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국내 나들이

가야산 정상 주변 풍경

김창집 2016. 6. 17. 00:16




해인사 가는 길 - 박정순

     -- 12


가야산 깊은 골에

떠도는 흰구름

가는 곳을 알 수 없어 서성이고 섰다

 

언제부턴가

개울가에 잠겨 있는 돌은

면벽참선에 들어가고

그 물위로 떠다니는 낙화

이정표 없이도

잘도 흘러간다

앞서 걸어갔던 님의 말씀

한물결 일으켜 만물결 일어남은

또 뭘까

급하게 달려온 메아리

알려주지 않음은 매한가지

이 몸 뉠 곳은

한 줌 흙인 것을

나도 업 쌓으면

내생(來生)엔 좀 나은 모습될까

 

가야산에 가면

궁금한 생각마저 누될 것 같은데

어디선가 허허 하는 님의 웃음소리

        

 

 

가야산에 올라서 - 김영자


햇살 속에 서 있는 나뭇잎

사각사각 넓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서산 가야산에 오르다가

나뭇잎 수만큼의 웃음을 보았다.

 

가야산 정상

살아온 깊이가 다른 만큼

서로 다른 웃음의 깊이를 내려놓으며

맑은 바람에 푸는 순간

웃음의 깊이가 같아지는 걸 보았다.

 

웃음의 깊이와

걸어온 길의 깊이

바람이 되어

수평으로 이동하는 걸 보았다.

    

 

 

대가야의 달밤 - 이소연

 

지금은 하늘에 등을 켜는 시간,

누굴 태우고 왔는지

멀고 먼 시간의 경계를 넘어

보름달 여객선 한 척 도착했다

밤하늘 건너오는 일 어땠을까

 

청동거울에 비치는 가야산 줄기타고

천년을 탄주하는 산맥들

쟁쟁한 울림 속에

봉분마다 푸른 사원 하나씩 들여놓고

가야금 12현에 눈물을 실어

12가야 왕국, 잊혀진 왕들의 이름을 불러주리라

 

하늘 고요에 귀를 씻고

산조가락으로 휘도는 음률 따라

정정골은 온통 등꽃 환한 하림궁이 된다

 

우륵이 달을 타고 밤을 건너간 후에도

내 하늘엔 새벽을 길어올릴 두레박 하나

둥실,

돛배처럼 떠 있다.


 

 

가야산 예찬 - 靑山 손병흥


힘들게 가장 높은 곳인 정상에 올랐어도

가장 낮은 자세를 지니라는 의미가 깃든

산등성 만물상 바위들의 협주곡이 울리는

국립공원 가야산의 진면목 칠불봉을 지나

소의 머릴 닮은 우두봉의 작은 샘을 거쳐

신비의 보물들을 가득 안고 있는 천하명산

 

능선에 이어진 기이한 암석들의 풍광처럼

단풍 물든 홍류동 계곡 따라가는 하산 길

경쾌한 물소리 들리는 수평탐방로 소리길

자연의 힘 지혜와 생태 엿볼 수 있는 그곳

 

사람 말을 지척에서 분간하기 어려울정도로

그저 귀조차도 먹을 정도라는 농산정의 정취

옛날 주민들 삶의 터전이었다던 물레방아에다

철따라 새로움을 선사해주는 자연 힐링 휴식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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