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세상

안상근 시집 '한 컷 제주 100'

김창집 2019. 11. 18. 23:26


(9)

 

한가운데

한라산은 줄기와 굴곡 없이

지금은 겨울을 만나 휴식을 취하고 있다.

    

 

 

(51)

 

하얀 꽃잎 피어나는 묵숨 질긴 문주란(文珠蘭) 토끼섬을 아시나요

그 속에 숨어 있는 해녀들 콩 이야기를 아시나요

식솔 늘어나는 것이 두려워 뱃속 태아를 지우려 먹었던 목숨 질긴 해녀콩 이야기 말이외다.

    

 

 

(55)

 

쉐를 모아 두었던 곳이라 하여 쉐둔에

백중날 돈네코 할망들 때린 물 흘러내려 소()가 되었다네

그 끝에 바다와 만나니 이제는 젊은 연인들의 쇠소깍.

 

    

 

(79)

 

제주초가는 바람이다

하늘과 땅에 자신을 낮추어 앉게 하는

용마름도 없고 모도 나지 않게 꽁꽁 동여맨 채로,

    

 

 

(87)

 

오늘도 제주 바당 해녀들은

칠성판 지엉 나상 곱닥ᄒᆞᆫ 우미바당 속 걷당 보민

물 밖은 태왁만 동동.

    

 

 

(90)

 

한국 천주교 최초의 신부이자 순교자이신 성 김대건 안드레아

라파엘 호를 타고 귀국하다가 표착한 곳, 용수리 해안

고구에서의 첫 미사를 봉헌한 곳, 용수리 해안.

 

 

             * 안상근 시집한컷 제주 100(다층현대시인선 166)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