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 성산포 바다에서(오른쪽이 이번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성산 일출봉)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리에 위치한 성산 일출봉은 분화구의 초고정상인 179m이고 분화구 내의 최저고도가 89m이다. 원래는 제주도 본 섬과 떨어진 섬이었으나 너비 500m 정도의 모래톱이 1.5km에 걸쳐 이루어져 제주 본 섬과 연결되었고, 제주도기념물 제 36호와 천연기념물 제 420호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세계자연유산에 면적 1,689,338㎡ (핵심지역 518,824㎡, 완충지역 1,170,514㎡) 이 등록되어 있다.
제주도의 동쪽 끝부분 해안에 갑자기 출현하는 일출봉의 분화구 사면 절벽은 마치 거대한 고성을 연상하게 한다. 일출봉은 바다에서 바라볼 때는 마치 왕관과 같은 모양을 하고, 하늘에서 바라보면 웅장함과 자연이 만든 조각의 오묘함이 그 자체만으로도 뛰어난 경관을 이루고 있다, 특히 해 뜨는 시각에 태양을 배경으로 바라보는 모습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일출의 장엄함에서 비롯된 것으로 그 경관의 아름다움이 뛰어나다.
일출봉은 약 12만 년에서 4만 년 전에 수심이 낮은 해저의 수중 화산활동으로 형성되었다, 수중의 화산활동은 섭씨 1,000도가 넘는 높은 온도의 용암이 화산의 분화구까지 상승하여 분화구 안에 있던 바닷물과 만나면서 많은 수증기를 급격히 발생시킨다. 이 수증기가 팽창함에 따라 화산은 폭발하게 되는데, 폭발과 함께 거대한 수증기 기둥이 형성되면서 폭발에 의해 만들어진 크고 작은 용암의 파편들도 함께 섞이게 된다.
* 지난 여름 답사 때 만난 일출봉 바위와 위에서 본 풍경들(아래로 계속)
이 수증기 기둥이 무너지면서 그 속의 암석 조각들이 쌓여 일출봉과 같은 화산체를 만드는 것이다. 제주도의 많은 오름(기생화산)들은 대부분 용암들의 파편들이 대기 중에서 식으면서 만들어진 분석구들이지만 일출봉 부근의 두산봉과 모슬포 부근의 송악산, 단산, 산방산 용머리, 고산의 당산봉 등은 일출봉과 같은 수성화산들이다.
지구상에는 화산활동이 진행 중이거나 중지된 수성화산이 500개가 넘는다. 그러나 바다나 호수에서 만들어지므로 대부분이 침식되어 완전한 화산체를 이루는 경우가 많지 않다. 수성화산인 일출봉의 세계적인 가치는 분화구의 북서쪽을 제외하고는 삼면이 모두 파도에 의해 침식되어 절벽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화산활동이 중단된 이후 지금까지 계속되는 파도의 침식작용으로 일출봉의 한 면은 거의 완전한 화산체의 형태를 보여주고 있으며, 나머지 삼면은 화산체의 속 모양을 보여주고 있다. 바다와 접하는 절벽에서는 화산 내부구조들이 잘 보이기 때문에 일출봉의 탄생과 성장의 비밀을 알아낼 수 있다. 일출봉은 세계에서 거의 유례가 없을 정도로 다양한 지질학적인 형상들을 보여주고 있어 화산활동을 연구하기에 좋은 증거들을 찾아볼 수 있는 학술적인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 (한국유네스코유산 홈에서)
♧ 일출봉 - 현상길
나의 별은
닿을 수 없는 우주
저 편에 사는 줄 알았습니다
유채꽃 유성처럼 흩뿌리던 봄밤
샛바람에 떨구던 당신의 눈물이
지상에서 가장 빛나는
나의 별임을 알기까지
나만의 수평선은
이를 수 없는 섬나라
끝 간 데 펼쳐진 줄 알았습니다
눈물의 유년을 헤쳐 온 아침
폭풍의 끝에 눈부시던 당신의 어깨가
지상에서 가장 믿음직한
나의 수평선임을 알 때까지
♧ 일출봉 분화구(噴火口) - 현희
1
물안개가 슬로우풍(風)으로 육상하는 아침
성 같은 산(山)들이 바다로 침몰하고
저 멀리
구름이 피워내는
아스라한 산 그림자.
2
해가 뜬다, 창백한 해가 뜬다.
무대 위 조명처럼 제한된 내 시야(視野).
한 움큼
안개로 빚어
멀리 새를 날린다.
3
꿩들이 물어오는 희뿌연 안개 속
한 겹 한 겹 숨죽이며 쌓이는 농밀한 고요.
지워진
병풍바위는
여전히 있는 걸까.
4
하늘과 바다를 훌쩍 건너뛰어
한라산에서 내려온 영혼(靈魂)들 실눈을 뜨고
하얗게
타들어가는
일출봉 분화구여.
♧ 일출봉편지 - 양전형
아아 저, 어둠에 불지른 듯
동녀의 초경인 듯
꽃길인 듯
길 잃은
사람들아
IMF 두고 달려오게
누구든 창백한 얼굴
붉어지게 하겠네
♧ 여기는 일출봉 - 채바다
솟는다
솟는다
해가 솟는다
푸른 가슴 헤치며 해가 솟는다
광명을 열어 가며 타오르는 불기둥
희망의 언어들이 햇살에 눈부시는 곳
사랑의 기쁨들이 온 나라에 퍼지는 곳
아~ 여기가 일출봉이구나
정의와 양심들이 북소리 되어
온 나라가 의에 살고 의에 죽으며
곧고 바른 일로 정진해 가는
그 다짐 목소리 아침 해로 솟는 곳
아 ~ 여기가 일출봉이구나
예지의 이 땅에 용기를 심고
낡은 생각과 갈등을 씻어 가는 곳
그 고운 햇살이 비추이는 곳
넓은 가슴으로 크게 보는 곳
여명이 밝아 오는 아흔아홉 봉
아 ~
여기가 일출봉이구나
♧ 전설 - 일출봉 - 이생진
일어서고 쓰러지는 것을
승부라 하면
바위는 이긴 거고
바다는 진 것인가
백 마리의 맹수가
아흔 아홉의 기암으로
덤벼들 때
그 때마다 바위는
꼿꼿한 승리
백 마리의 맹수는
파죽지세
바다는 그 때마다
뼈아픈 침묵
아흔아홉 개의 기암은
꿀 먹은 벙어리
▲ 시낭송 - 고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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