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난히 바빴던 하루
어제는 유난히 바쁜 하루였다.
그 동안 미루어오던 원고를 정리하다 늦게 3학년 소풍 장소인
한라수목원에 가서 창질경이와 돈나무꽃, 등심붓꽃을 찍다 점심 먹고
고향 곽지에 가서 잔칫집에 들른 후 바닷가에서 갯메꽃을 찍었다.
오다가 애월에 들러 오늘 동창회에서 열 합동 환갑연 예약을 하고
집에 와 얼른 샤워하고 보니 벌써 3시가 다 되었다.
2시 국립박물관의 몽골 특강은 아예 빼먹고
열린정보센타에서 열리는 제주어 살리기 조례 제정을 위한
2007 제주민예총 정책 심포지엄에 참가했다가 뒤풀이를 마친 뒤
부랴부랴 파라다이스 회관으로 가서향 선배 딸 잔치에 부조금만 전달하고
고향 어르신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었는다.
술 한 잔 하러 가자는 분위기였는데 양해를 구했다.
♧ 아름다운 강달수 군의 사은 행사
7시 소라횟집에서 열리는 22회 졸업생 강달수 군이 베푸는 사은회에 참석했다.
사업을 해서 큰돈을 번 것도 아닌데 자신에게 평생 동안 떳떳하게 일하며
건강하게 직장 생활을 할 수 있게 가르쳐 주신 은혜에 보답한다면서
시작한 사은 행사가 어느덧 10여 년이 되어 간다.
작년에는 졸업 30주년이라고 22회 동창회 전체가 나서더니만
올해는 또 동창인 횟집 한석광 사장의 도움을 받아 혼자 주최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너무 부담이 되는 것 같아 저어했으나 제자의 진정을 이해하게 되면서
정년을 넘긴 후 볼 수 없었던 옛 식구들을 1년에 한 번 만나볼 욕심으로
별 일이 없으면 참석하곤 했다.
어제도 열네 분 선생님들이 건강한 얼굴로 만나 옛 얘기의 꽃을 피웠다.
또 강달수 군의 성의에는 쉽게 물러설 수도 없다.
먼저 초대의 메시지를 띄우고 나서 전화를 걸어 간곡히 권하고
다시 전날 메시지를 띄우니 빠져나갈 구멍도 없다.
어제는 우리가 강달수 군의 성의에 보답할 길이 없을까 하고
의논을 했는데 별 뾰쭉한 수가 없어 고민이다.
이제 어엿하게 지천명(知天命)의 나이에 들어선 그의 요구대로
맛있게 먹고 마시고 다독여 줄 수밖에.
소라횟집 한석광 사장도 직접 주방에 들어가 전복을 썰어
부인을 시켜 선생님께 대접을 했고
2차에 꼭 가야 한다면서 횟집 봉고로 이동을 해서
여자 동창이 하는 단란주점에서 다시 회포를 풀었다.
여기서 또 뜬금없는 손님들을 만났다.
21회 졸업생들이 동창회를 마치고 2차로 이곳에 몰려든 것이다.
그래서 기분 좋게 그들이 권하는 양주와 폭탄주를 마시다 보니
과음(過飮)을 하게 되었고 이제야 이 글을 올리게 되었다.
요즘 평화로(옛 서부산업도로)와 그 주변 도로 중앙 분리화단에는
이 다정큼나무 꽃이 하얗게 장관을 이루고 있다.
이 꽃은 그제 국립제주박물관에서 찍은 것이지만 이 모두가
바닷가에 자생하는 나무의 종자를 받아 묘목을 키운 것들이다.
♧ 다정큼나무는
쌍떡잎식물 장미목 장미과의 상록활엽 관목으로
차륜매(車輪梅), 후엽석반목(厚葉石斑木), Yeddo-Hawthorn라고도 한다.
해안에서 자생하며 높이는 2∼4m이고, 줄기는 곧게 서며 가지가 돌려난다.
어린 가지에 갈색 솜털이 덮여 있지만 곧 없어진다.
잎은 어긋나지만 가지 끝에서 모여난 것처럼 보이고,
길이 3∼10cm, 폭 2∼4cm의 긴 타원 모양이거나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의 긴 타원형이며 끝이 둔하고
밑 부분이 좁아져서 잎자루와 연결된다.
잎 가장자리는 둔한 톱니가 있고 약간 뒤로 말리며, 잎자루는 길이가 5∼20mm이다.
잎 앞면은 짙은 녹색이고 뒷면은 흰빛이 도는 연한 녹색이다.
꽃자루와 꽃받침에는 갈색 털이 있으나 차츰 없어진다.
수술은 20개이고, 암술대는 2개이다.
열매는 이과로 둥글고 지름이 7∼10mm이며 윤기가 있고 가을에 검게 익는다.
관상용으로 많이 심고, 나무 껍질과 뿌리는 생사(生絲)를 염색하는 데 쓰인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와 남해안에 분포한다.
잎 가장자리에 톱니가 없거나 일부에 톱니가 약간 있는 것을 둥근잎다정큼,
잎이 거꾸로 세운 바소 모양 또는 긴 타원 모양이고
물결 모양의 톱니가 약간 있거나 밋밋한 것을 긴잎다정큼이라 한다.(네이버 백과)
♧ 오월의 산 - 김정호(美石)
따사로운 햇살
푸르게 짙어 가는 숲의 울음소리
자꾸만 바깥으로 손짓하는 계절
산은 숫처녀 젖가슴처럼
탱탱하게 부풀어 있다
산길에는 앵초, 은방울꽃
들꽃들 속삭임과
곰취, 참나물, 비름나무의
새큼달큼한 초록향기에 취해
산새의 날개짓도 비틀거린다
절벽 굽이치는 계곡물의 아우성
내 가슴속에 물결치며
가볍게 살아온 나를 때리고
아카시아 꽃잎은 하얀 눈이 되어
계곡 물에 긴 발자국을 남긴다
산허리로부터 안개구름 몰려오고
숲을 빗질하고 내려오는 바람결에
푸른 내음 함께 실려오면
어머니는 또
큰 산 하나 낳고 있다
'디카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만에 내보내는 돈나무꽃 (0) | 2007.05.14 |
---|---|
창질경이꽃의 수줍은 자태 (0) | 2007.05.13 |
과수원 길의 아까시나무꽃 (0) | 2007.05.11 |
유동꽃과 유안진 시인의 글 (0) | 2007.05.09 |
어버이날에 올리는 천남성 (0) | 2007.05.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