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디카 일기

4.3 소리굿 ‘한 아름 들꽃으로 살아’

김창집 2018. 3. 31. 19:05


'민요패 소리왓'의

43 소리굿

한 아름 들꽃으로 살아

오늘과 내일(331일과 41)

제주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올려진다.

 

안희정이 대본을 쓰고

변향자가 연출을 맡은 이 소리굿은

안민희가 기획을 하고

안무는 최미진이 맡았다.

 

사진은 2015426일에 공연했던 내용인데

43 70주년을 맞아 대폭 수정해 올린다.

       


한 아름 들꽃으로 살아 - 김수열


이제랑 여기 오십서 맘 놓고 이 자리에 어서어서 오십서


말 한 마디가 피를 부르고 피가 다시 피를 부르던

험악한 세월 눈물마저 죄가 되던 시절

하다 노여워 마시고 이제랑 여기에 오십서

다하지 못한 눈물 비새같이 울어도 보고

꿈에서나 만나던 피붙이들 앞고름 풀어헤쳐 안아도 보고

한 아름 들꽃으로 살아 모두모두 여기에 오십서

한 올레 이웃사촌 형님 아우님 손도 잡아보고

한숨일랑 저 산에 던져두고 눈물일랑 저 바다에 던져두고

한 아름 들꽃으로 살아 모두모두 여기에 오십서

   

 

 

돔박새 운다 - 문무병

 

돔박새 운다 돔박새 운다

새벽안개 속에 어둠을 쓸며

생명꽃 환생꽃 번성꽃 물고 어둠을 쓸며

돔박새 운다 새벽안개 속에

제주절섬 성읍2리 구렁팟 붉은 동백가지 끝에서

주문을 외며 어허 돔박새 운다

돔박새 운다 새벽안개 속에

배고픈 새 쌀 주고 물 그린 새 물 주며

사랑 잃은 새 님을 그려 밤비소리 가르며

돔박새 운다 돔박새 운다

   

 

 

골령골 영가 분부사룀 - 김경훈

 

올 금년 해는 갈라 병술년 날은 보난 칠월 팔일 날이옵고

땅은 보난 대전시 산내초등학교 되옵니다

 

영혼영신님네여

혼백이 있거든, 혼은 날고 백은 흩어지듯

흩어지듯 모이어 우리 눈에 현신하소서

그때 대전형무소에 수감되었던 우리는 끌려나가

골령골 처형장의 이슬이 되었네

토란잎에 이슬같이 이 세상 하직하였네

여기서 죽었노라 안부 하나 전하지 못하고

내 육신은 내 영혼을 놓아버렸다네

 

그러나 내 혼백은 살아,

이승도 못 가고 저승도 못 가고

그리운 고향으론 더욱 가지 못 하고 죽은 자리에 그냥 머물러 있다네

 

목 메이게 부르는 사랑하는 처가속 내 육친들아

오늘날은 나를 찾아 여기까지 와서 제물진설하고

우리 위해 마음 다 써주니 정말로 고마웁고 고맙다

이제라도 우리 뼈 찾아 마디마디 맞춰주고 우리가 바라던 세상 만들어

엄토감장 허여주면 아무런 원이 없이 저승 상마을 곱게 도올라

너희 후손들 보답허여주마 하다못해

혼날 일 병날 일 눈물날 일 한숨날 일 없게 허여주마

마지막 부탁이니 이 원정 꼭 들어다오

분부외다

  

영혼영신님네랑 나비 나비 나비 몸으로 환생하여


저승 상마을 서천꽃밭에서 고이고이 천수를 누리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