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세상

2016년 강정 생명평화 대행진

김창집 2016. 7. 31. 00:28


평화야! 고치 글라라는 기치를 내건

2016년 강정 생명평화 대행진이

731일 전야제를 열고,

81일부터 6일까지 제주도일원에서

펼쳐집니다.

 

한국작가회의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동진과 서진 두 진영으로 나누어 실시되는데,


동진은 8/1() 강정 - 서귀포시내 - 효돈(18km)

             8/2() 효돈 - 위미 - 남원 - 표선(21km)

             8/3() 표선 - 신산 - 성산(21km)

             8/4() 성산 - 구좌 - 김녕(19km)

             8/5() 김녕 - 함덕 - 조천(12km, 문화제)

             8/6() 조천 - 제주시내 - 탑동광장(16km)


서진은 8/1() 강정 - 중문 - 안덕(18km)

             8/2() 안덕 - 대정 - 한경(22km)

             8/3() 한경 - 금능 - 한림(16km)

             8/4() 한림 - 곽지 - 애월(11km, 문화제)

             8/5() 애월 - 하귀 - 신제주(14km)

             8/6() 신제주 - 탑동광장(7km)

 

그리고 끝나는 날인 8/6() 17시에는

양 팀이 제주시 탑동광장에 함께 모여

생명평화문화제 평화야! 고치 글라를 엽니다.

 

 

삼복더위에 펼쳐지는 이 행사가

고난을 뚫고 평화롭게 진행되어

기대한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아름다운 결실을 맺길 기원하며,

제주작가회의 김경훈 시인의 시집

강정은 4·3이다의 시로 응원합니다.

 

"힘내라, 강정!"


 

지금은 - 김경훈

     -강정에서

 

지금은

비가 더 많아야겠다

큰내 아끈내 세차게 확 흐르게

지금은

바람이 더 거세야겠다

쇠붙이 쎄멘덩이들 싹 쓸어가게

지금은

마음이 더 모여야겠다

불안 체념 절망 탁 털고 일어서게

저 너른 바다에는

원시의 평화가 있고

그것은 그대로 미래다

저 깊은 하늘엔

참된 정의가 있고

그것은 땅에서 현재다

그리하여 지금은

오직 생명만 넘쳐나게

결기의 피 더 끓어야겠다

   

 

 

강정 모내기

 

해군, 너희들은 죽음을 먹고 살지만

그래서 전쟁이 평화를 가져온다고 우기지만

그러나 웃기지 마라

유사 이래 전쟁이 우리에게

밥을 먹여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밥은, 그 생명의 밥은

그 모든 전쟁의 쇳덩이를 갈아엎어

평화의 씨앗을 뿌리고

평등의 가지가 자라고

정의의 열매가 맺어

저녁노을 속 밥 짓는 연기 사이로

아이들의 웃음소리 가득할 때

한 끼 넉넉한 상생의 식사가 되는 것이다

오늘 우리는, 여기 생명평화의 강정마을에

평화의 모를 심으며

잠수함을 녹여 보습을 만들고

군함을 녹여 탈곡기를 만들어

우리, 그 거대한 공동체의 쌀

밥의 평화를 만들고 있다

생명 나눔의 평화를 만들고 있다.

   

 

 

자존을 위하여

 

누가 강정이 4·3 아니라고 하는가

 

눈 못 감고 죽어간 영령들이

부릅뜬 눈으로 강정을 호곡하고 있는데

 

누가 감히 강정을 4·3 아니라고 말하는가

 

4·3에서 평화와 인권을 배웠다는 이들이여

인권이 낭자히 유린되고 평화가 유혈로 깨지는데

 

왜 강정은 4·3이 아니라고 하는가

제주의 자존이 구겨진 휴지처럼 뒹구는데

방관과 안일로 역사의 무덤을 파는 자들이여

 

그 무덤엔 후손들이 풀 하나 뽑지 않을 터이니

4·3을 거느려서 화해와 상생을 말하지 말라

 

왜 강정이 4·3인지도 모르는 이들이여

     

 

법은 가진 자의 이익이다

 

우리는 먼저 인간이어야 하고, 그 다음에 국민이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법에 대한 존경심보다는 정의에 대한 존경심을 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내가 떠맡을 권리가 있는 나의 유일한 책무는, 어떤 때이고 간에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행하는 일이다.

            -헨리 D. 소로우

 

예난 제나

법은 가진 자의 편이다

법의 여신이 재는 것은 진실의 형평(衡平)이 아니라

그들의 이익으로 눈금을 미리 당긴다

보라, 오늘 강정의 모든 판결을

 

그래서 4.3 때도 항상 탄피수보다 죽음이 더 많았다

법의 지엄한 그 원칙대로

   

 

 

미국

 

4.3

미군정은,

 

사건의 원인에는 흥미가 없다,

나의 사명은 진압뿐이다!”

 

지금

미국은,

 

지들끼리 싸우든 말든,

다만 우리 지시대로 기지를 만들면 된다!”

     

 

, 양윤모*

 

강정 구럼비와 미타쿠예 오야신**

삶과 죽음을 같이 하는 사람이 있다

 

옳지 않은 일을 우겨대는 것들에 맞선

목숨 건 창의倡義의 단식

 

모든 생명을 위해 자신을 던져

그대로 역사가 되려는 사람이 있다

 

이 시대 야윈 의의 부활을 위하여

스스로 야위며 바위가 되려는 의인義人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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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윤모 : 영화평론가. 해군기지 건설공사를 막으려다 2차 구속된 후 무려 71일간의 단식을 결행했다. 3차로 구속되자 옥중에서 40일 넘게 단식을 이어갔다.

** 미타쿠예 오야신 : ‘우리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라는 뜻으로 아메리카 인디언 라코타족의 말.

 

  


역사를 산다는 것

 

오늘의

강정은 역사적 현실이다

눈앞에서 역사가 쌓여가고 있다

우리의 의로운 족적이 그대로 역사가 된다면

먼 훗날

강정은 평화의 진원지라고

후손들은 또랑또랑 역사를 읽을 것이다

제주4.3의 정의(正義)의 역사가

그대로 미래의 평화인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