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디카 일기

삼지닥나무의 4월

김창집 2012. 4. 8. 07:58

 

벚꽃 축제에 연 이틀 다녀왔다.

금년 제주의 벚꽃축제는 시기, 날씨가 딱 맞아

화창한 날씨에 만개한 벚꽃을 즐기게 되었다.

수많은 인파가 몰려 행복한 축제를 즐기고 있는 모습이

정말 흐뭇하고 아름답다.

 

삼지닥나무는 팥꽃나뭇과에 속한 낙엽 활엽 관목으로

높이는 약 2m 정도 자라며, 잎은 어긋나며 가지가

세 개씩 갈라진다. 노란색 꽃은 봄철에 잎보다 먼저 피고,

꽃줄기 끝에 둥글게 모여 달린다.

나무껍질은 종이의 원료로 쓰인다. 우리나라의 경상도와

전라도의 기후에 알맞으며, 주로 관상용으로 재배된다.    

 

 

♧ 금간 사람들 - 홍희표

 

두 눈물의 알콜로

금간 사람들

초롱초롱한 쌍봉낙타

 

낚시하듯 별 우러러

황금의 곡성(哭聲) 안고

금간 사람들

절벽 아래의 삼지닥나무

 

금간 사람들은

부러워하고

금 안 간 사람들을.

 

 

떠돌이 바람 만지듯

긴 밤 계집에 안겨

금간 사람들

늪바닥 죽음의 날짜

 

늴름대는 혓바닥의

힘의 노름으로

금간 사람들

회색 구름 위의 갑천(甲川) 황새

 

금간 사람들은

비웃고

금 안 간 사람들을.

 

 

♧ 4월은 실로폰 소리처럼(욥 8:26∼27) - 김영자

 

4월은 실로폰 소리처럼

개나리 꽃잎 위로 솟아오르고

 

졸업선물로 호두나무 한 그루를 주시던

이 교수님의 얼굴

봄날 아침

개나리 꽃잎 위로 떠오르는 빛

봄 들판에서의 신비인가.

 

기억 속의 호두나무 한 그루

바람 속에 심는다.

 

바람 속에서

호두나무의 뿌리가 움직일 때

거친 들판에

또 한 번 비가 쏟아질 것은 확실한 일이다.  

 

 

♧ 4월의 교실 - 권영준

 

한 무리의 치어떼들이

일사불란히 진폭을 만들고 있는

4월의 교실,

햇살의 물살에 알을 슬어 놓았다

속살거리는 것들이 떼지어 몰려다니는

봄개울에

몰랑몰랑한 치어알들이

순백의 얼굴 위에 걸터앉아

까르르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손을 뻗어 해맑은 웃음의 포자를

한 움큼 잡아본다, 따뜻하다

뺨에 문지르자 잘디잔 속살거림이

힘찬 두근거림으로

미세한 섬모의 개울에서

쉬지 않고 부화되는 소리,

바다는 어디쯤 있는 어떤 곳일까

의식의 심층에 쪼그려 잠들었던 날숨들이

교실 바닥 위로 헤엄쳐 올라온다

놀라워라, 한없이 작은 치어떼들이

언제부턴가 나를 끄을고

난바다로 거슬러 오르고 있었다니  

 

 

♧ 4월령 - 꽃등 : 유안진

 

사랑아 네 이름은

절로 불 켜지는 꽃등

 

취하여 까무라쳐

향기 짙은 신혼인데

 

아서라 뉘 짓이냐

찢겨 날리는 다홍치마

  

 

♧ 4월 제주 바다는 - 이승익

 

아침에 깨어나

의식없이 바다를 본다

바다는 정해진 얼굴이 없다

울렁이며 춤추기도 하고

하이얀 거품들 날리기도하여

냅다 곤두박질이 요란스럽기도 하고

수줍은 처녀 고개숙여 살포시 살포시

걸어가는 모습처럼 잔잔 고요 하기도하다

 

형용할 수 없는 색상이 날마다

초록으로

파랑으로

잿빛으로

변화하는 바다는

밤마다 꿈을 꾸나보다

밤새

초록

파랑

잿빛으로 뒤범벅된

惡夢악몽을 꾸나보다

 

 

♧ 4월, 피고 지는 그 많은 사랑을 위하여 - 정영자

 

누가 말했습니까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그렇습니다.

매화꽃 피고

개나리 노랗게 피다가

벚꽃이 피고,

또 떨어지며

땅에서 다시 한번 곷피더니,

목련꽃 목숨처럼 버려지는 이 봄에

바다는 푸른 무늬로

얼렁설렁

많은 사랑 흔들어 봅니다.

 

4월이 가고 있습니다

그대 모습같이 조금씩 꽃피고, 주름지더니

때때로

초겨울 쌀쌀함 내려보내면서

화사한 나날을 가을로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봄입니다

이 땅의 모든 골짜기를 티우면서

이 바다의 온갖 외로움 다 불러내면서

그대 젊은 날의 모습처럼

펑펑 꽃구름 아낌없이 날리는 봄이 왔습니다.

 

세월은 강뚝을 넘고

갈대숲 바람으로 흩날리고

기다리는 마음은 바위를 씻기는 물결 속에 부서지는데

그대 사랑의 말만이

보름달로 떠오르다가

어느 날 별로 뜨는

4월,

피고지는 그 많은 사랑을 위하여

다시 눈 뜨는

해운대의 동백섬,

그 빛나는 아침은 매일 매일 그대 가슴에 피는 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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