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경칩이자 토요일.
오름 9기와 오후에 들불축제에 가보기로 예정되었지만
아침에 일어나 보니,
비가 내리고 또 오후에는 비가 많이 내린다는
예보가 있어 망설이고 있다.
오늘은 또
공교롭게도 9기 회원 자녀의 결혼 잔치가 있어
오후 1시에 만나 축하연에 참가하고 나서
오후 2시에 모여 가자고 하니
이럴 땐 참 난감하기 그지없다.
행사 장소가 오름 들판이고
거기다 산야에 불을 놓는 거다 보니까
비가 오면 행사를 준비한 측에서도
고민이 많으리라 생각된다.
어떻든 1시에 모여
비 날씨가 어느 정도인가를 살핀 다음,
비가 오면 학생문화원에서 열리는
동양란 전시회를 보고 사라봉이라도 오를 것이다.
♧ 경칩 - 靑山 손병흥
입춘 다음 찾아오는 봄의 세 번째 절기이자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이 땅 속에서 깨어나고
초목의 싹들도 돋기 시작한다는 경칩의 유래
천둥소리에 벌레가 놀라 땅에서 나온다고들 해서
놀랄 경(驚)자와 벌레 칩(蟄)자를 써서 사용하는
24절기 중 슬슬 봄나들이를 나서는 세 번째 절기
태양의 황경(黃經)이 345도에 이르는 때인 시기인데다
일명 계칩(啓蟄)이라고도 하는 동지이후 74일째가 되는
양력 3월 6일경부터 춘분 전까지의 음력 이월절(二月節)
♧ 驚蟄경칩 - 김명배
어디를 짚어도
맥박이 온다.
살아 있는 땅
나무를 구르면
하늘을 메우는 숨방울,
들을 구르면
눈높이까지 솟는
공깃돌
위로
날아오르는
숨방울,
아지랑이는 아직
바램보다
키가 작지만
살아 있는 땅,
어디를 짚어도
體溫체온이 온다,
맥박이 온다.
♧ 경칩 - 임영봉
나무 등걸에서 돋는
푸른 내음이야
눈을 감아도
쏟아지는 햇살
가슴을 쪼옥 째고
들려오는
문고리를 잡아다니는
인기척
여보세요
거기, 누구신가요
십리 풀밭
거기, 누구신가요
♧ 경칩 하루 - 운봉 김경렬
봄날에 쟁기 몰고
이랴 들로 나가자
소쩍새 우는 무논
언 땅을 갈아보자
식전에
나올 막걸리
그 맛이 그립다
♧ 경칩 - 김덕성
한풀 꺾였던 햇살
가슴을 활짝 펴고 한 아름 내려주는
그 따사함은 무엇으로 비하랴
봄내음은 온 누리에 품기고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기지개를 펴며 땅위로 나오고
무병무사를 원하는 흙일을 하며
사내들은 농사일로 일손이 바쁘고
아낙들은 장을 담그는
겨우내 미뤘던 일을 시작하는 봄
조상들의 봄을 기다리지 않고
만들어 가는 슬기로운 지혜
복 받은 이 땅에
올해에도
새 희망의 봄이 와
만물이 소생하고
생명력이 약동하는 경칩이 되어라.
♬ The Sound of Silence - Emilian Torr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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