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국내 나들이

세 번째 오른 남해 금산

김창집 2016. 4. 15. 23:56

 

두 번을 가도 정상에서

안개밖에 볼 수 없었던 남해 금산

이번 3월말 세 번째 오른 금산 정상에서

미세먼지 때문에 조금 흐릿하기는 하지만

남해의 섬들을 조망할 수 있었다.

그리고 때맞춰 갔기 때문에

제주에서 볼 수 없는 얼레지꽃까지 보았다.

 

그리고 내려와서 들렀던

다랭이논을 나서며

아름다운 석양과 만났고,

독일마을과 편백휴양림 등

아름다운 섬을 즐길 수 있었다.

 

 

♧ 남해금산에서 섬을 밀다 - 이춘하

 

남해금산, 장군바위 위에 올라앉아

장엄과 파계의 허물어지는 경계를 보다

 

붉은 덩어리로 솟아오르는 장엄과 뿌리조차 내리지 못하고 원혼처럼 떠도는,

몇 몇 익명의 섬들 사이에 끼어 있는 어린 섬 하나 끌어내어 슬쩍 밀어본다

가·볍·다

 

해수관음보살 살포시 미소짓는 그 발치 어디쯤에서 파계하고 싶다

 

남해금산에서 섬을 밀다

 

 

 

♧ 남해에서 - 최원정

 

오후 햇살이 부서지는

남해 바다에서

꼬막처럼 떠 있는 작은 섬을 보노라니

명치끝부터 차 오르는

뻐근한 그리움이

밀물처럼 몰려들어

알알이 염주알로 꿰차면

생강나무 봄길 열고

보리암으로 법문 들으러 오라 하네

해수관음상 앞

작은 새 한 마리

쪼로롱쪼로롱

독경 소리에

백팔 염주알은

바람에 흩어지고  

 

 

♧ 남해 금산 - 제산 김대식

 

남해 금산으로 가보라

많은 불자가 찾는

보리암이 있는 곳

한려수도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길에서

솔밭길을 오르지

그리 높지 않은 곳에

아름다운 암봉들이 솟아 있고

그곳엔 이상한 쌍굴이 있지.

어릴 적 읽었던 보물섬의

해골의 눈처럼 생긴 굴

밖에서 보나 안에서 보나

기이하게 생긴 굴이 있지

고동 속 같은 굴속에서 보는 산과 바다

그것 또한 절경이지

산 위에는 봉화대 자리하고

뚱뚱한 사람은 통과할 수 없는 바위가

산 위에 있는 곳

크고 작은 섬들과

산과 절이 어우러지는 곳

전설도 산만큼이나 아름다운 곳

엉덩이 닮은 바위도 산 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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