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아름다운 세상 353

거위와 오리가 노니는 못을 보며

♧ 2023년 4월 15일 맑음 아르메니아에 입국하여 세반호수로 가는 길에 어느 전원에 위치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여유가 있어 나와 못가에 섰는데, 그 집에서 가꾼 정원 같은 100평 남짓의 연못에서 아름다운 백조들이 물에서 자유로이 노니는 것을 보고 신기해 가까이 다가서도 전혀 개의치 않는다. 다가가 바라보니 그렇게 많이 본 적이 없는 내 눈에는 거위와 오리로 보였다. 신기하기도 하고 그 모습이 아름다워 폰으로 몇 컷 눌렀다. 이곳 사람들은 우리보다 소득이 많지 않은 것 같은데 굉장히 여유로워 보인다. 비행기에서도 공항에서도 거리에서조차 마스크 낀 사람이 하나도 없다. 우리보다 훨씬 행복지수가 높은 사람들을 보면서 물질적인 것을 너무 추구하는 것도 자꾸만 초조해 하는 것도 불행의 원인인 것 같아 부끄..

아름다운 세상 2023.05.08

우즈베키스탄에서 본 마로니에

□ 여행 중, 많이 보았던 마로니에 꽃 마로니에는 ‘나도밤나뭇과에 속하는 낙엽 교목’으로 잎은 마주나고 손꼴 겹잎을 이루며 5~6월 1개의 꽃대에 100~300개의 꽃이 핀다. 열매는 공 모양이며 겉에 가시가 있다. 유럽 남부 지중해 지역이 원산으로 세계 4대 가로수 중의 하나이고, 가로수와 정원수로 세계 각지에서 심는다. 잎이 7개로 되어 있어 흔히 ‘칠엽수’로 부르나 같은 칠엽수 속에 속하는 일본 칠엽수와 유럽의 마로니에는 서로 달라 구별을 한다.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의 나무들은 유럽에서 흔히 마로니에라 부르는 나무와는 다른 종이다. 이는 경성제대 시절 일본인 교수가 심은 일본 칠엽수이고, 조사 결과 진짜 유럽의 마로니에는 3그루 정도라 한다. 이번 여행에서는 우즈베키스탄을 통해 오고 갔는데..

아름다운 세상 2023.04.29

제주시 전농로 벚꽃 잔치

♧ 꽃피는 편지 - 김형술 제 노래를 받으시겠습니까 마른 바람 황사처럼 떠다니는 도시에서 봄이 와도 꽃피지 않는 우편함 한껏 열어 온몸으로 꽃피는 제 노래 꽃소식인 양 웃으며 받아주시지 않겠습니까 경남 진해시 웅동1동 소사마을 예전엔 창원군 웅동면 소사리였던 진해 변두리 굼뜬 바다가 봄기운에 뒤척이기도 전에 번져나는 분홍빛으로 둘러싸이는 마을 진해 군항제 벚꽃 쯤 흰눈으로 흘겨보는 구름더미같은 벚꽃동산이 있지요 꼭 처녀 젖꼭지같다 어른들이 이야기 하던 아직 눈 못뜬 어린 꽃망울따라 신작로 가득 꼬리를 물던 뽀오얀 먼지 속 구경꾼 가득 실은 버스행렬이 산모퉁이를 돌아서기 시작하면 마을은 술렁였지요 육 이오 동란 때도 쥐죽은 듯했었다는 바다를 낀 산마을이 딸 단속 과부 단속 심란한 총각들 단속으로 때 아닌 ..

아름다운 세상 2023.04.05

추억의 황매산 철쭉

♧ 철쭉꽃 - 양전형 다 펼친 게 아름다운가 다 숨긴 게 아름다운가 모를 일이다 하지만 세상은 거침없이 속 다 꺼낸 너를 용서한다 붉은 고백 하나로도 너는 죄를 다 씻었다 네 붉은 입술에 하늘이 내려앉아 묵묵히 불타고 있구나 아, 너의 뜨거움을 바라봄으로 너의 소갈머리 닮은 꽃눈이 지금 북풍설한의 빙점 똟고 돋아난 내 안의 꽃눈들이 지금, 아아 나는 몰라요 그대여! 나 지금 철쭉이어요 피고 싶어요 *사진 : 2016년 4월 30일 황매산과 비슬산 산행에서

