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무 진한 향(香) 때문에
나는 어렸을 적 양하( 荷)를 먹지 못했다. 어른들이 좋다고 젓가락을 부딪칠 정도로 다투어 먹을 때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너무 향기가 독특하고 강하기 때문이다. 내 어렸을 적만 그런 것이 아니다. 우리 아이들도 제 아버지를 닮아서인지 잘 집으러 들지 않았다. 어느 아이들도 마찬가지로 어렸을 때는 양하를 가까이 하지 못하다가 나이가 들어서 그 맛을 알고 나서야 호랑이가 되는 것이다.
옛날 양하는 제주도민과는 아주 가까운 사이였다. 우선 집 주변 마당쪽 댓돌을 제외한 빗물이 떨어지는 바로 그 자리에 돌아가며 심었다. 생강과의 식물이어서 1∼2년이 심어 지나는 사이에 그 뿌리가 엉켜 빗물을 집안으로 스며들지 않게 막아준다. 음지에도 곧잘 자라서 텃밭 주변에 심어 쉽게 이용했다. 그 잎을 따다가 떡을 찔 때 시루 구멍을 막는 데도 사용하고, 도시락을 쌀 때 반찬을 싸기도 했다.
♧ 여러 가지 먹는 방법
우선 양하( 荷)는 두 차례 먹을 수 있다. 봄에 새 순이 나올
때 잎이 피기 전에 베어다 요리를 해먹기도 하고, 요즘 같은 가을에 꽃봉오리를 따다 여러 가지 형태로 반찬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우선 굳어지기
전에 벤 봄 순은 그냥 나물로 된장이나 젓을 찍어 먹기도 하고, 데쳐서 채소로 먹기도 한다. 나는 날로 먹는 것도 좋지만 된장을 풀어 국을
끓이면 양하가 해독 작용을 해주기 때문에 아침 해장국으로 그만이다.
가을에 뿌리가 뻗은 쪽을 살피면 저
사진의 꽃줄기처럼 짙은 자줏빛의 순과 같은 것이 땅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있는 것이 보인다. 그것은 보춘화(報春化)라 불리는 춘란(春蘭)의
꽃봉오리와 너무도 닮았다. 이것 역시 꽃이 피기 전에 따서 날로 먹거나 데쳐서 무쳐 먹는다. 제주도 풍속에는 추석이나 그 시기의 제사 때는 꼭
이 나물 무침을 해 올린다. 요즘은 무침 외에 장아찌도 많이 담가 먹고 샐러드나 여러 가지 요리에 쓰이고 있다.
♧ 오름 다니면서 알게 된 아름다운 꽃
지금 제주도에는 옛날처럼 초가집이 없고, 대부분 집 주변을 시멘트 콘크리트로 싸 바르고 있어 이것을 심을 곳이 없다. 워낙 좋아하는 사람들은 집 주변 밭이나 공터, 심지어 화단구석에 일부러 심어 채소로 즐긴다. 채소 종류도 많아지고 다양해진 지금에는 옛것을 지키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몫이 되고 젊은 사람들 중에는 먹을 줄 모르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주변에서 점점 양하가 사라지고 있다.
양하는 비교적 뿌리가 땅의 표면 가까이 자리하면서 수분을 많이 포함돼 있어 땅이 어는 삼남(三南) 위쪽 지방에서는 자생할 수 없고, 특별 관리하지 않은 이상 재배도 힘들다. 지금 제주도에는 중산간의 오름의 분화구나 주변에 자생 양하가 많이 자라고 있다. 그 퍼지는 속도도 빠르다. 그래서 오름을 다니면서 꽃을 처음 보았다. 집 주변에는 매일 살펴 채취하기 때문에 그 봉우리가 자라 꽃을 피우는 시간까지 놔두지 않는다. 그래서 이렇도록 신비한 꽃을 오름에서 처음 본 것이다.
♧ 양하(襄荷)는
외떡잎식물
생강목 생강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아시아 열대 지방이 원산지이다. 뿌리줄기는 옆으로 뻗고 비늘 조각 모양의 잎으로 덮인다. 잎은 바소꼴 또는 긴
타원 모양이고 밑 부분이 잎집으로 되어 서로 감싸면서 줄기 모양으로 자라 높이가 40∼100cm에 달한다.
꽃은 8∼10월에 노란색으로 피고 지름이 5cm이며 꽃줄기에 긴 타원 모양의 꽃차례를 이루며 달린다. 꽃줄기는 뿌리줄기 끝에서 비늘 조각 모양의 잎에 싸여 나오고 길이가 5∼7cm에 달한다. 포는 좁은 달걀 모양이고 끝이 뾰족하다. 꽃받침은 통 모양이고, 화관은 3개로 갈라진다. 입술꽃잎은 3개로 갈라지고 갈라진 조각 중 가운데 것이 가장 크며, 수술은 1개이다. 꽃이 피기 전의 꽃줄기를 식용하고, 봄에는 잎이 피기 전의 줄기를 식용한다.
한방에서는 뿌리줄기와 종자를 약재로 쓰는데, 뿌리줄기는 여성의 생리불순과 백대하를 치료하고 진해와 거담 효과가 있으며 종기와 안구 충혈에도 사용한다. 종자는 복통이 심할 때 설탕과 물을 넣고 달여서 복용한다. (네이버 백과)
♧ 가을 향기 - 명위식
쪽빛 하늘 아래
가을 들길로 나아가 보라
샛바람에도 코에
스미는
풀꽃 알싸한 향기
살뜰히 가꾸어 온 과원에는
불볕더위 장마를 이겨낸
소담스런
과실들이
해맑은 이슬 머금고
저마다 달콤한 향기 풍기며
알알이 성숙을 재촉하나니
가만히 눈을 감아 보아라
그리운 이들의 향기가
갈 하늘 보다 짙게 가슴에 젖어온다
잠시 이야기를 나누어도
그만의 매력에 끌리는
함께 머물고 싶은
이가 있다
왠지, 가을에는
그대 그리움의 향기에 빠져들고 싶다
그대
사랑의 향기에 취하고 싶어진다.
♧ 꽃보다 진한 향기 - 오세철
상큼하네요.
당신의 향기처럼….
늘 언제나
아이같이 청순한 모습
눈빛 맑음에
사과 향이
이는 듯
상큼한 당신….
무더운 여름에
느티나무 그늘에 앉아
빛깔이 시원한 사과로
입안 가득
싱그러움이 담겨지는
당신의 이미지.
풀잎 속으로 떨어지는
이슬보다 가벼이
밝은 웃음이면 더
좋으련만
나직한 미소가
가슴에 들어와
이 순간에도 맴을 도네.
꽃보다 진한 향기로….
♧ 당신이란 향기 - 김하인
무슨 향수 쓰시나요. 그대에게선 뭐라 꼭 집어 말할 수 없는 향기가 났었습니다. 향수는 뿌리지 않는다고 여러 번 말씀하셨지만 믿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당신과 헤어진 뒤에야 그 향기의 근원을 알았습니다. 당신이므로, 세상의 유일한 당신이므로 당신이란 향기가 났다는 것을. 당신이 제게 준 눈빛과 미소, 몸짓과 장난스러움, 이 모든 것이 미묘하게 작용 일으킨 사랑이었다는 것을. 당신 다시 만날 수만 있다면 어떤 향수를 쓰시느냐는 바보 같은 질문은 절대 하지 않겠습니다. 제게 어떤 사랑을 쓰시느냐고 묻겠습니다.
♬ 사랑해도 될까요 - 유리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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