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디카 일기

메리 크리스마스

김창집 2013. 12. 25. 00:05

 

성탄절,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재물이

불행한 사람들에게는 행복이

불안한 사람들에게는 평화가

핍박받는 사람들에게는 자유가

불통의 대한민국에는 소통이

 

찾아오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 크리스마스의 기도 - 임영준

 

하루하루 소박한 꿈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뜨거운 은총보다는

안온한 내일을 열어주소서

 

아이들 모두에게 골고루

바라는 선물을 베풀어

평생을 행복한 산타클로스의

기억으로 살아가게 하소서

 

홀로 지새는 청춘들에게

어울리는 사랑이 찾아들어

오색 빛 열정으로 찬란한

성탄의 밤이 되게 하소서

 

마지막으로 간절히

바라옵고 또 바라옵건대

외면당하고 버림받고

핍박받는 이들에게

한줄기 빛살이라도 내려

구원을 실현하여 주소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게 하소서  

 

 

♧ 크리스마스 추억 - 박인걸

 

성탄 트리에 솜 눈을 붙이고

예배당 유리 창문에

반짝 별을 오려 붙이며

가슴 설레던 크리스마스

 

썰매 끄는 루돌프 사슴과

산타할아버지는 오지 않아도

밤을 새우며 행복했던

동심의 크리스마스

 

기다리던 눈은 내리지 않고

찬바람이 두 볼을 스쳐도

목청을 돋우어 부르던

새벽 찬양 소리가 들려온다.

 

크리스마스의 의미도

성탄의 유래도 몰랐지만

그 때 그 시절

크리스마스가 마냥 그립다. 

 

 

♧ 크리스마스 선물 - (宵火)고은영

 

막 감동의 하이얀 장미 한 무더기가

수줍은 가슴에 미소로 안기더라

 

겨울의 벌판

서러운 내 형편에

그것은 따뜻한 빛으로 다가온 황홀경

 

떨리는 촉수들이

동짓달 위에 일제히 일어서고

싱싱한 것들로부터 전이되는 행복

갑자기 뭉툭한 어떤 것의 전율

목이 멘다

 

아, 사랑은 이렇게 따뜻한 것이구나

 

평생을 가도 지워지지 않을

화인 하나

가슴 아리게 와 박힌다 

 

 

♧ 화이트 크리스마스 - 임혜신

 

보라, 바람이 부는 소리를

빨강머리, 노랑머리, 검은머리 머리 위에

쏟아지는 눈발을

적게 사랑한 자에겐 적게 사랑한 대가를

너무 많이 사랑한 자에겐 너무 많이 사랑한 대가를

거짓 사랑을 한 자에겐 거짓 사랑을 한 대가를

지순한 사랑을 한 자에겐 지순한 사랑을 한 대가를

내게는 내가 사랑한 내 사랑의 대가를

그대에겐 그대가 사랑한 그대 사랑의 대가를 내려주는

보라, 두려움 없는 검은 눈동자 속의 예수

싱싱하고 거친 공정함의 거대한 입술,

그 입술 속으로 사라지는 우리들 사랑의 싸늘한 증거

무죄의 새하얀 바람 소리를….  

 

 

♧ 크리스마스에게 띄운 편지 - 김하인

 

  지난 일 년 동안 모아온 햇빛과 꽃과 강 풍경을 담아 보내드립니다. 허틈 없이 아껴아껴 모아온 제 미소와 웃음소리, 그리움을 보내드립니다. 이것을 가지고 당신 크리스마스를 행복하게 꾸미세요. 당신 마음을 따스하고 빛나게 해줄 장식으로 써주십시오. 당신이 샴페인을 터뜨리는 창가에 홀로 서서 촛불 모아들고 전 당신 행복함을 기뻐하겠습니다.

  사랑한다는 건 한 사람이 어둠을 지켜내는 것만큼 한 사람이 불빛처럼 따스해지는 것임을 압니다. 그러기에 두 사람이 행복하기에 모자라는 기쁨이라면 오롯이 전 당신이 제 기쁨을 아낌없이 써주셨으면 합니다. 그래서 언제까지나 빛과 함게 태어나고 웃음소리 속에서 당신 은종이 울렸으면 좋겠습니다. 바라는 게 있다면 당신 파티가 끝난 뒤 제 눈물 한 방울도 묻어 있음을 눈치 채주셨으면 합니다.

  일 년 내내 당신만을 지켜보다가 맺힌 눈물 중에 한 방울입니다. 그 이외엔 크리스마스 전부가 기쁨과 즐거움으로 당신 충만될 수 있다면 전 성탄 트리가 되어 당신 창문 밑을 밤새워 지킬 겁니다. 이렇게 당신 가까이 있고 당신을 제가 사는 이 세계 한 모퉁이에 보내주신 신께 감사드립니다. 당신이 모를 제 사랑을 자축합니다.

  제가 당신의 크리스마스입니다.

 

 

'디카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백꽃 피는 계절  (0) 2013.12.28
해가 저무는 길목에서  (0) 2013.12.27
야자수가 있는 겨울 풍경  (0) 2013.12.19
산책길에서 본 돌탑  (0) 2013.12.09
대설에 오른 우보악  (0) 2013.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