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과 무궁화
연일 불볕더위에다
잠을 이루기조차 힘든 열대야에 중임에도,
리우 올림픽에서 연일 선전하는 우리 선수들이 있어
옷깃을 여미며 애국심을 되새기게 된다.
그들의 가슴에 새겨진 태극기,
‘국가대표’라는 사명감으로 4년 동안 피땀 흘리며
준비해 온 그 정성이 헛되지 않아,
제일 높은 자리에 올라 서서
울려 퍼지는 애국가가 감격에 겨워
태극기를 바라보며 눈물 글썽이는 모습이,
그 동안 무심하게 지내왔던 우리들의 가슴을 친다.
오늘 아침 벌어진 올림픽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75kg급 경기.
정말 올림픽 경기 답지 않은 편파 판정에서 금메달의 꿈을 접어야 했던
김현우 선수.
그가 죽을힘을 다해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하고
경기장 바닥에 태극기를 깔고 눈물 쏟으며 절하는 모습에서,
아직도 쟁쟁하게 남아 있는 젊은이들의 불타는 애국심에
혼자 부끄러워진다.
지금까지도 침략과 만행에 대해 온갖 변명을 늘어놓는 일본인들,
위안부의 흔적을 지우려 돈 얼마를 제시하니까
솔깃하여 대어드는 정부와 일부 정치인들,
거기에다 한술 더 떠 광복절에 독도를 방문하는 우리 정치인들에게
독도 상륙 중단을 강력히 요구하는 일본 당국,
참으로 어이없는 광복절 아침이다.
♧ 광복을 되새기며 - 동호 조남명
잠시도 맘 못 놓았던
그 많은 외침에도
이 터전을 지키고 있는 우리는
위대한 겨레의 혼이 있었다
이 땅을 욕심내는
쉴 새 없는 침략의 짓들
지금도 그 근성 놓지 않았으니
독도를 제 것이라고
삼십 육년 총칼 짓에
숱하게도 머리통은 뒹굴고
몸은 뒤집어 쓰러져도
불굴의 민족 영혼은 더 살아났다
그리도 갈망하던
조국의 되찾음
그 감격의 목 매인 소리
귓전에 생생히 다가온다
이 걸 못보고 먼저 가신
선열의 헛됨이 아니어야 하리
그 정신 가슴 깊이 되 담아
후손들이 소중히 이어가게 하소서
이 땅을 영원히 간직하며
번영된 나라 이끌어 가게 하소서
♧ 광복의 아침 - 박태원
아~
어둠의 세월을 넘어
어연 광복 60돌을 맞아
찬찬히 걸어온
대한민국이여
너의
고난의 발걸음이
피 맺혀있구나
이젠
지난날의 아픔이
치료될 때도 되었건만
또 덧나는 독도의 아픔
모든
아픔과 어두운 그림자가
솟아오르는
태양 빛 아래 무릎 꿇고
보다 밝은 나라로
발돋움하여
아직
걷히지 않는 시련들의
안개 걷히고
빛 밝은 나라로
웅비 하여라
무한한 가능성 위에
하나님이 보우한
나의 조국
대한민국이여~
♧ 축복의 이날을 - 김덕성
언어가 있어도 쓸 수 없는
많은 사람들이 노예로 끌려가고
피 흘림이 얼마인가
자유를 빼앗긴 빛 잃은 세상
길고 긴 서른여섯 해
희망의 기다림
천구백사십오 년 팔월 십오일 정오
어둡고 침울하던 이 땅
빛나는 새 빛의 기적이 일어나
감격의 해방이 되었다
거리엔 수많은 사람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독립만세를 외친 그날
노예에서 자유를 찾은 축복의 날을
어찌 잊을 수가 있으리
♧ 무궁화 꽃, 너를 위하여 - 박영숙영
나는 너와 함께 있으면
외롭지 않아 그리움을 모른다.
매일 아침 태양을 향해 꽃잎을 열때마다
하루를 희망으로 시작하는 행복
돌아갈 땐 뒷모습이 아름다운 너에게서
8월의 태양보다 더 뜨거운
삶의 열정을 배운다
네가 뿌리내린 이 땅이
내가 돌아가야 할 땅
언제든
네가 나를 원한다면
나는 너를 위하여
내 온 목숨을 바쳐서
너를 지킬 각오가 되어있다
너는 사랑하는 내 조국
내 조국의 꽃인 너를 위하여
네가 뿌리 내린 그 땅을 위하여
내 온 목숨을 바쳐서
너를 지킬 각오가 되어있다
♧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 김동월
너울 같은 소복
한 서린 아픔을
다소곳이 가슴에 품은
여인처럼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진달래꽃보다 붉은 꽃잎
파르르 떨며
강인한 꽃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벌레 먹어
몸서리쳐지는 가지에서도
피우고,
피워
고운 바람에
살포시 뺨 붉히며
무궁화꽃 피웠습니다
연이어 피어나는
그들은
참담하게 피워낸 눈물 꽃
긴 여정
긴 세월동안
내 나라 내 겨레들에게
어둠을 밝은 웃음꽃으로
바꾸어 내며
오늘도
무궁화꽃은 피었습니다
♧ 무궁화 - 정일남
나무의 몸이 할 말이 있어 꽃을 밖으로 내보냈다
한 송이의 꽃이 상징하는 의미가 여러 겹이다
많은 말의 봉오리가 매달려
어제 피었던 아침이
오늘 여전히 날빛으로 피어난다
저것이 유구한 대물림이다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 피 흘리며 책임을 다한 뒤에
떨어진 목숨은 제 추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우산 말아 접듯 곱게 몸을 오므려 마지막을 장식한다
죽은 뒷모습이 아름다운 혼례 같다
어떤 종말이 저런 흉내 낼 수 있을까
꽃 핀 아침보다 떨어진 고요의 저녁이 눈부시다
가장 약한 존재를 문장처럼 표현하는 것
꽃 피고 꽃 지는 하루가 유정하고 무궁하다
너무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으니까
오늘 해가 떨어져도 내일 다시 필
봉오리의 힘이 터질듯 팽팽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