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제주어 글

의성어와 의태어(2)

김창집 2012. 9. 25. 00:28

 * 반하

 

13

모록모록: 1) 밥그릇 따위에 밥을 넘칠 정도로 떠 놓은 모양(의태어). <무룩무륵.

    2) 곤장 따위로 사람의 볼기와 같은 데를 세게 치는 모양.

    3) 몸의 여기저기가 포동포동하게 살찐 모양,

 

“모록모록게 거린 곤밥 사발만 먹어시민.”

(가득가득 떠놓은 쌀밥 한 사발만 먹었으면.)

 

14

물락물락: 물건이 딴딴하지 못하여 물렁물렁 한 모양이나 물렁물렁한 음식물을 입에 넣고 되씹는 모양(의태어). 비슷한 말로 물싹물싹, 물랑물랑이 있음.

 

“익어도 안 타부난 웨가 물락물락 다 썩엄십디다.”

(익어도 안 따버리니 참외가 물컹물컹 다 썩고 있었습니다.)

 

15.

박작박작: 1) 가려운 곳을 손가락으로 계속해서 빨리 긁는 모양(의태어).

         2) 많은 사람이 좁은 곳에 모여 매우 어수선하게 자꾸 움직이는 모양.

 

“약장시 완 골목이 박작박작 염서라.”

(약장수가 와서 골목이 북적대고 있더라.)

 

16.

발착발착: 진흙이나 반죽 따위가 물기가 많아 매우 부드럽게 진 느낌(의태어). 질퍽질퍽. 비슷한 말로 ‘빌학빌학’이 있는데, 이것은 물기 많은 진흙을 아무렇게나 밟으며 걷는 모양 또는 그 소리를 말한다.

 

“느네 아, 저 올레 발착발착디 들어산 놀암서라.”

(너의 아들, 저 골목 질퍽질퍽한 데 들어서서 놀고 있더라.)

 

17

버버작작: 1) 제 말만 말이라고 우기는 모양(의태어).

  2) 말을 할 때, 발음이 정확하지 않으면서 시끄럽게 늘어놓는 모양.

    

‘버버버, 버버직직, 버부작작’ 등의 형태로도 쓰인다

“느 혼자 버버작작 지 말앙, 놈의 말도 꼼 들어보라.”

(너 혼자 우기면서 떠들지 말고, 남의 말도 좀 들어봐라.)

 

18

보글락보글락: 1) 속에서 기포가 위로 연거푸 올라오는 모양(의태어) 또는 그 때 나는 소리(의성어).

 

“바당에 빠젼 보글락보글락 복먹는 걸 살련 놔두난.”

(바다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며 물 먹는 걸 살려 두었더니.)

 

19

들랑들랑(들락들락): 애써 견디며 버티려고 이리 틀고 저리 틀며 안간힘을 쓰는 모양(의태어). 표준어로 ‘바동바동’과 비슷하다.

 

“자의 휘지 못들랑들랑 는 거 보난 큰일 남직다.”

(저 아이 헤엄치지 못해 바동바동 하는 것 보니 큰일 날 것 같다.)  

 

 

20

소랑소랑: 가늘고 길쭉한 것이 나란히 놓여 있는 모습(의태어).

지역에 따라 ‘수랑수랑’, ‘소롬소롬’, ‘수름수름’ 등이 쓰인다.

 

“산부인과 빙원에 간 보난, 유리 소곱에 물아기덜이 소랑소랑 누워서라.”

(산부인과 병원에 가서 보니, 유리 속에 유아들이 나란히 누워있더라.)

 

21

실트락실트락: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참아가며 느리게 하는 모양(의태어).

표준어 ‘시위적시위적’과 비슷한 말.

“자읜 부에난 사름ㅌ이 무사 실트락실트락 염시냐?”

(저 애는 화난 사람같이 왜 시위적시위적거리고 있니?)

 

22

심드렁펀펀 : 급한 일이 있거나 말을 하여도 응하지 않고 모른 척 하는 모양(의태어).

 

“자인 뭐렝 욕여도 심드렁펀펀이라.”

(쟤는 뭐라고 욕해도 못들은 척 태연해.)

