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해외 나들이

홍콩․심천․마카오 답사기(2)

김창집 2012. 12. 28. 00:51

 

 여행기는 아무리 바빠도 그때그때 작성해야 잊어버리지도 않고 쉬운 것을 잘 알면서도 나의 그 게으름 때문에 이제야 정리해야 하는 안타까움을 이 바쁜 연말에 겪는다. 탐문회에서 만드는 ‘탐라순력’ 5호에 정리해 실어야 하는 까닭이다.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이기에 한해를 돌아보는 기분으로 간단히 정리해 올리기로 한다. 이 이야기는 2010년 7월 20일부터 4박5일간의 이야기다. 1편은 2010년 7월 26일자 ‘해외나들이(110)’로 나갔음을 알려드린다.

 

♧ 홍콩 해양공원(Ocean Park)

 

  홍콩 해양공원은 좁은 섬임에도 높은 지대를 활용하여 만든 아시아 최대 규모의 해양 테마 파크이다. ‘경이로운 아시아 동물원’에는 중국 본토 온대지방 삼림에서 서식하는 깜찍한 너구리 판다를 비롯하여 멸종 위기에 놓인 중국 자이언트 도롱뇽 등 중국의 경이로운 동물들이 있는가 하면, ‘악어의 늪’에서는 멸종 위기에 처한 양쯔강 악어, 중국 사대기서 중 하나인 ‘서유기’에 나오는 손오공의 후예 황금원숭이, 판다 마을, 금붕어 보물섬, 초원수리, 래너 매, 갈색배 카라카라, 칠면조 수리 등 10종 이상의 특별한 맹금류를 볼 수 있다. 여러 가지 탈 것은 우리나라에도 많기 때문에 큰 관심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바다와 연관시켜 꾸며 놓은 것이 특색이다.

 

 또 아쿠아시티에 들어서면, ‘올드 홍콩’이라 하는 1950년대와 1970년대의 홍콩 거리와 문화를 재현해 놓은 곳이 있어 홍콩의 역사와 추억을 공감하며 즐길 수 있다. 그리고 한 곳에서 옛 도시 전체를 돌아보면서 홍콩을 제대로 이해하고 기념품도 사게 되니까, 홍콩 관광 당국의 얼마나 머리를 썼는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하겠다. 1992년 8월에 홍콩에 처음 갔을 때는 그냥 지나쳤는데, 이번에는 돌고래 쇼하는 시간에 혼자 나와 잠시 들렀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긴 케이블카를 타고 사방 경치를 감상하며 정상에 오르면 바로 ‘마린 월드’다. ‘오션파크 타워’는 해발 200m 높이까지 올라가 사방 바다와 중국 땅까지 전망하는 곳이고, ‘해양 극장’에서는 오스카 수상경력의 음향 작업진이 참여한 세계 수준급의 쇼를 하는데, ‘바다의 꿈’은 오션파크 동물 스타들이 출연하여 신나는 음악과 환상적인 배경이 함께 어우러지는 공연을 펼친다. 높은 곳에 바닷물을 끌어 올리고 탁 트인 바다를 내려다보면서 쇼를 구경하는 맛 또한 일품이다.

 

 

 또 하나의 명물은 오션파크 에스컬레이터이다. 우리는 내려올 때 이용했지만,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긴 옥외 에스컬레이터라 한다. 이 시설은 마린랜드에서 어드벤처 랜드까지 이어져 있어, 쭉 펼치면 길이가 225m나 된다. 투명한 재질로 지붕을 만들고 터널처럼 되어있어 타고 천천히 내려오면서 경치도 내려다보고 나무와 꽃도 구경하는 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질 정도다.

    

 

 

 

 

♧ 마담투소의 밀랍인형관과 홍콩의 야경

 

  오션 파크에서 나온 우리는 이른 저녁을 먹으러 점보레스토랑으로 갔다. 중국식 식사가 나오는 이 식당은 커다란 배처럼 바다에 떠 있어 그곳으로 오가는 조그만 연락선을 타고 건너가도록 되어 있다. 멀리서 보면 중국 식당처럼 멋있게 꾸민 간판을 달고 있는 ‘진보해선방(珍寶海鮮舫)’이라는 6층짜리 선상 식당이다. 그곳에서 우리는 집에서 마련해온 토속 반찬을 안주로 중국 고량주를 마셨다.

 

 

  다음으로 찾아 간 곳은 마담투소의 밀랍인형관이다. 이 인형관은 체인점으로 런던 본점을 비롯해 뉴욕, 홍콩, 상해, 베를린 등 전 세계 9곳에 있다고 한다. 가이드의 귀띔에 의하면 입장료가 꽤 쌘 데도 불구하고 인기가 있는 것은 세계 유명인과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한 상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했다. 우리 세속인과는 아득히 먼 곳, TV에서나 볼 수 있는 스타들과 아무런 저항 없이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마담 투소는 1761년에 태어난 프랑스 여인으로 런던으로 이주해 베이커 스트리트에 정착한 다음 밀랍인형을 제작하기 시작했고, 74세 때 그동안 만든 작품을 전시하기 시작한 게 전시관의 시초라 한다. 지금 런던 본점에는 데이비드 베컴과 같은 유명 스포츠 스타와 로열 패밀리, 할리우드 스타, 인도의 발리우드 스타 등이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홍콩 전시관은 빅토리아 피크타워 2층에 위치해 있는데, 중국과 홍콩의 인기스타 이소룡, 성룡, 유덕화, 장국영과 등려군을 비롯해서 정치가로는 장쩌민, 오바마와 부시, 예술가로 마릴린 먼로, 찰리 체블린, 오드리 햅번, 엘비스프레슬리와 비틀즈, 마이클 잭슨, 스포츠 스타로 축구스타 베컴,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 과학자로는 아인슈타인, 우리나라 스타로는 배용준 등 세계적인 유명인사 들이 있어 웃고 어울려 사진을 마음껏 찍을 수 있다.

 

 

 

  밖으로 나와 보니, 날씨는 벌써 어둑해져서 홍콩의 야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마담 투소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 빅토리아피크에서 바라보는 야경이 끝내주는 곳이다. 홍콩 여행의 핵심이며 세계 3대 야경에 든다고 가이드는 말한다. 고층의 빌딩숲에 어둠이 내리고 빌딩마다 불을 밝게 하여 스카이라인과 바다 그리고 불빛이 연출하는 휘황찬란한 광경은 지금도 눈이 선하다. 낮에는 별 게 아니라고 본 것들도 밤에는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구나 하는데, 마침 달까지 떠올라 더욱 분위기를 북돋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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