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디카 일기

양벚꽃 화사한 아침에

김창집 2012. 3. 23. 08:49

 

시내에서 교외로 나가는 길목

전원유치원 울타리 한 모퉁이에

일찍 피는 벚꽃이

아이들처럼 싱그럽다.

 

그냥 벚꽃은 분명히 아니고

아름답고 화사하게

일찍 피어나는 이 꽃의 이름이

진짜 양벚인지도 확실하지 않다.

 

둘째 딸이 내일 내 곁을 떠나

새로운 가정을 이루는데

이 아름다운 꽃을 부케로 주고 싶다.  

 

 

벚꽃 피던 날 - 안경애

       

바람 편에 안부 전해도

소식 없더니

 

밤사이 내린 비에

나지막이 풀피리 불듯

 

수줍게

곱게 접어둔

사랑 하나 들고서 달려왔나 봐.

 

한 줌 햇살에 안부 전해도

기별 없더니

 

밤사이 내린 비에

함박눈이 내린 듯

 

 

새하얀 꽃 몽우리

휘어질 듯, 부러질 듯, 춤추는 몸,

웃음꽃 활짝 피워

 

향긋한 봄비 내리듯

솜사탕처럼 달콤해

 

우리의 언어가 담긴

밀어의 세레나데

꽃술 터치는 나직한 속삭임

 

그래서

자꾸만 듣고 싶어지나 봐

♧ 봄 날 - 권순자

 

아픔 사이로 빛이 걸어온다

환하고 눈부신 상처 사이로 온다

 

붉은 딸기 앞세우고

비탈을 지나 벼랑을 타넘고

바람소리 따라 지독히 외로운 섬들을 지나

버리고 버리고 버린 뒤에

아지랑이 깊은 흔들림으로 오는 것

 

생각하고 깨닫는 사이

밤이 지나고

햇빛이 꽃을 물고 나른하게 내려앉은 날

새들도 깃털에 바람을 품고

앙상한 가지에 조용하다

 

외로움과 배고픔과 맞서 싸우는

막막하고 아픈 하루를 버티는

희망을 지키고 싶어서

눈을 감고 거친 날들을 견뎌온

아름다운 사람아

 

가시처럼 따갑던 바람을 기억하더라도

살 에이는 날 선 추위를 건너온

부러지지 않고

꽃 피우는 모든 가녀린 가지들에게

봉긋한 꿈을 안겨주는

따스한 손길아!  

 

 

♧ 봄의 힘 - 권오범

 

우중충한 배경 그나마

아지랑이 시켜 일그러트려

복실이 눈알 굴리느라 녹초가 돼

누워 빈둥거리고

 

하찮은 풀씨들도

경쟁적으로 귀잠 깨

흙더미 들고

으라차차

 

아직 미련 버리지 못한 동장군부터

다 죽은 듯 늘어진 버드나무 휘추리

아랫도리 싹둑 잘린 소나무 등걸까지

무엇이 그대의 은근한 명 거스를 것이냐

 

선천적으로 예민해

떼로 휘둥그레진

매화 산수유

곰살맞게 쓰다듬어주는 3월 후보름  

 

 

♧ 봄봄 - 임영준

그윽한 숨결들이

어느새

세상을 움켜쥐고 있어

 

풀죽었던 산울림도

환호가 되어

그늘마다 찾아다니고 있어

 

꿈길에서만 보이던 옥빛 주단을 타고

아련한 사랑 찾아

훨훨 날아 갈 수도 있겠어

 

살그머니 틈새를 비집고 들어와

후련하게 터뜨려버리는

봄이야, 봄봄

 

 

♧ 봄 날 - 권순자

 

아픔 사이로 빛이 걸어온다

환하고 눈부신 상처 사이로 온다

 

붉은 딸기 앞세우고

비탈을 지나 벼랑을 타넘고

바람소리 따라 지독히 외로운 섬들을 지나

버리고 버리고 버린 뒤에

아지랑이 깊은 흔들림으로 오는 것

 

생각하고 깨닫는 사이

밤이 지나고

햇빛이 꽃을 물고 나른하게 내려앉은 날

새들도 깃털에 바람을 품고

앙상한 가지에 조용하다

 

외로움과 배고픔과 맞서 싸우는

막막하고 아픈 하루를 버티는

희망을 지키고 싶어서

눈을 감고 거친 날들을 견뎌온

아름다운 사람아

 

가시처럼 따갑던 바람을 기억하더라도

살 에이는 날 선 추위를 건너온

부러지지 않고

꽃 피우는 모든 가녀린 가지들에게

봉긋한 꿈을 안겨주는

따스한 손길아!

 

 

♧ 내 삶의 작은 뜰에도 봄은 왔다 - 한문석

 

해풍이 밀려온다

봄 향기 가득 담은 해풍이

동백꽃 그늘 사이로 해풍이 밀려온다.

 

잔잔한 파도의 포옹처럼

봄은 그렇게 포근하게 찾아왔다.

 

피고 지는 세월의 향기 속에

내 삶의 작은 뜰에도 봄이 찾아왔다.

 

 

수줍은 꽃망울 하나둘 솟아오르고

마침내 한 맺힌 송이송이 예쁜 꽃망울

꽃으로 환생한다.

 

그리운 우리 임의 고운 향기처럼

봄은 사랑을 노래하고

봄은 그렇게 또 새로운 생명을 탄생한다.

 

매화꽃 향기 가득한 내 작은 삶의 정원에도

봄 향기 가득 넘쳐 흐르고

봄은 아름다운 영혼의 고운 미소로

우리들 가슴에 밝고 고운 꽃망울을 활짝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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