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국내 나들이

강릉 통일공원과 모래시계

김창집 2008. 8. 14. 00:10

 -- 탐문회 강원남부 답사기(3)

 

   * 통일공원에 전시중인 북한잠수함

 

♧ 추암 대신 간 통일공원


 2월 23일 토요일 맑음. 밤에 회식이 있어 좀 마시고 잤는데, 아침 운동 시간이 늦어버렸다. 아니, 밖으로 나와 보니, 꽁꽁 얼어 골목도 겨우 빠져나올 정도였다. 날이 어두워 제대로 못 본 월정사를 다시 가보자는 생각도 못하고 그대로 출발이다. 또, 아름다운 설경을 볼 수 있다는 진고개로 넘지 못하고 안전을 고려해 다른 길로 돌아가야 했다. 그래도 가끔씩 나타나는 그림 같은 산의 설경을 보며 강원도의 고갯길을 넘어가야 했다.


 그래서 동해시 추암과 해암정은 못 보고 기사와 같이 생각해낸 것이 강릉 통일공원이다.  통일공원은 1996년 9월 18일 북한잠수함을 이용 무장공비 26명이 침투했던 장소에 세운 공원이다. 청정한 동해바다와 해안의 수려한 경관, 해돋이 등 눈요기와 통일, 안보 교육장으로서의 역할과 함께 레저관광의 명소로 각광받게 될 것으로 기대하며 만든 곳이다. 아무래도 겨울바람은 매서운지 공원 옆 동해 바다는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고 있었다.

 

  * 뒤에서 본 북한 잠수함의 모습 


 차에서 내려 표를 끊고 들어가면서 안내 글을 보니, 이곳은 4만2천 평의 터에 들어선 304평의 통일안보전시관과 4천 평의 공간에 설치된 함정전시관으로 이루어졌다. 통일전시관에는 국난 극복사, 6.25 매직 비전, 침투장비 전시, 통일 환경의 변화, 영상실, 정보코너 등의 시설이 있으며, 야외 전시장에는 다양한 육군무기와 공군기를 전시했다 하나 시간 관계상 들리지 못하고 북한잠수함으로 갔다.


 강릉 잠수함 침투사건은 1996년 9월 18일 최초 발견된 후 11월 7일까지 51일간 동해안을 들썩이게 했던 사건이다. 기록에 의하면 작전 병력은 연인원 군 114만 명, 경찰 8만 명, 예비군 28만 명이 동원되었고, 작전 결과 사살 13명, 자체 피살 11명 등 24명 사망의 북한군이 사망했으며, 1명을 생포했다. 아군 피해는 교전 중 7명, 안전사고로 3명(예비군 1명 포함) 등 10명이나 사망했다. 그리고 민간인도 4명이나 죽고, 경제적 손실로는 통행금지 등으로 2천억 원(추정)이나 된다 했다.

 

 * 통일공원 옆의 동해 바다 


 아주 낡은 구형 잠수함은 이런 곳에 어떻게 그렇게 많은 군인들이 타서 작전을 했나 의아할 정도로 좁고 낡아 있었다. 이곳에 있던 소지품과 장착했던 것들은 모두 전시관에 전시했다고 하여, 뒤쪽으로 들어가 한 바퀴 돌아 나왔다. 기념사진을 찍는 틈을 노려 사진을 찍고 씁쓸히 돌아서는데, 눈앞에 산기슭을 따라 등산로가 보인다. 종합훈련장을 같은 야외전시장에는 전차를 비롯해 장갑차, 8인치 견인곡사포, 122㎜ 곡사포 등 대형 전투장비들이 도열해 있다.

 

  *  전시중인 대포

 

 다음은 4천 톤급 해군 퇴역함정이 있는 전북함에 올라갔다. 바닷물에 잠기는 부분이 육상 위로 올려놓아 무척 높다. 국내 최초로 육상에 거치한 함정 안에는 올라오기 전의 해군 전시시설을 그대로 갖추고 있다. 해군이 국민 안보 문화 교육장으로의 재활용 차원에서 강릉시에 무상 대여한 퇴역 함정 전북함은 1999년 10월 25일 진해에서 퇴역함정을 인수해서 이송 후 2000년 2월 함정 개수, 개장 및 전시시설 실시 설계하고 2001년 9월 개관했다.


