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TV 특집 방송에는
6.25에 대한 것이 많았는데
그 중 심각한 것은
젊은이들의 전쟁에 대한 무관심이었다.
역사가 한참 흐르고 나서
제대로 평가될 무렵에 보면
참 어리석은 사람이 있어
자신의 영달을 위해 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다는 것.
다들 자기 합리화로 변명해보지만
전쟁은 정말 사라져야 할 것 중 하나이다.
약모밀은 삼백초과에 속하는 다년생초로 어성초라고도 한다.
흰색의 뿌리가 옆으로 기며 자라고
키는 20~40㎝ 정도. 잎은 어긋나며 끝은 뾰족하고
잎 밑은 움푹 파이고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꽃은 6월경 잎겨드랑이에서 수상꽃차례를 이룬다.
꽃이 필 때 뿌리째 뽑아 그늘에 말린 것을 한방에서 쓴다.
전초를 차로 만들어 마시면 동맥경화의 예방과 이뇨에 좋다.
♧ 육이오 - 그 통한의 메아리(송문익)
세 명의 포로가 숲속으로 끌려 들어간다
몇번인가 총성이 울리고 잠시후
射手사수가 표정없는 얼굴로 걸어 나온다
여기 지구를 도는 씨줄의 어느 한 점
풀도 나무도 쓰러져 누운
잔인한 땅
길을 가던 소년의 귀에
어디선가 들려오던
어머니들의 통곡소리
바람은 알고
구름도 보았으련만
참아 기별할 수 있었으랴
사립문 닫지 못한 채
바람 소리에도 가슴 내려 앉았을
그 모진 기다림을 어이하랴
아아, 소년의 귀에 들려오던 그 소리는
그 기-ㄴ 파람의 통곡 소리는
지금도 들려 오는데
기다림 멎은 폐가엔
열려있던 사립문 스러저 누워 있고
무성한 잡초만 바람에 흔들리네
♧ 수련연못 - 강영환
동구밖에 물웅덩이 하나 있어
그곳에는 해마다 여름이면 곱게 피는 수련이 있습니다
그것도 무더기로 피어 언뜻 보기에도 장관을 이룹니다
처음부터 그곳에 물웅덩이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육이오 때 끌고 가던 포로들을 학살하기 위해 파놓은 것이랍니다
38년이 지난 오늘에는 그 사연을 모두 잊고 수련의 연못이 되었습니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 속에서 수련의 창백한 모습이 가슴 저리게 합니다
넓은 잎 위에 송알송알 맺히는 물방울은 눈물만 같아 서럽습니다
해마다 6월이면 수련이 피고 얼마지 않아 그 물웅덩이가 메워졌을 때
그 곳엔 큰 아파트가 세워지겠지요
♧ 도인촌(道人村) - 박송죽
지리산이 엉엉 우는 소리 들었네
한맺힌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동족상쟁의 육이오 때
피 빛으로 물든 산하
쓰린 마음 한을 부여안고
앙가짐 써 그 상처 어루만지며
뿌리내려 조상의 얼 되살리겠다
산수가 청정한 청학동 도인마을에서
갓 쓰고 수염 기르고
도포자락 휘날리는 옛조상 모습 그대로
대쪽 같은 선비 정신으로
사서삼경 가르치는 훈장의 모습을
기웃기웃 기웃거리는
들끓는 상춘객들의 파편의 눈길 속에
고조선의 동물원 구경꺼리가 되어
자운영 풀꽃 같은 온기로 고여오는
찬란한 참 자유마저 빼앗기고 있네
산사슴 같이 사는 그들의 꿈
짓밟고 뭉개고 있네
검은 욕망에 저린 문명의 이기로
끝 없는 끝 없는 나락으로 떨어져 가면서…
♧ 어느 젊은이의 질문에 대한 답변 - 엄원용
그대. 육이오의 피흘림을 보았는가
내 가슴 네 가슴에 총부리를 들이대고 펑 펑 쏘아대면
야릇한 표정, 그 서러운 웃음을 남기고
비틀거리다 힘없이 쓰러지는 몸뚱이를 보았는가
그대. 월남의 용사들이 흘린 피의 의미를 보았는가
-이기고 돌아오라 우리의 용사여-
외치며, 손을 흔들며, 눈물지으며,
이별하는 장면을 보았는가
이국 만리에서 어머니, 그리운 어머니
한 마디의 말과 한 장의 사진만을 남기고
별똥처럼 떨어진 붉은 꽃잎들을 보았는가
서독의 깊고 어두운 탄광에서
아라비아의 허허한 모래 사막 뙤약볕 아래서
오직 내 가족 내 나라 내 민족을 위해
남몰래 흘린 눈물을 보았는가
꿀꿀이 죽은 먹어는 보았는가
양키 물러가라. 촛불시위도 좋다
어찌 달리는 차에 치어 죽은 사람이
그대 하나뿐이겠는가
우리라고 왜 모르겠는가
솟구치는 분노를
억누르며 역겨움으로 역사에 침묵해야 되는지
나도 정의를 외쳐보았지
4.19의 총 끝에 다행히 살아
5.16도 외쳐보았지
광주사태에 가슴도 쳐보았지
그러나, 이제 우리는 살아야 한다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이 산 저 산 흩어져 꽃피우며
흐느끼며 울고 있는 홀로 가신
그리운 임들을 위해
앞으로 피어날
우리의 거룩한 꽃들을 위해
♧ 6월이 가기 전에 - 장수남
그 설음으로 꽉 채워진
유월의 붉은 밤하늘 더 높아만 가고
잠든 님 불태운 무궁화
유월이 가기전에
기억속에 멀어져 가는 님 들의 사랑
우린 어찌하오리까
육이오전쟁 포화 속에
내 던진 젊음은 당신의 위대한 희생
우린 어찌하오리까
빛바랜 고목들의 먼 휘파람
오늘의 마지막 밤
유월의 짙은 향 뿌리내리면 빗줄기가
땅속 깊숙이 타고 내린다
♧ 눈 내리깔기 - 임영준
벽에 눌어붙은 똥파리를 쳐다보는데
바로 앞에 앉아있던 새파란 떠꺼머리가
눈을 희번덕이며 잡아먹을 듯 노려본다
육이오가 어쩌고 종북좌파가 어쩌고
약간만 언성을 높이면
조카뻘도 안되는 아이들이
고려장을 들먹이며
나라를 좀먹는 벌레 보듯
떼거리로 따발총을 갈겨댄다
갈기갈기 찢어져 웬수들의 한풀이장 같은
이 조그만 동네에서
그나마 자랑하던 위아래마저 헝클어졌구나
이제부터라도 천수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
눈 내리깔고 조심조심 미끄러운 빙판 가듯
저며 밟고 가야 하는가
숨소리도 죽여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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