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디카 일기

비 오는 봄날 금새우란

김창집 2017. 5. 12. 07:23



오랜만에 봄비가 내립니다.

그 동안 쌓였던 먼지

깨끗이 씻어내고

시름시름 말라가던 나무에

생기가 돕니다.

 

오는 김에 흡족히 내려

메말랐던 가슴을

흠뻑 적셔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봄비는 - 임영준

 

분에 차고 넘칩니다

갖추 스며들어

치유가 되고

풀무가 되어

줄기가 되는 것을

 

잘 깨닫지도 못하고

원망으로 지새며

골만 파고 있는

허접한 변방까지

고루 달래주고

윤회의 손길로

오묘한 토닥임으로

어루만지고 있으니

 

흐름을 재촉하여

체증도 곧 해소되겠지요

   

 

봄비 - 김행숙


몇 달 가뭄 끝에 비 내린다

나무는 우듬지에서 흘러내리는 빗물을

혓바닥 내밀어 달디 달게 핥는다

 

죽었던 가지에 향유가 흐르고

나무는 이제야 바람에게

눌렀던 사랑을 고백할 수 있다

 

청명곡우 지난 밭고랑도

사람 사는 세상도 흥건하더니

내 몸에 새 피가 도는지 마구 뛰는 가슴

 

여기저기서 벌컥벌컥 들이켜는 소리

내 마른 등걸에 새 순 돋아난다.

     

 

5월 봄비 - 未松 오보영

 

너로 인해

내 모습을

 

회복을 한다

 

네 덕분에

내가

 

내가 되어서

 

당당하게

나 임을

 

선언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