아름다운 세상 2023.03.31

네덜란드 쾨겐호프 튤립 축제

♧ 튤립 꽃 시장 - 김윤자 -네덜란드 문학기행 꽃만 보시면 안 됩니다. 가슴으로 읽어야 합니다. 빨강, 노랑, 주황, 파랑 보라, 하양, 천상의 꽃물결이 이성을 밀어내고, 감성을 적시어도 이것 하나만은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 차가운 터에서, 차가운 손으로 일구어낸 목숨의 꽃, 나라의 꽃이라는 사실을 백이십 개국에 수출하는 광활한 노점 화훼단지 큐켄호프 꽃 정원 전망대에서, 대로변에서 본 꽃밭은 꽃을 떠난 경이로움, 소슬한 비경입니다. 바다의 짠물을 딛고 서걱이는 모래를 헤집고 일어선 풍요 보석이 구르는 들녘입니다. 잘 생긴 튤립 꽃, 하나 만나거든 꽃만 보지 마시어요, 시린 땅에서 온 생명입니다. 색상이 아름답다 하기 전에 피와 땀으로 물들인 네덜란드 국민의 눈물겨운 손길을 먼저 그리셔야 합니다. *사..

아름다운 세상 2023.03.26

박얼서 시 '유리벽 감옥'과 인도실전갱이

♧ 유리벽 감옥 - 박얼서 어항 속 물고기가 자유롭게 유영하는 모습이다 좁디좁은 공간을 정확히 읽어 가며 나름대로 물길을 만들어 가며 자유로운 모습이다 하지만 그게 아니다, 속박을 자유라 말할 순 없다 이기심 넘쳐나는 인간들의 시선으로는 자유로움처럼 보였을 것이다 눈길을 끌기 위해 사람이 마네킹을 대신하는 이 시대의 눈빛으로는 유리벽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이곳으로 잡혀오기 전까지만 해도 큰 물살과 맞서던 녀석들이다 인간들처럼 담장과 장벽 속에 갇히기 전까지는 에덴동산을 뛰놀며 맘껏 자연에 순응하던 녀석들이다 지금처럼 산소 호흡기를 달기 전까지는 깊은 물길 속을 동네 골목길처럼 누비던 녀석들이다 삶이란 참 알고도 모를 일이다 누군 태어나면서부터 천부인권을 얻고 내세(來世)까지도 들먹이는데 또 누군 투명한 ..

아름다운 세상 2023.03.21

계묘년 올 한해도 건강하소서

2023년 새해가 밝고, 벌써 한 달이 다 되어가지만 정작 설날이 지나지 않으니, 새해를 맞은 것 같지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진짜 토끼가 깡충 깡충 뛰어 노는 계묘년癸卯年 설날 아침에야 지난 1년 동안 이 방에 열심히 드나든 분들께 세배를 드립니다. ‘올해도 건강하셔서, 계획한 일 다 이루소서.’ ♧ 설날 아침에 - 김종길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 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푸지고 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 세상은 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 더 착하..

아름다운 세상 2023.01.22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3년 계묘년(癸卯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다사다난했던 지난해의 어두움을 거둬내고 저 찬란히 떠오르는 태양처럼 밝은 날이 많기를 기대해 봅니다. 그리고 새해에는 꿈 하나씩 지니고 삽시다. 그것이 현실성이 좀 부족한 것일지라도 언제나 새로운 활력소가 될 테니까요. 시간 날 때마다 찾아주시는 여러분들께 새해 인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새해에는 – 소산 문재학 우여곡절(迂餘曲折)이 많았던 또 한 해가 가고 살아 있기에 누리는 행복 찬란한 대망(大望)의 새해 설렘의 창이 열린다. 새해에는 국운융성(國運隆盛)의 꽃이 이 강산에 활짝 피고 가정마다는 건강이 넘쳐나고 소망(所望)하는 모든 일이 술술 잘 풀리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우리 모두에게는 새로운 마음으로 반목(反目)과 질시(嫉視)를 씻..

아름다운 세상 2023.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