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문학의 향기

남극의 펭귄이 그리운 날

김창집 2022. 7. 17. 07:25

 

제헌절 아침,

후텁지근한 날의 연속

이런 때는 시원한

남극의 펭귄을 꿈꿉니다.

 

하지만

너무 추우면

오히려 더운 날을 꿈꿀지 모릅니다.

 

 

 

남극의 지신地神 밟기 - 유봉희

 

야수의 울음으로 달려온 바람이 거친 숨을 몰아 눈보라를

일으키는 이곳 하늘가로 물러선 달이 차가운 눈초리로

빙판을 다시 얼리는, 남극의 밤

 

여기에 무슨 집회 있어, 저렇게 무리지어 있을까 발까지

내려오는 검은 코트에 흰 목도리 가슴까지 흘러내려 모자 쓴

머리 깊숙이 숙이고 들려오는 소리 야수의 바람뿐인 이곳에서

잔걸음 잘잘 끌며 한 방향으로 돌고 있다

 

얼른 보면 사람의 무리 같은 그러나 고개든 달빛에 보니

펭귄들이다 원 안은 소복이 쌓인 안식, 원 밖은 칼날의 추위

자기 차례를 비켜가려고 날개를 퍼덕이며 싸우지 않는다

남극의 광장에서는 가지런한 평화가 지신밟기*를 하고 있다

 

펭귄의 발 울림이 지구의 날줄을 타고 내려와 내 침대 속

까지 전해온다 나는 너무 오래 원 안에만 있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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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신밟기(地神) : 주로 음력 정초에 집집마다 돌면서 지신(地神)

진정시키고 잡귀를 몰아내고 가신의 축복을 비는 일로 하는 마당놀이.

 

 

 

얼음 축제 - 이영균

 

있어야 할 곳에 있지 못하다는 건

항변이다

 

목적하는 것이 그게 아닐지라도

규칙을 깼으므로

행위의 목적이 투명한 삶이 아니면

녹아 사라진다는 암시이다

남극의 빙하처럼

북극처럼

 

축제의 분위기가 아무리 고조 되어도

결국 빛남의 성취감도

빛의 존재감도

무분별한 인간의 야욕으로

지구의 극점처럼

가장 먼저 녹는다는 것을

항변하는 얼음

 

 

 

알바트로스(albatross) - 소산 문재학

 

하늘의 제왕(帝王) 알바트로스

거대한 날개로 시속 백이십 킬로로

단숨에 수백. 수천 킬로를 비상(飛翔)하는

괴력(怪力)을 자랑한다.

 

남극(南極)의 혹한(酷寒) 백설(白雪)속에서

단련(鍛鍊)된 유년(幼年)시절 꿈을

 

고고(孤高)하고 우아(優雅)한 자태로

푸른창공을

무한(無限)으로 누비는 환희(歡喜)

대양(大洋)을 주름 잡는다.

 

때로는

사나운 비바람과 거친 파도의 폭풍우를

오히려 즐기는

슬기를 발휘(發揮)하면서

 

허공에 묻어버린

수백만 킬로 고행(苦行)

 

기나긴 세월(80)

부부애(夫婦愛)로 해로(偕老)하니

삶의 의미를 깊이 되새겨 보게 한다.

 

동경(憧憬)의 장수(長壽)새 알바트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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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트로스 : 현재 나는 새()로서는 地上 최대의 새로 날개길이가 最長 3.4m나 되고, 壽命最高 80년이나 되며, 一生夫婦愛로서 偕老하며 長壽하는 새로 유명하다시속 120km 정도, 하루 평균 800km이상 飛翔 하는 特異한 새이다.

 

 

 

얼음골에서 견디다 - 김세영

 

적도의 심장이 화차처럼 이글거려도

내 몸이 녹아내리지 않는 것은

북해의 냉류가 등줄기를 냉각코일처럼 감고 내려와

골짜기에 얼음골을 이루고 있음이다

 

산짐승의 울음소리에 달뜨지 않는 것은

정수리 위 오로라의 서기瑞氣

온몸을 감싸고 있음이다

 

열기의 박동소리가 능선의 나뭇잎을 흔들어도

뜨거운 핏물이 윗계곡의 바위를 달구어도

암반의 고드름은 흰 건반처럼 가지런하다

 

저물녘 암벽의 견고한 그림자로

골짜기 저수지의 얼음판 위로

별빛의 징소리를 내며 건너오고 있다

 

열대야의 밤에도 남극의 펭귄처럼

불면의 맨발로 빙판 위에 서서

몽당날개지만 파닥이며 그를 기다린다.

 

 

 

남극 세종기지 - 미산 윤의섭

 

지구의 남쪽 끝이라는 남극 대륙

만년빙하 동토에 탐험기지 세워

인류에 유익한 신지식 알아내는

대한민국 남극 과학기지

 

쇄빙선을 만들어 빙해를 뚫어내고

미지의 자원을 살펴보네

고래와 펭귄을 이웃으로 삼아

인류의 공생을 시험한다네

 

남극 세종기지 장보고 기지

2014년 대박을 기원하네

인류에 공헌하는 위대한 발견

남극기지에서 솟아오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