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사 첫날인 9월 15일 화요일,
대구공항에 내린 우리는 경주로 직행하여
점심을 대릉원 가까이에 있는 구로쌈밥집에서 먹기로 했기 때문에
남는 시간을 이용해 그곳을 돌아보기로 했다.
우리가 경주를 방문했을 때
이곳이 신라의 고도라는 걸 알게 해주는 건
아무래도 이곳저곳에 미끈하게 솟아 있는 왕릉일 터.
대릉원은 신라 고분군이 모여 있는 사적공원으로
우리가 잘 아는 천마총이 포함되어 있는 곳이다.
1973년 경주시내 중심부인 황남동 일대의 무덤 중
155고분에서 장신구류 8,766점, 무기류 1,234점 등과 함께
금관과 천마도장니가 출토되었다.
그 중 국보 제188호로 지정된 금관은
지금까지 발견된 금관 중 최고의 걸작품이며,
국보 제207호로 지정되기에 이른 천마도장니는
말의 배를 가리던 장식으로
독특하게도 천마가 그려져 있어
155호 고분의 이름을 천마총으로 부르게 되었다.
나무가 우거져 있는 고색창연한 사적지에는
엄청나게 큰 느티나무를 비롯해서
열매가 노랗게 익어가는 감나무와 은행나무가 늘어서 있다.
이곳 총 3만8천여 평에 이르는 대릉원에는
20여기의 고분들이 자리잡고 있는데,
모습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폐분까지 250여기에 달한다고 하며,
이곳의 고분들은 신라초기의 왕과 귀족들의 무덤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실 이곳에 있는 고분 중에
실성왕, 자비왕, 눌지왕, 소지왕, 지증왕 등의
능으로 추정하고 있었으나,
정확하게 알려진 능은 사적 제175호로 지정된
13대 미추왕릉뿐이다.
이곳은 수학여행 인솔로 두어 차례 온 적이 있으나
기억이 가물가물하여 표지판을 보며
왼쪽으로 숲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니,
후문쪽에 천마총이 있어서
안으로 들어가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다.
천마총은 5세기말 ~ 6세기초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직경 47m, 높이 12.7m 정도의 지표 위에 설치된 토곽석축분으로
유물로 미루어 지증왕릉이라는 설도 있다.
그곳에 나온 우리는 천마총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돌아 나왔는데, 사진은 렌즈 조작이 잘 안 되어 조금 흐리다.
♧ 은빛 대합실 - 강남주
-새해 아침에
언제나처럼 길게 떠나는
오늘 아침의 열차는
바다 빛으로 아름답다.
갈매기의 흰 색 날개
반짝이며 수없이 퍼덕이는 대합실에서
합창을 할까
맑은 회상을 만들고 있다.
이마에 해말갛게 떠오는
이른 아침의
시작
꽃보다 정갈하게 물을 건너는
천마총에서 나온
신라의 말 한 마리
발이 시린 정월이 더욱 아름답다.
대합실에서
하나 가득히 넘치는
은빛의 말발굽 소리
말발굽 소리.
바다에서 잠든 왕은
하얀 뼈를 일으켜 세우고
오늘 아침의 열차는
더욱 씩씩하다.
♧ 설화(說話), 왕릉에서 - 김종제
그러니까
기원 전 몇 세기였을까
혹은 기원 후 몇 세기였을까
매일같이 말을 타고
금도 담도 없는 국경을 건너가
당신을 만났다는 기억과
계곡이 내려다보이는
완만한 구릉지가 있는 곳에
둘만의 작은 나라를 세우고
당신을 위한
왕궁을 지었다는 기억과
아무도 침범할 수 없게
성벽을 높이 쌓고
마음까지 들여다 볼 수 있도록
망루를 만들었다는 기억과
당신을 지키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수차례 전쟁을 치루었다는
기억이 오늘 불현듯 되살아난다
여기 비가 오는 왕릉에서
당신이 죽고 내가 죽어서
봄의 무덤가에 꽃 한 송이 피고
여름에는 나무 한 그루 서고
가을에는 열매 가득 맺었으니
또 다른 기원 전 몇 세기라던가
기원 후 몇 세기라던가
당신을 만나기 위해
강을 건너가는 나를 본다
그러니까
내가 오늘 만난 당신은
그토록 오래 전의 당신이라는 것
♧ 신라 천년이 눈부시다 - 황인숙
경주는 어디를 가든 신라 천년의 역사가 깃들어있다
석굴암 가는 길 꼬불꼬불 한참을 가면서
내려다보이는 골짜기가 빽빽한 숲이
낙엽으로 곱게 물들어 반기고
석굴암을 공부하고 배우고 연구하려고 찾는
학자들과 학생들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유네스코에 등재되어 자랑스러운 신라천년의 역사인 석불
덕스러운 모습으로 천년의 역사를 더 빛나게 하는
천년의 역사를 지닌 체 스스로 빛나는
당시 사용하던 돌들 하나하나가 소중하여
석굴암과 더불어 천년을 토함산의 주인이네
우리나라의 자랑이네
토함산 등선을 올려다보니 빼 꼼 히 나뭇가지 사이로
천년을 찬란하게 비추어
쏟아져 빛으로 퍼지는 먼 옛날에도
찬란하게 쏟아져 비추었겠지
천년의 신라 역사 속에 들어와
함께 느끼고 배우고 세계 유네스코 재산인 우리의 보물
석굴암 을 아끼고 잘 관리해서 천년만년 후대까지
보존해야 되겠고 신라 천년이 눈부시다
♧ 신라금관(新羅金冠) - 강남주
잠들지 않고
밤을 밝힌다.
高象의 위엄 풍화되어도
영혼은 초롱초롱
바라보는
내일.
피부를 스치는 습한 바람
어둠 속의 千年
쌓이는 태양을 잠재우며
가다듬는 날개.
언젠가 찬연히 솟아올
미래의 약속에
한 점 흙이 되기를 거부한다.
천둥 같은 음성
번개 같은 눈을 간직한 채
다져진 흙 속에서
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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