 퇴역 함정 전북함은 1945년 미국에서 진수된 구축함인데 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 전쟁 등에서 세계 평화 수호 활동을 수행해 왔으며 한국에 인수된 1972년 이래 한국 영해를 지켜오다 1999년 명예롭게 은퇴했으며, 2000년 5월 20일 해상크레인(1800톤 1대, 1500톤 1대) 2대를 이용하여 현 장소에 거치 완료하여 2001년 함정 전시관으로 되살린 것이다.


 통일공원은 인근지역에는 동해바다를 보며 등산을 즐길 수 있는 안보등산로와 패러글라이딩 활공장과 함께 해돋이 명소인 정동진을 끼고 있는데다 인근 심곡에는 동해바다의 거친 파도와 물보라를 직접 맞으면서 드라이브를 할 수 있는 동해안 최고의 해변 드라이브코스인 헌화로가 있다. 이외에도 등명 관광지와 단경골 마을 관리휴양지, 조각공원, 염전, 안인, 등명, 정동진해변 등 관광자원이 풍부하다.

 

 * 정동진 모래시계

 

♧ 정동진 모래시계공원


 통일공원에서 나온 일행은 환선굴로 가는 도중에 정동진에 있는 모래시계공원에 잠시 들렀다. ‘모래시계’라는 드라마를 촬영했던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정동진2리에 선 공원이다. 모래시계는 해시계나 물시계처럼 현재 시각을 알려주는 시계는 아니고, 중력에 의해 떨어지는 모래의 부피에 의해 시간의 경과를 재는 장치다. 그래서 모래시계는 4시간, 2시간, 1시간, 30분짜리 또 배의 속력을 측정하기 위한 28초, 14초짜리 등도 있다.


 모래시계는 19세기경까지 널리 사용되었으며 오늘날에는 달걀을 삶는 시간을 재는데 쓰는 3분짜리도 있다. 이런 모래시계는 일반적으로 8세기 경 프랑스의 성직자 리우트프랑이 고안한 것이라고 한다. 정동진 모래시계공원은 1999년 강릉시와 삼성전자가 새로운 천년을 기념하기 위해 총사업비 12억 8천만 원을 들여 조성했다.

 

  * 정동진 바닷가 


 모래시계공원안의 모래시계는 지름 8.06m, 폭 3.20m, 무게 40톤, 모래무게 8톤으로 세계 최대의 모래시계이며, 시계 속에 있는 모래가 모두 아래로 떨어지는데 걸리는 시간은 꼭 1년이 걸린다. 그러면 다음 해 1월 1일 0시에 반 바퀴 돌려 위아래를 바꿔 새롭게 시작하게 된다. 모래시계를 세운 정동진은 서울 광화문 앞에 있는 도로원표석을 기점으로 정 동쪽에 있는 고을이어서 붙은 이름이다. 그래기 때문에 하지 때는 한반도 제일 동쪽으로 해가 뜨게 되는 것이다.


 이곳에 설치한 모래시계는 허리가 잘록한 호리병박 모양의 유리그릇이 아니다. 그 모습은 둥근데 이것은 시간의 무한성을 상징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또 둥근 것은 동해바다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상징하고, 평행선의 기차레일의 길이인 32m는 영원한 시간의 흐름을 의미한다. 흘러내리는 모래와 쌓이는 모래는 미래와 과거의 단절성이 아닌 영속성을 갖는 시간임을 알린다고 한다.


 그 옆에는 12지상이 서 있는데, 이것은 하루의 시간을 알려 주기 위함이다. 12지상은 간지에서 12지지를 말하는데, 간지는 하늘과 땅의 우주원리를 방위와 시간에 응용했다. 12지는 쥐(子), 소(丑), 호랑이(寅), 토끼(卯), 용(辰), 뱀(巳), 말(午), 양(未), 원숭이(申), 닭(酉), 개(戌), 돼지(亥)등 12짐승을 각각 나타낸다. 옛날에는 하루를 12로 나누어 시간을 재었기 때문에 오늘로 치면 2시간이 한 시간인 셈이다.


 * 정동진 모래시계공원 12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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