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절정에 맞는 광복절
아침에 태극기를 달아두고
제민일보 취재 팀과
알밤오름에 다녀왔습니다.
비는 안 왔지만
이제 더위도 한풀 꺾였는지
건물 그늘에만 서 있어도
시원한 바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무궁화를 찍은 것은 7월인데
광복절을 기다려
남겨 두었다 오늘 내보냅니다.
♧ 대한광복 60주년에 - 임영석
나는 대한 독립이라 말하지 않겠다
그냥 대한광복이라 말하겠다
친일행위자가 버젓하게 사는 나라에
부끄럽게 대한독립을 어찌 외치겠는가
독립은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
독립은 부끄러움을 반성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대한광복이라 말 하겠다
광복은 이 땅의 평화다
꽃봉우리에 바람이 들어야
꽃향기가 퍼지 듯
광복을 했을 뿐이다
아직도 우리는
과거를 독립시키지 못했다
親日, 親러, 親美者가 없이
大韓 愛國者가 사는 나라
大韓獨立을 이루어야 한다
월남 이상재 선생과도 같이
단채 신채호 선생과도 같이
의사 안중근과도 같이
열사 유관순과도 같이
대한독립을 외쳐야 한다
그 정신만이 광복에서 독립으로
대한독립을 만들 것이다
♧ 무궁화 - 남원용
봉우리 진 굵은 마디에
수천 년을 담아내고
비 바람에 쓸리고
흰 눈에 가슴 시려도
뚝심으로 지켜온 한마음이여
화려하지 않아도 향기가 없어도
온 나라를 가득 덮을 품이여
응어리진 꽃술 속에
떨어지는 수만 개의 얼굴이
환하게 피어날 때
겨레의 온 함성이 담겨지는
변치 않을 얼굴이여
어느 곳에서도 지지 않을 영혼의 꽃이여
♧ 무궁화 - 정일남
나무의 몸이 할 말이 있어 꽃을 밖으로 내보냈다
한 송이의 꽃이 상징하는 의미가 여러 겹이다
많은 말의 봉오리가 매달려
어제 피었던 아침이
오늘 여전히 날빛으로 피어난다
저것이 유구한 대물림이다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 피흘리며 책임을 다한 뒤에
떨어진 목숨은 제 추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우산 말아접듯 곱게 몸을 오므려 마지막을 장식한다
죽은 뒷모습이 아름다운 혼례 같다
어떤 종말이 저런 흉내 낼 수 있을까
꽃 핀 아침보다 떨어진 고요의 저녁이 눈부시다
가장 약한 존재를 문장처럼 표현하는 것
꽃 피고 꽃 지는 하루가 유정하고 무궁하다
너무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으니까
오늘 해가 떨어져도 내일 다시 필
봉오리의 힘이 터질듯 팽팽하다
♧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 김종제
무궁화꽃 피었습니다
저 꽃이 피어 있을 때까지
나도 이 겨울에는 꼼짝하지 않고
술래가 되어 세상을 지켜보고 있으리
백의(白衣)의 단심(丹心)의
희고 붉은 무궁화꽃으로 피어 있으리
뒤돌아본 눈빛에 걸려 죽은 것들
이어서 피고 따라서 피고
언제나 예대로 새로운 꽃으로 피고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으리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한 겨울 얼음 속에서도 피었습니다
다른 꽃들 추위에 꽃대궁 바들바들 떨며
꽃이파리 바닥에 다 떨어뜨렸는데도
무궁화꽃은 어쩌자고 술래가 되어
저렇게 순정하게 피어 있는가요
저 꽃 필려고 수수만년
동해물과 백두산을 휘돌아왔으니
너희 무궁화꽃 무궁무진 영원토록 살아라
채찍에 얻어맞은 상처가
오히려 빛나는 조선의 대한의 술래가 되어라
발목에 묶인 쇠사슬을 끊어버리고
손목에 묶인 포승줄도 베어버리고
뼈와 뼈 부딪히는 소리도 내면서
살과 살 타오르는 소리도 내면서
신열에 식은 땀도 흘리면서
무궁화꽃 피었습니다
새벽 음지에서 불끈 솟아난 버섯처럼 피었습니다
삼천리 금수강산에 무궁화꽃 피었으니
나, 외로워하거나 부끄러워하지 말아라
너, 함부로 묻거나 대답하지 말아라
저 무궁화꽃 피어있을 이 겨울에도
우리 모두 술래가 되어
눈 크게 뜨고 손 먼 곳까지 내밀어야 하므로
♧ 무궁화 - 양수창
이른 아침부터 신경통(神經痛)골라 가며
머리 정수리에 금침(金針)을 꽂으신 어머니,
수시로 쿡쿡 쑤시는 등허리는에는
굵은 대침(大針)꽂아 놓고
얼굴 한 번 찡그리지 않으신다.
나를 출산(出産)하던 날에도
밭에 나아가 온종일 김매기하며
진통(陳痛)을 온몸으로 견디시더니
집 마루에 포대(포대) 깔아 놓고
혼자 구푸려 아들 낳고
스스로 태를 가르신 어머니,
지금은 집 울타리로 무궁화를 심어
송이송이 피워 놓고
어머니는 신경통을 깊이 앓으신다.
♧ 무궁화 - 박두진
빛의 나라 아침 햇살 꽃으로 핀다.
머나먼 겨레얼의 굽이쳐 온 정기,
밝아라 그 안의 빛살
은은하고 우아한,
하늘 땅이 이 강산에 꽃으로 핀다.
초록 바다 아침 파도 물보라에 젖는다.
동해, 서해, 남해 설램 오대양에 뻗치는,
겨레 우리 넋의 파도 끓는 뜨거움,
바다여 그 겨레 마음 꽃으로 핀다.
무궁화, 무궁화,
낮의 해와 밤의 달
빛의 나라 꿈의 나라 별의 나라
영원한 겨레 우리 꿈의 성좌 끝없는 황홀,
타는 안에 불멸의 넋 꽃으로 핀다.
그 해와 달
별을 걸어 맹세하는 우리들의 사랑,
목숨보다 더 값진 우리들의 자유,
민주, 자주, 균등, 평화의 겨레 인류 꿈,
꽃이여 불멸의 넋 죽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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