 

23

그랭이 : 곡식 낟알이 떨어진 채로 수북이 쌓여 있는 모양. 고스란히 불에 타거나 썩어도 뼈나 그 모습이 고대로 남아 있는 모양(의태어). 비슷한 뜻의 ‘오고셍이’가 있는데, 이는 ‘어떤 물건의 본디 그대로 또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거나 조심스럽게’란 뜻을 가지고 있다. 표준어 ‘고스란히’와 비슷하다.

 

“4.3이 끝난 불카분 삼촌네집의 간 보난, 두가시 뻬만 그랭이 남아서라.”

(4.3이 끝나고 불타버린 삼촌집에 가보니, 부부의 뼈만 고스란히 남았더라.)

 

24

앙앙작작: 여럿이 모여서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의성어)나 그 모양(의태어).

표준어의 ‘왁자글왁자글’에 대응된다.

 

“이디 모영 앙앙작작지 말앙, 저 집이덜 가라.”

(여기 모여서 왁자글왁자글하지 말고, 빨리 집에 가라.)

 

25

오물락오물락 : 1) 말을 시원스럽게 하지 않고 입안에서 우물거리는 모양(의태어).

       2) 어떤 것이 물속에 잠기었다 떴다를 되풀이 하는 모양.

           표준어의 ‘오물오물’에 대응된다.

 

“저듸 사름 물에 빠진 거 아니가? 뭣산디 오물락오물락염져.”

(저기 사람이 물에 빠진 것 아닌가? 무언가 오물오물한다.)

 

26

옴막옴막 : 1) 음식물 따위를 입안에 연이어 넣어 먹는 모양(의태어).

    2) 여러 군데가 오목하게 폭 들어간 모양. 표준어 ‘옴폭옴폭’에 대응된다.

 

1) “그 아기 배 고파나신디사, 옴막옴막 잘도 먹엄져.”

(그 아기 배고팠었는지, 쏙쏙 받아 잘도 먹는다.)

2) “누게가 손가락으로 콕콕 찔러샤? 옴막옴막 들어가시녜.”

(누가 손가락으로 콕콕 찔렀나? 옴폭옴폭 들어가버렸네.)

 

27

와랑와랑: 1) 불이 힘차게 타오르는 모양(의태어), 또는 소리(의성어).

      2) 사람이 힘차게 내달리는 모양(의태어).

          표준어 ‘우럭우럭’에 대응된다.

 

1) “낭이 잘 란 와랑와랑 잘도 붙엄져.”

(나무가 잘 말라서 우럭우럭 잘도 붙는다.)

2) “저듸 주연 왐져. 와랑와랑 으라.”

(저기 주인 오고 있다. 더 힘차게 달려라.)

 

28

와당와당 : 여럿이 모여 큰 소리로 다투거나 떠드는 모양(의태어) 또는 그 소리(의성어).

“웃칭 아이덜 안티 강 와당와당 지 말렌 서.”

(위층 아이들에게 가서 큰소리로 떠들거나 다투지 말라고 하세요.)

 

29

왈강달강 : 여러 개의 단단한 물건들이 자꾸 서로 거칠게 닿거나 부딪치는 소리(의성어). 표준어 ‘왈가닥달가닥’에 대응된다. 비슷한 말로 ‘왈그랑달그랑’, ‘왈각달각’이 있다.

 

우녁집이서 밤새낭 왈강달강는 소리에 숨도 못 잣져.

(윗집에서 밤새 왈가닥달가닥하는 소리에 한 숨도 못 잤다.)

 

30

이레착저레착: 마음이나 행동을 하나로 정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움직이는 상태(의태어). 표준어의 ‘갈팡질팡’에 대응된다.

 

“그 사름 는 일성머리가 이레착저레착 믿을 게 못 뒈.”

(그 사람 하는 일솜씨가 갈팡질팡 믿을 게 못 돼.)

 

31

자락자락 : 1) 열매가 많이 매달려 있는 모양(의태어). 비슷한 말로 ‘지랑지랑’, ‘지락지락’이 있다. 표준어로 ‘주렁주렁’에 대응된다.

2) 물을 자꾸 쏟거나 끼얹는 모양. 힘차게 자꾸 밀어내거나 밀치는 모양.(의태어)

 

1) “싱건 3년배끼 안 뒈여신디, 복송개가 자락자락 앗져.”

(심어서 3년밖에 안 되었는데, 복숭아가 주렁주렁 열렸다.)

2) “식겟집 아의가 자락자락 밀리멍 집의 가불렌.”

(제삿집 아이가 마구 밀어대며 집에 가버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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