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제주어 글

의성어와 의태어(1)

김창집 2012. 9. 21. 00:26

 * 태풍이 지나간 날 제주 건천에도 물이 시원스레 흐른다.

 

1.

거들락거들락: 거만스럽게 잘난 체하며 자꾸 버릇없이 구는 모양(의태어).

 

“사름이 겸손지 못영, 거들락거들락 는 꼴 좀 보라.”

(사람이 겸손하지 못하고서, 거들먹거리는 꼴 좀 보라.)

 

2.

거랑거랑: 1) 옷이나 천 따위가 너덜너덜하게 걸린 모양(의태어).

              2) 헤어지고 떨어져 너덜너덜한 모양.

 

“가읜 어멍 어서노난 메날 거랑거랑한 옷만 입엉 댕긴다.”

(걔는 어머니가 없어서 만날 너덜너덜한 옷만 입고 다닌다.)

 

 

3.

과랑과랑 : 볕이 쨍쨍 내리 쬐는 모양(의태어). 표준어 ‘쨍쨍’에 대응된다.

‘과랑과랑다’로도 흔히 쓰이며, 더 센말은 ‘콰랑콰랑’이다.

 

“벳이 과랑과랑연 서답 널어시문 잘 르켜.”

(햇볕이 쨍쨍 나서 빨래 널었으면 잘 마르겠다.)  

 

 

4.

괄락괄락: 1) 액체를 급하게 삼킬 때 나는 소리(의성어). 표준어 ‘꿀꺽꿀꺽’에 대응된다.

              2) 구멍 따위를 거침없이 쑤셔대는 모양(의태어). ‘콱콱’과 비슷하다.

 

1) “목 라나신고라 괄락괄락 잘도 드르쌈져.”

(목이 말랐었는지 꿀꺽꿀꺽 잘도 마신다.)

2) “꽉 막아져선게 괄락괄락 쑤시난 씨원게 터전.”

(꽉 막혔었는데 콱콱 쑤시니 시원하게 터졌다.)

   

 

5.

금착금착 : 놀라서 가슴이 깜짝깜짝 내려앉는 모습(의태어). 표준어 ‘철렁철렁’에 대응된다.

 

“그 일만 생각민 이제지금 가심이 금착금착 려앚아.”

(그 일만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철렁철렁 내려앉아.)

 

6.

꾸물락꾸물락: 매우 천천히 자주 움직이는 모양(의태어). 하기 싫어 늑장을 부리는 모양. 표준어 ‘꾸무럭꾸무럭’에 대응된다.

 

“고망우럭ㅌ이 안에서 꾸물락꾸물락지 마랑 재게 나오라.”

(구멍에 사는 우럭처럼 꾸무럭꾸무럭대지 말고 빨리 나오라.)  

 

 

7.

노긋노긋: 힘이 빠지거나 열감기에 오한이 나면서 뼈마디가 쑤시어 잦아드는 모습(의태어). 표준어 ‘나긋나긋’에 대응된다.

 

“비가 오젠 염신디사 몸이 노긋노긋연 죽어지켜.”

(비가 오려는지 몸이 나긋나긋해서 죽겠다.)

 

8

느랏느랏: 1) 힘있고 활발한 것들이 축 처져 움직이는 모양(의태어). 표준어 ‘늘쩡늘쩡’에 대응된다.

              2) 느슨한 태도로 쉬엄쉬엄 느리게 행동하는 모양.

 

“무사, 어디 아파시냐? 죽으레 가는 사름ㅌ이 느랏느랏 걸엄샤?”

(왜, 어디 아팠니? 죽으러 가는 사람같이 늘쩡늘쩡 걷고 있느냐?)  

 

 

9.

대군대군: 말하는 족족 반박하듯 대꾸하는 모양(의태어).

 

“어른신디 대군대군 말대답 는 쪼광.”

(어른한테 자근자근 말대꾸하는 꼬락서니하고는.)

 

10.

대작대작 : 1) 보기 싫게 풀이나 종이 따위가 붙여 있는 모습(의태어). 표준어 ‘닥지닥지/덕지덕지’에 대응된다.

               2) 열매나 꽃 따위가 질서 없이 많이 달린 모습.

 

“자의 보라. 눈콥이 대작대작게 붙었져.”

(저 애 봐라. 눈꼽이 덕지덕지 붙었군.)  

 

 

11.

멘질멘질(멘들멘들, 질) : 거칠지 아니하고 미끄러질 정도로 반드러운 모양(의태어). 표준어 ‘매끈매끈’과 대응된다.

 

“송펜이 손에 붙언 궂엉게, 지름 르난 멘질멘질직기 좋다.”

(송편이 손에 붙어 불편했는데, 참기름 바르니 매끈매끈해서 만지기 좋다.)

 

12

멜록멜록: 혀 같은 것을 자꾸 내밀고 들이밀고 하는 모양(의태어). 메록메록<멜록멜록<멜룩멜룩.

 

“장난으로 세 멜록멜록 엿단 욕들언게.”

(장난으로 혀를 날름날름거리다가 욕 먹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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