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봄비가 내립니다.
그 동안 쌓였던 먼지
깨끗이 씻어내고
시름시름 말라가던 나무에
생기가 돕니다.
오는 김에 흡족히 내려
메말랐던 가슴을
흠뻑 적셔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 봄비는 - 임영준
분에 차고 넘칩니다
갖추 스며들어
치유가 되고
풀무가 되어
줄기가 되는 것을
잘 깨닫지도 못하고
원망으로 지새며
골만 파고 있는
허접한 변방까지
고루 달래주고
윤회의 손길로
오묘한 토닥임으로
어루만지고 있으니
흐름을 재촉하여
체증도 곧 해소되겠지요
♧ 봄비 - 김행숙
몇 달 가뭄 끝에 비 내린다
나무는 우듬지에서 흘러내리는 빗물을
혓바닥 내밀어 달디 달게 핥는다
죽었던 가지에 향유가 흐르고
나무는 이제야 바람에게
눌렀던 사랑을 고백할 수 있다
청명곡우 지난 밭고랑도
사람 사는 세상도 흥건하더니
내 몸에 새 피가 도는지 마구 뛰는 가슴
여기저기서 벌컥벌컥 들이켜는 소리
내 마른 등걸에 새 순 돋아난다.
♧ 5월 봄비 - 未松 오보영
너로 인해
내 모습을
회복을 한다
네 덕분에
내가
내가 되어서
당당하게
나 임을
선언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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