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경업 시인은 백두대간을 최초로 종주한, 70년대 부산 지역의 전설적 산악인이다. 1977년 설악산 토왕성 빙폭(氷瀑)을 등반하고, 1982년 부산지역 최초의 히말라야 원정대 등반대장을 맡았다. 1990년에는 백두대간 연작시 60여 편을 월간 <사람과 산>에 연재, 산악시라는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와 함께 산악운동의 문화적 위상을 높였다는 찬사를 받았다. 15편의 시집을 냈는데, 이 시들은 올 4월에 나온 시집 ‘꽃을 피운 바람의 독백’의 시편들이다.
잠자리난초는 난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각처의 습지에 자생한다. 뿌리는 타원형으로 수염뿌리가 있고, 여러 장의 잎은 어긋나며 선형이다. 6~8월에 흰색의 꽃이 피는데 잠자리 모양이며, 9월에 열매가 익는다. 해마다 1100고지를 지날 때 습지에서 찍는데, 그곳은 지금 람사르습지로 보호되고 있어 접근하지 못하고, 여기저기 다녀도 쉽게 찾지 못해 저장해 둔 것을 내 보낸다.
△ 등산
올라가본 놈들은 다 안다
정상체위로도 뿅 가는,
▲ 오르가즘 1
올라와줘! 올라와줘!
애원하지 않아도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미등(未登)의 산
△ 오르가즘 2
높이로 오른다면
누구에게나 쉬운 일
깊이로 오른다면
제대로 느껴질, 산
때로 사람이 그래
▲ 오르가즘 3
거친 숨소리, 씩씩거리는
야수(野獸)의 멧돼지처럼
어느 산꼭대기에 섰을 때
주위의 보이는 산들, 다
올라가 보고 싶은
△ 오르가즘 4
백 번 천 번 얘기해도 몰라
올라보지 않은 놈이 어떻게
세상, 힘들여 땀 흘리지 않은
기쁨은 결코 없다는 걸
▲ 오르가즘 7
어머나! 흥건히 다 젖었군요, 등이
쉬엄쉬엄 쉬어 가세요
산길이란 종종대지 않아도 좋습니다
△ 오르가즘 8
처음부터 허공을 향한
부질없는 몸짓
하산할 때의 그 허탈감과
쓸쓸함이란…
▲ 오르가즘 10
필요하신 분 연락주세요
성심껏 길나 잡겠습니다
지리산 취밭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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