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향기
홍경희 시조 '존자암지 세존사리탑 앞에서'
김창집
2020. 1. 15. 12:42
♧ 존자암지 세존사리탑 앞에서 – 홍경희
몸 그대로 고요 이체
세월의 응집이라네
바람 앞에 면벽하고
현무암 벼리고 벼린
존자의 깨우침처럼
오롯하게 남았네
영실 오백나한
묵언수행 끝나는 날
돌문이 부드럽게
열리면, 듣게 될까
불래악(佛來岳) 등선 마루에
우담화 피는 소리
*계간 제주작가 2019 겨울호(통권 제67호)에서
--작년 11월 17일 오랜만에 영실 존자암에 탐문회 답사반을 이끌고 다녀왔다. 한 때는 세존사리탑만 댕그라니 남아있어 ‘존자암지’라고 부르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유물을 발굴하며 자리를 골라 일주문으로부터 대웅보전, 국성재 등 모두 갖춘 어엿한 절의 모습이다.
제주도유형문화재 17호 존자암세존사리탑 앞 안내판에는 ‘한중일 불교 최초 전래지로소 탐라국 제6존자 발타라존자가 2550년 전 인도에서 모셔온 세존사리탑입니다. 탐라국 역사와 한국 불교 역사가 살아 숨쉬는 성스러운 성지이오니, 경건하게 참배하십시오. -한라산 영실 적멸보궁’이라고 써있지만 액면 그대로 믿기는 힘들다.
이 날 내친김에 가까운 곳 법정악 기슭에 있는 무오 법정사 항일운동 기념탑과 3.1운동 발상지까지 찾아보았다. 사진은 차례로 존자암 세존사리탑, 항일운동 기념탑 부조물의 연꽃, 발상지로 가다가 만난 냇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