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국내 나들이

처음 오른 금정산

김창집 2014. 11. 18. 00:17

 

♧ 2014년 11월 15일 토요일 맑음

 

오름 길라잡이 8기생들

이름 하여 졸업여행을 가다.

 

아침 8시 제주국제공항에 모여 있는 모습을 보니

나이가 많으나 적으나

진짜 수학여행 가는 학생들처럼

설레고 있었다.

 

9시 5분

드디어 제주항공 7C 0502편 항공기는

활주로를 박차며 부산을 향한다.

 

오랜만에 가는 부산이다.

그리고 지난 번 오르려다 비가 와서

범어사만 들르고 산성막걸리만 축내고 돌아왔던

부산시민의 안식처이자 체력단련장,

기인 능선을 에둘러 산성이 무늬처럼 둘러 있는

아름다운 산.

   

 

10시 5분에 김해국제공항에 내린 우리는

서둘러 마련해 놓은 버스를 타고 가다

동문 가까운 음식점에서

비빔밥으로 점심을 때우고

산으로 갔다.

   

올랐다고 해봐야

동문 너머까지 차로 타고 간 후에

바로 산으로 접어드는 것이어서

그리 힘든 일은 없었다.

 

소나무를 주축으로

오리나무, 떡갈나무, 졸참나무 등이

하나둘씩 섞이어

바위들과 성벽이 잘 어울려 있는

멋있는 정경이 펼쳐진다.

 

동문을 지날 무렵 잠시 문을 나서 보니

단풍나무 몇 그루 빨갛게 물들었다.

 

 

 

금정산성은 부산광역시 금정구, 동래구, 북구에 걸쳐 있는

삼국시대 석축산성으로 알려져 있다.

사적 제215호이며, 둘레 1만 7,336m, 높이 1.5~3.2m로

우리나라에서 규모가 가장 큰 산성이지만,

지금은 4㎞의 성벽이 남아 있다 한다.

 

언제 처음으로 축성했는지 알 수 없으나

성의 규모나 축조양식으로 미루어볼 때,

삼국시대에 낙동강 하류에 침입하는 왜구에 대비하여

쌓았던 것으로 보이며, 조선시대에 중축했다 한다.

 

 

1703년(숙종 29)에 경상감사 조태동(趙泰東)이

남쪽 끝에 있는 동래부의 방비를 위해

금정산에 축성할 것을 건의하여

둘레 9,011보, 높이 15척에

동, 서, 남, 북 4문이 있는 산성을 쌓았다.

그 뒤 1707년 동래부사 한배하(韓配夏)가

둘레 5,643의 중성(中城)을 쌓고, 시설을 보강했다.

 

1806년(순조 6)에 동래부사 오한원(吳翰源)이 동문을 신축하고

서, 남, 북 문루를 다시 쌓으니, 그 길이가 32리였다.

산성의 성벽은 이곳에 많은 화강암을 이용해 쌓았고,

수구문, 보루, 암문 등이 설치되었다.

성 안에 국청사(國淸寺), 해월사(海月寺)가 있었으나

지금은 국청사만 남아 있다.

1972년에 동문과 남문,

1974년에 서문과 수구문, 망루가 복원되었다.

                                                                 (브리태니커 사전)

   

 

♧ 금정산 - 정영자

 

 자루 붓으로

흘러내린 금정산 산자락

편안한 자리

어머니 누워계시네

 

한 자락, 두 자락, 세 자락

우뚝 서고

네 자락 끝으로

다섯 자락 눈 뜨는

산맥의 끝에 서서

 

오도독, 돋아 오른

생명의 생명을 위한

연초록 옷을 입어

허망한 세월을 돌려놓는

 

아침마다 새롭고

저녁마다 새로운

강물 같은 금정산,

 

친구 되어

마주 보네

   

 

♧ 산사람 가슴에는 - 권경업

 

산사람 가슴에는

봄날

술고개를 넘는

여린 꽃바람 일기도 하고

수박샘 가로

맑은 하늘 솜털 구름이 떠가듯

고요함도 있어

금정산

오리나무 푸른 숲내음

배어든다

 

설악골 단풍이 진다는 날은

가슴이 시려

메마른 마음의 삭정이

긁어모아

모닥불을 지피고

밤새워 술 마시는 詩情에 젖고

잔돌배기가

온통 하얀 눈으로 덮일 때

거친 눈보라 헤쳐

첫눈 밟고 만나자던

산 벗의 그리움을 위해

겨울 가는 길목은

설레이어라

 

 

 

♧ 금정산성 - 전홍준

 

사십 여 리 성을 둘러보면 삼백년 전

푸석푸석한 아비들이 돌멩이로 누워 있습니다

 

부황 든 처자식을 남겨두고 부역 나와

채찍에 얻어터지고

돌에 깔린 신음으로 이루어진

 

사타구니 손 넣고 주먹밥 한 덩이 삼킬 때

온천장 어디쯤에서 울려오는 가야금 소리

 

막을 오랑캐는 대체 어느 놈인지!

 

원혼이 쌓여 성이 되었다고

서걱거리는 억새풀들이 소곤거렸습니다.

   

 

♧ 금정산 - 제산 김대식

 

부산의 진산 금정산

범어사 들러 합장하고

계곡으로 난 숲길을 따라

아늑한 산길을 오른다.

 

능선으로 이어진 산성이 산을 둘렀고

북문으로 들어가 넓은 초원

어머니 품속 같은 아늑함

금정샘에 목축이고

정상 고당봉에 올라

동해와 남해를 내려다본다.

 

수평선 멀리 희미하게 대마도가 보이고

푸른 바다의 올망졸망한 섬들과

그 위를 떠가는 유람선들

낙동강은 유유히 시가로 흐르고

산 아래 펼쳐진 다닥다닥한

도시의 빌딩 숲과

계곡의 푸른 숲이 발아래 펼쳐진다.

 

산과 바다 섬과 도시

흐르는 강이 어우러지는 곳

산성 따라 내려가는 길

저마다 특색 있는 바위들이

산의 멋을 한껏 자랑하고

산 아래선 포장마차 동동주가

산객을 유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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