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해외 나들이

홍콩․심천․마카오 답사기(3)

김창집 2012. 12. 29. 00:13

* 홍콩 윙타이신 사원

 

 

 

 

 

 

 

 

 

□ 2010년 7월 21일 수요일

 

♧ 홍콩 윙타이신 사원

 

  중국 여행을 하다보면 도교사원이 이외로 많은데 놀란다. 심지어 이름난 산 정상에 자리잡은 경우도 많고, 도시에도 오래된 사원이 많다. 우리 같으면 절도 아니고 사당도 아닌 묘한 곳, 오랜 세월 그곳과 더불어 살다보니 민간신앙과 어울리어 하나의 문화를 이룬다. 이곳 윙타이 사원 역시 홍콩 최대의 도교사원으로 웅타이신(黃大仙)을 모시는 곳으로 1921년에 창립되어 역사는 비교적 짧지만 홍콩에서 가장 신도가 많은 곳이라 한다.

 

 황대선(黃大仙)에 대해서는 두 가지 전설이 있다. 사원에 새겨놓은 글을 보면, ‘황대선(黃大仙)은 진(晋)나라 때의 목동인데, 열다섯에 선인을 만나 금화(金華) 동굴에 들어가 수도를 하였으며, 40년 만에 출관(出關)하여 백성들을 액으로부터 구제해 주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전설로, ‘황대선은 약 400년 전 광동의 선비인데 과거에 낙방한 뒤, 의술을 익혀 약초를 캐던 중 선인을 만나 도술을 배워 도술과 의술로 수많은 백성들을 구해 주었다.’는 이야기다. 그는 100년 동안 의술을 펼치고 서초산(西樵山)에 칩거하던 중,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 우물로 뛰어들었는데, 부채 한 개만한 무지개가 되어 사라졌다고 한다. 이에 그의 은덕을 입은 주변 사람들이 서초지역에 그의 사당을 짓고 그를 모셨다는 것이다.

 

 사원을 찾는 사람들은 향을 한 묶음 피워 올리고 나서 자리를 잡은 다음 자신이 갖고 온 성품(誠品)을 앞에 놓고 절을 올린다. 그러고 난 다음에는 숫자가 적힌 막대가 들어있는 대나무 산통을 이용해 행운을 점치기도 한다. 참배자는 향을 피우고 제단 앞에 무릎을 꿇고 소원을 기원하고 산통의 막대가 나올 때까지 흔들고 막대가 나오면, 막대와 같은 번호의 종이와 바꾸고 술사(術士)는 그 내용을 설명해 준다.

 

 지금에 와서는 많은 사람들이 이 사원을 찾아 건강을 기원하고 재산이 쌓이길 빌며, 사업이 번창하기를 기원하거나 여러 가지 걱정거리를 해결해 달라고 기원하는데, 특히 중국 최대의 명절인 춘절을 전후해서는 온 가족이 한 해 동안 무사히 보내게 해 달라고 비는 사람이 많다. 도교사원에는 원래 관우나 포청천 같은 전설적인 인물들을 모신다. 그런 의미에서 이곳은 대중들에게 인술을 베풀어 대중들이 추앙하는 인물 황대선을 신격화시킨 것이다.

 

* 심천 민속촌 관람

 

 

 

 

 

 

 

 

 

 

♧ 심천, 그리고 민속촌 관람

 

  윙타이신 사원을 나온 우리 일행은 열차를 타고 선전(深圳)으로 향했다. 선전은 심천(深圳)의 중국식 발음인데, 광동성 중남부 연해 즉 홍콩과 이웃해 있는 대표적인 중국 개방도시 중 하나이다. 1980년 중국 최초의 경제특구로 지정되면서 신흥 상공업도시의 하나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고층 빌딩과 쇼핑센터가 빽빽이 들어서 있으며, 민속촌을 만들어 관광객을 겨냥하고 있다.

