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디카 일기

임인년 설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김창집 2022. 2. 1. 00:14

 

2022년 새해가 밝고, 벌써 2월이 되었지만

정작 설이 지나지 않으니,

새해를 맞은 것 같지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소가 뚜벅 뚜벅 걸어 사라지고

굳센 호랑이가 등장하는

임인년(壬寅年) 설날 아침에야

지난 1년 동안 이 방에 열심히 드나든 분들께

세배를 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리고 좀 참고 기다리며 주사도 꼭 맞아서

여름에는 우리 마스크 벗고

마음껏 돌아다닙시다.

 

그리고 만나서 한 잔 합시다.

 

 

설날 아침에 - 김종길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 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푸지고

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

 

세상은

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 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한 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어린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설날 아침에 - 동호 조남명

 

매년 오는 해를

맞이하지만

새 마음으로 맞아야 하리

 

무언가 소망을 안고

첫날을 맞이하라

꼭 이뤄야 할 일

마음에 담고 첫 아침을 맞으라

 

나이 더 늘었으니

그 값을 해야 하고

내 나이 먹는 줄만 알면서

아이들 머리 크는 것 모르면 안 되느니

 

핏줄들 모여 조상 기리고

둘러앉아 떡국 한 그릇

술 한 잔 나눌 수 있음을

기뻐하고 만족해야 할 일이다

그리 못하는 사람도 있지 않은가

 

각자 넘도록 새해를 맞지만

덧없는 세월은 흐르는 물 같으니

시간을 가볍게 허비하지 말 일이다

이 땅 어디, 누구에도 축복이 있기를

, 아침 해에 빌어 보노라.

 

 

 

설날(214) - 손정모

 

자오선이 평소에 어디를 지나건

솔바람 소리에 깨어나는 산울림처럼

천체는 동에서 서로 기울기 마련이리라.

졸면서도 되풀이되는 타성의 발자취에

결코 이대로 둘 순 없다며

선조들, 지혜의 칼날 갈았네.

정월이 하필이면 겨울인 것은

춘삼월의 환희를 기약함일까?

강가에 드리워진 물안개처럼

내막 알 수 없을지라도

날 잡고 마음 가다듬어 여는

새해의 첫 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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