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디카 일기

어버이날에 실거리꽃을

김창집 2012. 5. 8. 05:41

 

어린이날 보내고 오늘은 어버이날이네요.

36년 전에 영면하신

아버님과 장인님,

그리고 한참 지나 그 뒤를 따라 가신 어머님과 장모님.

이제는 아득한 거리에 서있습니다.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는 말

맞는 말이네요. 이제사 봉양 못한 한이 가슴을 칩니다.

하지만 어쩌겠어요. 부모님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도 그렇게 자식들을 사랑하다 떠날 겁니다.

 

실거리나무는 콩과의 덩굴성 낙엽 관목으로

줄기에 가시가 있으며, 잎은 어긋나고 겹잎이다.

6월에 노란 꽃이 총상(總狀) 꽃차례로 피고

열매는 긴 타원형으로 가을에 익는다.

씨로 염주를 만들고, 가시 담을 쌓는다.

  

  

 

♧ 어버이날 소고 - 예랑 양명호

 

해마다 이맘때면

잔뜩 지푸른 하늘만큼

가슴 저 밑바닥 짓누르는

슬픔의 무게 못 이겨

눈시울은 어느 새

흩뿌리는 빗물마냥

새로 생긴 주름살 타고

눈물되어 촉촉이 적셔 흘러내린다

 

반평생 살아도

언제나 부족하기만 한

나의 효도는

몇 번 씩 고향 하늘 산천 헤매며

두고 두고 세찬 빗줄기 되어

삭막한 이 세대의 골짜기들을

하염없이 통회하며 흘러 내린다

 

 

돈으로 효 사려나

선물로 효 때우려나

어버이 노래 한 곡으로 효 갚으려나

전화 한 통화로 효 통하려나

무소식으로 효 불효되게 하려나

 

오월 한 송이

카아네이션 꽃 피우려

밤새워 소나기는 저렇게 우는데

못다한 나의 효도는

밤새워 무얼하는가

 

해마다 이맘때면

가슴 깊이 간직했던

어머니-

이 날은 가고 또 오는데

보고픈 그 이름 꺼내어

눈물로 닦고 또 닦으며

애처로이 그리웁게 불러 봅니다

 

오래 오래 사세요 어머니-

어. 머. 니.   

 

 

♧ 불효일기 - 이상호

   -―어버이날

 

  5월 8일, 올해도 아침 일찍 고향으로 전화를 걸었다 간단하게 전화 한 통으로 부모님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새끼들이 어서 일어나서 내 가슴에도 카네이션을 달아주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출근시간에 쫓겨 올해도 그냥 집을 나서다가 문득 골목어귀에서 만나는 어머니, 가슴에 카네이션을 자랑스럽게 달고 말없이 자식 자랑을 하면서 지나가시는 남의 어머니가 캄캄하게 다가섰다 5월 8일이 한없이 느린 걸음으로 내 가슴을 지나갔다 

 

 

♧ 어버이날에 - 운봉 김경렬

 

삭 다리 그루터기 제 몸 뚫어 꽃대 올려

오월을 닮은 잎새에 핏빛의 꽃잎피고

살갗이 굽어터져도 그늘이 좋다 하네

 

쌍쌍이 나는 산새 힘든 줄 모르네

둥지 속 주둥이 올망졸망 아우성

오로지 제 몸 뜯겨도 부러질 듯 날개 짓

 

이십 년 키웠어도 삼십 년 근심걱정

살점마저 태웠으니 몸무게 바람 들었네

한나절 고개 숙여도 힘부치다 하네   

 

 

♧ 어버이 은혜 - 하영순

 

하늘이 있고 땅이 있듯

어제가 있어 오늘이 있듯

대대로 이어진 연의 끈

 

그 끄나풀잡고

나 여기 있음을 감사합니다.

 

오는 바람 가는 바람

그 바람 속에

생명이 있어 숨 쉰다는 사실을 모르고 살아왔지만

오늘은 감사한 마음 잊지 않으렵니다.

 

만물 중에

핵 같은 점하나 여기 있음을

하늘에 감사합니다.   

 

 

♧ 어버이 날 - 박태강

 

화롯 불

가운데 놓고

모든 식구 마주 앉아

이야기 도란도란 꽃피운

 

그때 그 따뜻한 행복을

꿈속처럼 그리며

사라진

그 아름다운 화로

 

어버이의 정이

자식의 효가

화로속의 불처럼

영글어

 

어버이 날 맞아

그리워

님이 뇌리에 아롱져

못다한 그리움 한숨으로 나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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