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 일기

탐라국 입춘굿 축제

김창집 2016. 2. 1. 09:53

 

2월이다.

2월은 봄의 길목에 들어서는 달이다.

 

그래 제주섬에서는 3일부터 4일까지 이틀간

‘탐라국입춘굿’ 축제가 열린다.

 

[3일 수요일]

열림난장 ‘우리할망넨 영 살앗수다’(11:00~, 제주목관아)

전야굿 ‘제주성 미륵제, 거리제(18:00~, 동서미륵, 관덕정)

제주신화신상 걸궁(18:30~, 원도심 일대)

세경제(20:00~, 제주목관아)

낭쉐코사(3일 20:50~, 제주목관아)

 

[4일 목요일]

입춘굿 4일(목) ‘춘경문굿, 입춘걸궁(09:00~, 제주도청 및 원도심 일대)

병신년 입춘굿(10:00~, 제주목관아)

낭쉐몰이 친경직전(15:00~, 제주목관아)

입춘탈굿놀이(15:30~, 제주목관아)

애기무(15:30~, 제주목관아)

 

[부대행사]

먹거리마당 : 입춘천냥국수(15:00까지, 목관아주차장))

제주향토음식, 입춘주전부리(17:00까지, 관덕정마당)

체험참여마당 (10:00~17:00, 제주목관아)

입춘신받음, 소원지쓰기, 꼬마낭쉐만들기

입춘춘첩쓰기, 도예체험, 판화찍기

얼굴그리기, 페이스페인팅

전통국궁 체험, 입춘기념사진찍기

전통탈만들기, 기메체험, 춘둥만들기

버블아트 풍선 체험, 에코팔찌만들기

입춘장터 : 입춘직거래장터(11:00~17:00, 제주목관아)

 

 

♧ 2월 - 이일영(李逸永)

 

여적 차가운 바람 속

응달진 잔설(殘雪)과

볕 잘 드는 밭고랑의

아지랑이 사이에서

 

눈 꽃(雪花) 연가(戀歌)의

저민 끝자락 잡아보다가

꽃 소식 실려 오는

봄바람 미소에

눈길 가는 스카프처럼

 

겨울 끝 초봄의 길목에서

팔랑이는 여심(女心)

   

 

♧ 2월의 산통 - 온기은

 

때 이른

봄의 문을 열었더니

 

남새밭에

움틀 거리는

초록 생명의 꿈틀거림

 

만삭 되지 못한

산모가 출산 하듯이

서툴고 어설픈 날갯짓으로

 

기나 긴 겨울울

하얀 깃털로 씻어 내려

생명의 계절을 잉태하려는

진통의 소리

 

꽃샘바람에

온 대지가 얼어붙은 심장으로

눈치를 보며

2월의 산통을 겪는다. 

 

 

♧ 2월 - 임영준

 

메마른 발자국에

물이 고인다

 

단순히 잔설이 떠난 자리를

새순이 차고앉는 건 아니다

 

은둔의 시간이 되풀이되듯

몽우리 돋는 시절도 다시 돌아온다

 

게다가 기대에 부푼 뿌리 위에

어찌 절망이 솟아나오랴

 

 

♧ 2월 - 박인걸

 

지긋지긋한 한파(寒波)에

더 이상 시달릴 수 없어

따스한 햇살과 함께

엷은 바람이 시위를 한다.

붉은 띠와 함성도 없이

조용한 혁명으로

양지쪽을 점령하고

서서히 영역을 넓힌다.

도시를 장악했던 빙판(氷板)과

들판을 차지했던 눈은

기세를 잃은 듯

슬금슬금 자리를 비우고

숨죽이던 시냇물과

움츠렸던 뱁새도

조금씩 입술을 열어

봄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폭력과 무질서를 거부하고

오직 훈풍(薰風)으로

하지만 결코 쉽지 않게

세상엔 또 봄이 오고 있다.

   

 

♧ 2월의 햇살 - 김미경

 

영산홍 핀 베란다를 지나

아라우카리아가 무성한 거실 한켠을 낮 두시가 넘도록 누워 있는 햇살,

오래도록 그 햇살을 가슴에 안고 싶다

푸른 물에 발을 담근 햇살의 한 무더기 미소를 내 마음껏 마시고

긴 동면에서 깨어나 그 햇살을 받아 푸르른 초록을 내 나신에 수 놓고 싶다

시클라멘처럼 수많은 촉수의 꽃을 피우듯……

햇살이 주는 것만큼만 피울 수 있는

나무이고

열매이고

꽃이고 싶다

 

아니

2월의 햇살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