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해외 나들이

옛 중국의 천년 역사 - 산시역사박물관

김창집 2008. 1. 17. 00:08
 --중국의 천년고도 시안 답사기 (10)


         * 전통적인 건물로 지어진 박물관 모습 

    * 해태상, 석등, 병, 병마용 등이 세워진 박물관 입구

 

♧ 현대식 시설의 산시역사박물관


 2007. 8. 4. 금. 맑음. 오늘은 시안에서 마지막 답사를 하는 날이다. 너무 짧고 아쉬움이 남지만 생각해 보면 참으로 많은 것을 보고 듣고 체험한 이틀이었다. 중국에 여러 번 오지만 높은 산을 시간이 없어 허덕이며 돌아다닌 적은 없었고, 고대 중국에서부터 근대에 이르는 모든 역사가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이곳 시안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것이다.


 시안 도심에 자리한 산시역사박물관(陜西歷史博物館)은 오랜 역사를 가진 산시성(陜西省)에서 출토된 유물들을 전시해 놓은 박물관이다. 중국의 고유문화 보존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저우언라이(朱恩來)의 유언에 따라 지어졌으며, 총 36만 점의 전시물 대부분은 주(周), 진(秦), 한(漢), 수(隋)대의 유물로 시안 근교에서 출토된 것들이다.

  

 

   * 여러 가기 토기유물 모형을 팔고 있는 기념품점의 상품 모습

 

 

  * 여러 가지 토기의 모습

 

 산시성은 많은 고대 왕조의 터전이었기 때문에 중요한 문화재를 많이 보유하고 있고, 역사 연구를 하는데 중요한 박물관이 된다. 중국 최초로 현대식 설비를 갖춘 박물관으로 1991년에 개장했으며, 전통 궁전 양식으로 지어져 그 외모는 옛것을 따르면서도 들어가 보면 중국 최초로 현대적인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한 박물관으로 유명하다.

 

 1층 1 전시실에는 선사 시대에서 진(秦)나라 때까지 역사와 유물을, 2층의 2 전시실에는 한(漢) 나라 때부터 위진남북조(魏晉南北朝) 시대까지의 역사를, 2층 3 전시실은 수(隋), 당(唐), 송(宋), 명(明), 청(淸) 나라 때의 역사를 출토품과 함께 정리돼 있다. 전시품 중에는 당대의 능묘에서 출토된 커다란 색채의 벽화와 측천무후(側天武后)의 어머니 무덤에서 발굴된 사자상이 유명하다.

 

 

 

 

  * 병마용 등에서 나온 여러가지 토용

 

 가장 빛나는 유물이 전시된 곳은 제2전시실인데, 앞서 말한 사자상을 비롯한 한고조 유방이 직접 사용 했다는 ‘전국옥쇄(全國玉碎)’가 있다. 제3전시실의 대표 유물로는 자주빛 석영으로 만든 술잔인 ‘수수마노배(獸首瑪瑙杯)’가 전시되었고, 산시역사박물관의 대표유물이다. 이외도 진시황릉에서 출토된 병마용의 일부와 당나라 고분에서 발굴한 벽화, 당삼채 등도 유명하다.

 

 중국이라는 드넓은 땅에 문명이 시작되면서 찬란하고 굴곡이 많은 옛 천 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는 점에서 잘 보고 가자고 일행에게 다짐을 하고 박물관으로 들어서서 천천히 관람한다. 하지만 오늘 상해로 이동해야 하는 부담감 때문에 시간은 그리 녹록하지 않아 여기도 주마간산격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그냥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에게는 이 박물관이 너무 지루하리라.


 

 

 

  * 철제 악기 등 여러가지 유물들

  

♧ 산시역사박물관의 주요 유물들


 앞서 얘기한 굵직굵직한 우물을 제외하고라도 찬찬히 살펴보면 역사상 중요한 유물들이 이곳저곳에 전시되어 있다. 먼저 1층 제1전시실의 선사시대관에는 1964년 남전현(藍田縣)에 발견된 남전원인(藍田猿人)의 유골 머리 부분과 기원전 7천년부터 5천년간 계속된 앙소문화(仰韶文化)의 대표적 유적지인 반파유적지에서 나온 그릇과 석기들이 전시되었다.


 주나라 전시실에는 대표적인 갑골문자(甲骨文字)와 향로 등이 있다. 주나라는 나라의 중요한 일을 결정할 때 거북의 등껍질을 태워 그것이 갈라지는 모양을 보고 점을 쳤고, 그 내용을 그 껍질 뒷면에 새겨놓았는데, 그 글자가 갑골문자다. 또 보온을 위해 가운데를 비워 만든 벽돌, 지배층이 사용했던 것으로 보이는 청동기 그릇, 동경(銅鏡) 등이 있으며, 패총에서 나온 조개껍질이 전시되어 있어 역사, 생물학적 가치를 더하고 있다.

 

 

 

  * 양귀비상 등 여러 가지 유물

 

 진나라 전시실에는 진시황 병마용에서 출토된 부장품과 농업 관련 유물이 대표적이고, 2층 제2전시실의 한나라관에는 앞서 말한 옥쇄(玉碎)와 양가만한묘(陽家灣漢墓)의 채색 병마용이 볼만하다. 위진남북조시대에는 잦은 전쟁으로 이렇다할 유물이 남기지 않았으나, 지배체제의 통치를 원활하게 하고 사회 안정을 위해 종교를 장려하여 불교 및 도교 등이 크게 발전한 관계로 종교 관련 유물은 많은 편이다.


 3층 제3전시실의 당나라 시대 유물 중에는 영태공주묘, 장희태자묘, 의덕태자묘 등에서 출토된 궁녀도, 외국사절도, 궐루의장도(闕樓儀仗圖) 등의 커다란 채색벽화, 당삼채(唐三彩), 삼채용(三彩俑) 등이 유명하다. 중간 휴게소에서 잠시 쉴 때 책을 하나 ‘산시역사박물관’이라는 책을 하나 샀으나 안내서라기보다 간자(簡字)로 된 박물관의 전체적인 해설서이다. 집에 가서 보기로 하고 나머지 전시실을 돌아 나왔다.

 

 

 

    * 달마상, 자기류 등 여러 가지 유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