 

 홍콩에서 심천 중심부에 가려면 기차를 타고 40분 정도 가야 하는 항구 도시이다. 이제는 중국 대외 무역의 한 축인 경제특구인 것이다. 마카오, 홍콩과 달리 이곳에 가려면 미리 중국에 비자를 받아야 한다. 1국가 2체제여서 출입국 심사가 필요하다. 홍콩도 마찬가지고, 마카오도 마찬가지지만 이런 제한이 쉽게 풀리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무질서하게 몰려들어 단숨에 마비가 올 수 있는 것이니, 국민소득이 비슷해질 때까지는 이런 정책을 안 쓸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출퇴근이나 사업상 중국인들이 드나드는 것은 증명을 받아놓고 쉽게 통과하도록 했다. 이 때문에 관광객들은 조금 불편하지만 심천은 홍콩이나 마카오와 달리 중국 정통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꾸며 놓고, 세 도시를 이어 관광 벨트화시켜 놓았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찾은 곳도 역시 그런 시설을 해놓은 금수중화(錦繡中華)이다. 심천만 해안에 위치한 테마파크인 진슈중화는 30만㎡의 부지내에 중국의 명승유적을 축소 재현해 놓았다.

 

 만리장성과 베이징의 고궁, 뤄양의 룽먼 석굴, 돈황의 막고굴, 티베트의 포탈라 궁, 항저우의 시후호 등 82곳의 명소가 15분의 1로 축소되어 있어, 걸어서는 시간이 너무 걸리기 때문에 미니 기차로 둘러보았다. 같은 곳에 있는 중국민속촌은 소수민족을 주제로 한 테마파크로 20만㎡의 넓은 부지내에 24개의 민속촌을 실제에 가깝게 재현해 놓은 곳이다. 우리는 이곳에서 공연 중인 소수민족의 춤과 악기 연주, 전통혼례 등을 볼 수 있었다. '

 

* 연화산(蓮花山) 공원

 

    

 

 

♧ 힘들게 마카오로 이동

 

  공연을 보고 나서 심천에서 하룻밤을 묵었는데, 일정 변경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파랑주의보가 내렸기 때문에 마카오로 건너가는 것은 12시까지 기다려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곳은 중국이기 때문에 일기예보에 매우 민감하여 1시간 정도 걸리는 마카오로 가는 배가 뜨지 않았다. 홍콩에 연락해보니, 여전히 자유롭게 왕래한다는데 이곳에서는 혹 있을지 모르는 사고에 대비해 조금만 해도 출항을 꺼리는 것이리라. 연안의 이동인데도 책임을 회피하려는 일종의 복지부동인 셈이다. 

 

  12시까지 그냥 기다릴 수 없어 가까이에 있는 연화산(蓮花山) 공원을 찾았다. 심천시 북부에 위치한 연화산은 해발 532m의 나지막한 산으로 오름을 닮았다. 오르면 시가지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시설하고 완만한 경사에 산책로를 잘 꾸며 놓아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었는데, 갑자기 비가 내려 비를 피하느라 경황이 없었지만 오래 가지 않아 비가 그치고 쉽게 오를 수 있었다. 정상에는 심천을 중국 최초의 경제개발특구로 지정해 단기간에 크게 발전시킨 등소평의 동상이 서있었다.

 

  12시가 되어서도 풀리지 않아 우리는 다시 홍콩으로 돌아와 배를 타고 마카오로 갔다. 이번에 여행은 홍콩서 심천, 심천에서 다시 홍콩, 홍콩에서 마카오, 마카오에서 홍콩을 이동하면서 출입국 심사를 실컷 받고, 여권의 상당 부분을 채우게 되었다. 우리는 홍콩 셩완 터미널에서 퍼스트 페리를 타고 마카오로 향했다. 이곳에서 마카오 페리 터미널까지는 1시간 조금 더 걸린다고 한다. 홍콩에서 서쪽으로 64km 떨어진 마카오는 홍콩의 5분의 1정도 크기의 작은 섬이다.

 

 포르투갈령이었다가 1999년 12월 20일 자정에 중국에 반환되었으나, 오랜 세월 동안 동서양의 문화가 혼합된 자취가 많이 남아 있다. 2005년 7월, 마카오의 25개 유적지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 마카오는 중국 대륙에 붙어 있는 마카오 반도와 반도에서 다리와 제방으로 연결된 타이파와 콜로안 섬으로 구성된다. 때문에 광저우(廣州)에서 버스로 갈 수 있으나 심천에서는 한참 돌아가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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