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디카 일기

경칩에 보내는 제비꽃

김창집 2016. 3. 5. 09:30

 

 

오늘은 경칩이자 토요일.

오름 9기와 오후에 들불축제에 가보기로 예정되었지만

아침에 일어나 보니,

비가 내리고 또 오후에는 비가 많이 내린다는

예보가 있어 망설이고 있다.

 

오늘은 또

공교롭게도 9기 회원 자녀의 결혼 잔치가 있어

오후 1시에 만나 축하연에 참가하고 나서

오후 2시에 모여 가자고 하니

이럴 땐 참 난감하기 그지없다.

 

행사 장소가 오름 들판이고

거기다 산야에 불을 놓는 거다 보니까

비가 오면 행사를 준비한 측에서도

고민이 많으리라 생각된다.

 

어떻든 1시에 모여

비 날씨가 어느 정도인가를 살핀 다음,

비가 오면 학생문화원에서 열리는

동양란 전시회를 보고 사라봉이라도 오를 것이다.

 

 

♧ 경칩 - 靑山 손병흥

 

입춘 다음 찾아오는 봄의 세 번째 절기이자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이 땅 속에서 깨어나고

초목의 싹들도 돋기 시작한다는 경칩의 유래

 

천둥소리에 벌레가 놀라 땅에서 나온다고들 해서

놀랄 경(驚)자와 벌레 칩(蟄)자를 써서 사용하는

24절기 중 슬슬 봄나들이를 나서는 세 번째 절기

 

태양의 황경(黃經)이 345도에 이르는 때인 시기인데다

일명 계칩(啓蟄)이라고도 하는 동지이후 74일째가 되는

양력 3월 6일경부터 춘분 전까지의 음력 이월절(二月節)

   

 

♧ 驚蟄경칩 - 김명배

 

어디를 짚어도

맥박이 온다.

 

살아 있는 땅

 

나무를 구르면

하늘을 메우는 숨방울,

 

들을 구르면

눈높이까지 솟는

공깃돌

위로

 

날아오르는

숨방울,

 

아지랑이는 아직

바램보다

키가 작지만

 

살아 있는 땅,

 

어디를 짚어도

體溫체온이 온다,

맥박이 온다.

   

 

♧ 경칩 - 임영봉

 

나무 등걸에서 돋는

푸른 내음이야

눈을 감아도

쏟아지는 햇살

가슴을 쪼옥 째고

들려오는

문고리를 잡아다니는

인기척

여보세요

거기, 누구신가요

십리 풀밭

거기, 누구신가요  

 

 

♧ 경칩 하루 - 운봉 김경렬

 

봄날에 쟁기 몰고

이랴 들로 나가자

 

소쩍새 우는 무논

언 땅을 갈아보자

 

식전에

나올 막걸리

그 맛이 그립다

   

 

♧ 경칩 - 김덕성

 

한풀 꺾였던 햇살

가슴을 활짝 펴고 한 아름 내려주는

그 따사함은 무엇으로 비하랴

봄내음은 온 누리에 품기고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기지개를 펴며 땅위로 나오고

무병무사를 원하는 흙일을 하며

사내들은 농사일로 일손이 바쁘고

아낙들은 장을 담그는

겨우내 미뤘던 일을 시작하는 봄

조상들의 봄을 기다리지 않고

만들어 가는 슬기로운 지혜

복 받은 이 땅에

올해에도

새 희망의 봄이 와

만물이 소생하고

생명력이 약동하는 경칩이 되어라.

 

 

♬ The Sound of Silence - Emilian Torri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