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디카 일기

열대야에 시원한 풍경을 보면서

김창집 2022. 7. 31. 00:16

 

지구가 아프다 - 조남명

 

, 지구에 열이 있다

빙하, 빙산이 무너져 내리고

북극곰이 피난 다닌다

 

높아진 해수면에 수몰 걱정 나라 많고

미세먼지는 공기를 다 먹었다

 

한반도에 아열대화

바닷고기 달라지고

육지 식물 계절을 헷갈리는 사이

열대식물이 북으로 올라온다

 

소한 추위에 비가 내리니

대한이 소한네 집에 가다

얼어 죽을 일은 희미하다

겨울눈은 흙길 보듯 귀하고

사라진 삼한사온

꽃이 제철을 이탈하며 핀다

 

이 모든 것 주범은 인류다

나서서 지구 온난화를 치료해야 한다

그리 않으면 대가代價는 뻔하다

 

 

 

지구의 독백 - 권오범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태양

짝사랑하느라 허송세월할지라도

화끈한 느낌만으로도 족해

가지가지 생명체를 잉태할 수 있었다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 위태위태하게 버티고

우여곡절 끝에 중심 잡았건만

잘못 키운 영장류 하나 때문에

스트레스가 떠날 날이 없는 몸

 

이골이 난 자반뒤집기로

애먼 세월만

무시무종 끌어당겨 허비하다보니

나도 몰래 오르는 체온

 

되바라진 인간들이

갈수록 묘혈을 파

몸살로 시난고난하다

결국엔 나도 달처럼 결딴나겠지

 

 

 

나는 한 평 남짓의 지구 세입자 - 이성률

 

살다 보면

보증금 십만 원에 칠만 원인 방도

고마울 때 있다. 이별을 해도 편하고

부도가 나도 홀가분할 때 있다.

5만 원어치만 냉장되는 중고냉장고

걸핏하면 덜덜거려도

긴긴밤 위안될 때 있다.

세상과 주파수 어긋나

툭 하면 지직거렸던 날 위해

감당할 만큼만 뻗고 있는 제 팔들 내보이며

창가 은행나무 말 걸어올 때도 있다.

먼 훗날 지구에서 방 뺄 때

빌려 쓴 것 적으니

그래도 난 덜 미안하겠구나

싶을 때 있다.

 

 

 

함께 가야 할 우리 - 홍수희

 

TV만 켜면

뼈만 앙상한 북극곰이 휘청이고 있어요

 

채널을 돌리면

눈만 퀭한 검은 얼굴의 아이가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어요

 

다시 채널을 돌리면

곰팡내 나는 반지하,

아픈 할머니와 손녀가 보이네요

 

다시 또 채널을 돌리면

기름진 음식에 둘러앉은

기름진 얼굴들의 이야기가 있네요

 

다시 또 채널을 돌리면

어떻게 먹어야 잘 먹는가

역시나 먹방 이야기가 있네요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요,

함께 가야 할 우리

 

지구는 하나인데요,

북극곰도 저마다 하나인데요

사람도 저마다 하나인데요

 

 

 

환경 시대 - 김시종

 

지난 날에는 하늘을 가리는

공장 굴뚝의 연기가 미덕이던 시절이 있었다.

 

흑향(黑鄕)을 이상향으로 알고,

농촌은 지탄의 대상이었다.

 

경제 개발이 잘 되어,

저금 통장에 동그라미가 불어나자,

 

어느새 동경하던 흑향이

공해의 대명사로 저주를 받게 됐다.

 

인간의 행복은,

비포장의 굽은 길이,

포장된 직선 도로로 되는 것에도,

 

굽은 도랑이 직강 공사로

반듯한 하천이 되는데 있지 않음을

뒤늦게사 깨달았다.

 

파란 숲

푸른 하늘

맑은 시냇물

깨끗한 공기가

우리의 참된 터전이자

행복한 삶터.

 

앞으로 우리의 꿈도

원시인처럼 맑은 물 마시고,

푸른 하늘 바라보며

깨끗한 공기를 마음껏 가슴에 담으며,

활짝 펴고 사는 데 있다.

 

뉘게나 환경권이 보장되는 환경 시대야 말로,

현대인이 동경하는 에덴 동산이다.

 
                                                               *사진 : 오스트리아의 산악지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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