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제주어 글

싀상에서 질 코시롱헌 말인디

김창집 2012. 9. 14. 00:16

* 성산읍 온평리 혼인지에서

 

 넘은헤 섣이우까? 어떵사 알아신디 유네스코에서 우리 제주말을 ‘소멸 위기의 언어’로 분류엿젠 연, 가심이 덜칵려아진 때가 이섯수다. 어떤 사름은 그말 들엉 누게신디 는 소린진 몰라도 “제나 잘콴이어. 게메 서월말로 닁끼리멍게덜 당게.” 멍 사름 속 을큰 디다마는 큰일나서마씀, 족은 일은 아닙주.

 

 만이 생각여보문 영뒌건 다 우리가 대움 탓이라마씀. 해방이 뒈연 육지레 내왕게 뒈난, 제주말 씨는 것이 무사 경 촌시루와 베여신디, 서월말 제게 배왕 서월 사름인처록 곡, 그치록 멍 육지서 대 졸업영 왕 선생질멍, 아의덜 제주말 씨는 것이 못 마땅여 베영, 집이서건 교에서건 표준말만 표준말만 강조 것이 요 모냥 요 꼴 아니우까?

 

 나도 고등교 국어선생으로 늙엇수다마는 어디 연구수업 싯젠 영 강 보문, 제주사름은 나토 읏곡 다 서월사름덜이라마씀. 수업당 어떵영 제주말 멧 마디 섞어졍 나오문, 무신 큰 줴지신 것처록 장사신디 호뒈게 지적 당곡, 생덜도 말 당 제주말이라도 멧 마디 튀어나오문 뭇 큰 건 봉근 것처록 라간다 라온다. 주객이 전도뒈어도 그런 꼬락지는 으서십주.

 

 그 시 여름방학 때 어떵연 호남지역에 이신 대교에 1급정교사 연수 간 보난, 강사로 나온 대교수건 강의 받는 선생덜이건, 이거 무신 돗대기시장이 로 으서마씀. 주고받는 말도 말이주마는 강의중이나 질문에 예상 전라도사투리 팍팍 나오는 거라마씀. 요지금도 라디오나 텔레비전 틀어봅서. 연속극이건 코메디건  사투리 천지 아니우까? 전라도 사투리, 경상도 사투리, 충청도 사투리에 이북 사투리도 다 써 먹는디, 무사 제주도 사투린 잘 안 나왐신디 몰라예?

 

 

 문제는 우리 제주도 세(勢)가 너미 족단 보난, 말의 입지(立地)도 족아진 거라마씀. 아니 아예 으서지젠 염서마씀. 우리나라에서 1%베끼 안뒌덴 그치록 내무림 당단 보난, 어디 큰 세력에 붙드고 싶어실 텝주. 우리 군대갈 시엔 무사 경 제주도 사름덜을 내무려신고예? 이젠 제주사름이고렌 문 어떵영 사귀와 보젠 껏더레 왐주마는.

 

 그걸로 보문 말 나가 얼매나 소중 건지 몰라마씀. 말이 사름을 맨들곡 정신을 지배영게 뜰림으신 말 아니우까? 요지금 웨국어 배와주젠 그 어린 것덜 랑 으신 돈에 웨국 강 아방이랑 기러기 멩글멍 야단덜이주마는, 그 보단 집의서 관심 정 제주말 씨멍 배와주곡 사회성 질러주는 것이 그 식 장래에 더 이롭지 아니쿠가? 벨게 어린 때부떠 영어 배왓젠 다 외교관 뒈는 것도 아니곡, 웨국 물 먹언 왓고렌 이디 왕 어중기거찌 둔에 못 부떵 는 아의도 하덴 영게.

 

 우리가 대움영 이 지경지 내친 제주말은 알앙 보문, 우리 섬에 삼보(三寶) 중 나가 아니우까? 잇날부떠 제주섬은 식물, 해양자원, 언어를 보배로 쳐와신디, 요지금엔 연유산에만 정신이 리단 보난, 정말로 중 보물 나 잃어불뻔 지 아니엿수가? 정신적인 유산이 얼매나 중요지 몰란 경덜 는 거라마씀. 혼을 뺏기문 죽은 목심이나 진배 읏수게.

 

 게나제나 이제 이제 이 지경이 뒈여노난 그걸 살리는 일도 쉬운 일은 아니우다. 대가 30년이엔 디, 대가 잇어지질 아니연 그냥 지나가고, 원어민덜도 오래 말을 지 아니연 표준말에 질들여져부난 잊어부러서마씀. 경여도 어떵어떵 멍 제주말 씨는 사름이 으서지기 전이 아내영 조사곡, 우리도 드러 씨멍 잊어분 말 튼내왕 앙 나두곡 멍 말을 불류와 가는 겁주. 집이서도 아이덜신디 역불로 제주말로 이왁고, 교에서도 시간 놩 르치곡 멍….(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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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메 : 그러게(말이야). 손아래 상대방의 의견에 뜻을 같이하거나 동조할 때 쓰는 말.

닁끼리멍 : ‘미끄러지면서’라는 뜻으로, 유창하게 하는 언어구사를 얄미운 투로 빗대는 말.

당게 : 나대더니. (잘난 척)날뛰더니.

을큰다 : 충격이 너무 커서 서운함이나, 애석함 또는 안타까움이 크게 남아 있다.

대움다 : 관심은 있으면서도, 그에 따른 노력은 기울이지 아니하다. 방심하다.

예상 : 예사롭게. 심드렁하게.

껏더레 : 곁으로.

어중기 : 정신이 분명하지 못하고 두루뭉실한 사람이나 좀 모자란 사람을 얕잡아 이르는 말.

둔 : ‘모아 놓은 떼나 무리’란 뜻으로, 주로 소 떼를 가리키는 말.

튼내다 : 잊어버렸던 것을 생각해내다.

불류와 : 불려.

역불로 : 일부러. 짐짓.

 

                                                            *계간 제주의정소식지 2011. 9(제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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