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국 입춘굿 축제
2월이다.
2월은 봄의 길목에 들어서는 달이다.
그래 제주섬에서는 3일부터 4일까지 이틀간
‘탐라국입춘굿’ 축제가 열린다.
[3일 수요일]
열림난장 ‘우리할망넨 영 살앗수다’(11:00~, 제주목관아)
전야굿 ‘제주성 미륵제, 거리제(18:00~, 동서미륵, 관덕정)
제주신화신상 걸궁(18:30~, 원도심 일대)
세경제(20:00~, 제주목관아)
낭쉐코사(3일 20:50~, 제주목관아)
[4일 목요일]
입춘굿 4일(목) ‘춘경문굿, 입춘걸궁(09:00~, 제주도청 및 원도심 일대)
병신년 입춘굿(10:00~, 제주목관아)
낭쉐몰이 친경직전(15:00~, 제주목관아)
입춘탈굿놀이(15:30~, 제주목관아)
애기무(15:30~, 제주목관아)
[부대행사]
먹거리마당 : 입춘천냥국수(15:00까지, 목관아주차장))
제주향토음식, 입춘주전부리(17:00까지, 관덕정마당)
체험참여마당 (10:00~17:00, 제주목관아)
입춘신받음, 소원지쓰기, 꼬마낭쉐만들기
입춘춘첩쓰기, 도예체험, 판화찍기
얼굴그리기, 페이스페인팅
전통국궁 체험, 입춘기념사진찍기
전통탈만들기, 기메체험, 춘둥만들기
버블아트 풍선 체험, 에코팔찌만들기
입춘장터 : 입춘직거래장터(11:00~17:00, 제주목관아)
♧ 2월 - 이일영(李逸永)
여적 차가운 바람 속
응달진 잔설(殘雪)과
볕 잘 드는 밭고랑의
아지랑이 사이에서
눈 꽃(雪花) 연가(戀歌)의
저민 끝자락 잡아보다가
꽃 소식 실려 오는
봄바람 미소에
눈길 가는 스카프처럼
겨울 끝 초봄의 길목에서
팔랑이는 여심(女心)
♧ 2월의 산통 - 온기은
때 이른
봄의 문을 열었더니
남새밭에
움틀 거리는
초록 생명의 꿈틀거림
만삭 되지 못한
산모가 출산 하듯이
서툴고 어설픈 날갯짓으로
기나 긴 겨울울
하얀 깃털로 씻어 내려
생명의 계절을 잉태하려는
진통의 소리
꽃샘바람에
온 대지가 얼어붙은 심장으로
눈치를 보며
2월의 산통을 겪는다.
♧ 2월 - 임영준
메마른 발자국에
물이 고인다
단순히 잔설이 떠난 자리를
새순이 차고앉는 건 아니다
은둔의 시간이 되풀이되듯
몽우리 돋는 시절도 다시 돌아온다
게다가 기대에 부푼 뿌리 위에
어찌 절망이 솟아나오랴
♧ 2월 - 박인걸
지긋지긋한 한파(寒波)에
더 이상 시달릴 수 없어
따스한 햇살과 함께
엷은 바람이 시위를 한다.
붉은 띠와 함성도 없이
조용한 혁명으로
양지쪽을 점령하고
서서히 영역을 넓힌다.
도시를 장악했던 빙판(氷板)과
들판을 차지했던 눈은
기세를 잃은 듯
슬금슬금 자리를 비우고
숨죽이던 시냇물과
움츠렸던 뱁새도
조금씩 입술을 열어
봄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폭력과 무질서를 거부하고
오직 훈풍(薰風)으로
하지만 결코 쉽지 않게
세상엔 또 봄이 오고 있다.
♧ 2월의 햇살 - 김미경
영산홍 핀 베란다를 지나
아라우카리아가 무성한 거실 한켠을 낮 두시가 넘도록 누워 있는 햇살,
오래도록 그 햇살을 가슴에 안고 싶다
푸른 물에 발을 담근 햇살의 한 무더기 미소를 내 마음껏 마시고
긴 동면에서 깨어나 그 햇살을 받아 푸르른 초록을 내 나신에 수 놓고 싶다
시클라멘처럼 수많은 촉수의 꽃을 피우듯……
햇살이 주는 것만큼만 피울 수 있는
나무이고
열매이고
꽃이고 싶다
아니
2월의 햇살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