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재문화 체험장
상잣성 숲길로 연못을 지나면 휴양림 서쪽에서 여러 가지 시설들과 만나게 된다. 목재문화 체험장과 해맞이숲길 입구, 야외공연장이 그것이다. 목재문화 체험장은 ‘목재에 관한 지식과 정보 제공을 통해 목재문화의 중요성을 알리고, 남녀노소 누구나 목재 체험의 기회를 통해 관람객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사’하기 위한 곳이라고 했다.
사실이지 우리가 어렸을 당시엔 일부 특별한 사람들을 제외하면 목재를 만지는 일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목공 실습 체험실과 스토리텔링실, 아로마테라피 체험실, 편백․참나무 체험실, 유아 목재 체험실, 목재 정보관, 규화석 전시실 등에서 체험을 하거나 정보를 얻고, 간단한 가구나 장난감을 만들어 볼 수도 있다.
□ 말찻오름과 해맞이숲길
목재문화 체험장을 지나면 왼쪽에 데크로 이루어진 공연장이 보이고, 오른쪽에 ‘해맞이숲길’이란 큰 안내도와 함께 옆으로 길이 뚫려 있다. 입구에서 상산삼거리, 말찻오름 능선 한 바퀴, 소낭삼거리, 제3목교를 한 번 도는데, 거리는 6.7km로 2시간가량 걸리는 긴 코스이다.
안내판의 설명에 따르면, ‘말찻오름’은 ‘말의 방목장’이란 뜻에서 유래되었고, ‘찻’은 ‘잣(城)’이라는 오름 주변에 밭담보다 조금 높게 쌓았던 잣성을 의미하는데, 즉 ‘말을 방목하는 오름’이라는 뜻이란다. 말찻오름은 물찻오름의 북동쪽 등성이와 맞닿아 있는 오름으로 표고는 653.3m, 비고는 103m이다. 산정부는 비교적 평평하게 동사면으로 이어지면서 우묵하게 패어 있는 말굽형 화구를 이루고, 전 사면은 자연림의 낙엽수림대를 이룬다. 오름을 제외한 해맞이 길은 비교적 평평한 숲으로 곳곳에 심어놓은 삼나무 숲을 제외하면 사이사이에 때죽나무, 서어나무, 단풍나무 같은 낙엽활엽수와 참식나무, 새덕이 같은 상록수가 섞여 자란다.
□ 상잣성길의 나무들
해맞이숲길과 이어지는 옛길을 지나면 상잣성길은 왼쪽 숲으로 돌게 돼있다. 삼나무 숲이기보다는 자연림에 가까운 숲이다. 제멋대로 자란 나무에 명패가 달리고 설명판을 세운 곳도 있다. 제일 많은 것이 서어나무와 때죽나무로 중산간 오름의 대표종이다. 자작나무과의 서어나무는 개서어나무와 구별이 어렵지만 모두 은빛 수피에 세로 줄이 그어져 있다. 제주에서는 졸참나무와 함께 표고 자목으로 사용된다.
때죽나무는 쪽동백나무와 같은 과의 나무로 독성(毒性)이 유명하며, 꽃과 열매가 종처럼 매달려 있어 제주에서는 ‘종낭’으로 불린다. 꽃과 열매가 한 줄기에 하나씩 달리며 잎이 작은 것은 때죽나무, 잎이 크고 포도송이처럼 달리면 쪽동백나무다. 또 오름 정상부에서는 팥배나무, 벌판에서는 아그배나무가 자주 보인다. 장미과의 두 나무는 그 열매 모양에서 이름이 붙었다. 물론 잎은 다르지만 열매가 익으면 팥알처럼 붉게 보여서 팥배나무, 배 모양인데 작아서 아그(아기)배나무다.
□ 붉은오름 이야기
대부분 운동량을 확보하기 위해 걷는 분들은 붉은오름까지 올라야 운동량이 확보되어서 잣성길이 끝나갈 때 바로 이어진 붉은오름에 오르게 마련이다. 표고 569m, 비고 129m의 붉은오름은 출발점에서 정상까지 바로 치고 오르게 되어 있는데, 대부분 나무계단이다. 정상에 올랐다가 비스듬한 능선을 돌아 내려오면, 전체 1.7km로 90분 정도 소요된다.
지금은 나무가 우거져 붉게 보일 리가 없지만, 30여 년 전만 해도 멀리서 보면 정상에 붉은 화산쇄설물이 드러났었다. 전체 368개 오름 중 그렇게 ‘붉은오름’이란 이름이 붙은 곳은 넷이다. 하지만 애월읍 광령리의 붉은오름은 김통정 장군이 최후 항전을 벌일 때 피로 물들었다는 뜻으로 붙인 이름이다. 윗세오름 중 큰오름과 섭지코지에 무너지다 만 오름도 쇄설물이 드러난 붉은오름이다.
□ 붉은오름에 다녀와서
그냥 돌아오기가 멋쩍어 붉은오름으로 향했다. 등반로 시작점에 세워놓은 안내판의 프라이팬 같은 모습이 재미있다. 아무리 높은 계단이지만 350m 정도야 누구나 단숨에 오를 수 있다. 하지만 거기에 나온 거리를 잘못 봤다간 지루한 산행이 된다. 우선 시계방향을 따라가는 것이 순리다. 북사면이 정상부로 둥긋하고, 남사면 쪽으로 침식되어 흘러내린 오름이기에 원형 화구를 가운데 두고 능선을 돌아 나와야 편하기 때문이다.
정상에는 나무로 전망대를 만들어 놓아서 한라산을 필두로 사방을 전망하기에 편하다. 사진에 오름 이름을 써 붙여서 오름을 익히는데 긴요하다. 그날 날씨가 조금 덜 받혀줘서 시원스럽진 않았지만 그런 대로 볼만했다. 구름이 옆으로 흐른 것이 어찌 보면 활화산처럼 보인다. 내려오면서 보는 나무들도 신선하고 분화구에 한 번 내려가면 ‘숲의 천이’도 살필 수 있다. 과거 개간해서 농사를 지었던 곳을 그냥 두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무들이 자라나 얼마 없어 그늘로 덮일 것 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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