광명을
부처님 밝은 자비심
사람마다 참한 정성
밝혀드는 연등 행렬
온 세상
어둠은 가거라
연등 한 촉 켜든다.
♧ 어머니의 달 - 김성주
달이랑 같이 걷는 시오리 길
친정 기제에 다녀오는 길
이슬 내리는 길
달의 동공에
달맞이꽃잎에
촉촉이 젖는 길
인로왕보살님의 길
西로 가는 길
♧ 山寺의 밤 - 문경훈
달빛에
별빛도
여무는
어느 하늘인가?
지나온 歲月
어느 하늘 구름 한 점
잠들 틈새 없어라.
이 한 몸 던져 움츠렸던 마음
처마 끝에 풍경소리에
한 소절 낮추고
바라본다.
고요로
밤새
벌벌 떨던
그 심정 모르리
봄밤 흥취에…
♧ 무자無字 화두 - 오영호
수천의 말매미가 전기톱으로 썰어내는
천지간 숲의 고요 나는 귀를 막고
참나무 등걸에 앉아
굴려보는 무자無字 화두.
○ 천수경 - 삼보사(三寶寺) 카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