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국내 나들이

다시 무등산으로 향하며

김창집 2016. 11. 8. 23:11


우리 오름길라잡이 9기 모임에서는

무등산에 오르기 위해

119일 수요일 아침 810분에

광주행 비행기를 탄다.

 

개인적으로는

20101024

이 산에 올랐을 때,

비가 오고 추워서

서석대를 못 보고 온 것이 한이 되어

내일은 어떻게 하든지

다시 그쪽을 거칠 예정이다.

 

무등산無等山

총면적 75.425로 광주와 전남에 위치해 있으며,

최고봉 천왕봉(1,187m) 일대는

천연기념물 제465호 주상절리대가 넓게 분포,

경관자원 61개소, 멸종위기종 8, 천연기념물 8종 등

2,296종의 동식물 서식, 보물 2,

지방유형문화재 7점 등 지정문화재 17점이 있어

1972년 도립공원, 2013년 국립공원 제21호 지정,

2014년 국가지질공원 인증되었고,

현재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추진 중이다.

                                   (2015년 한국관광 100선에서)

 

10일은 내장산 단풍을 보고 올 예정인데

사진은 2010년에 찍은 무등산 풍경이다.

 

 

 

, 무등산 - 김영천 

 

무슨 꿈이 그리 빛나는가

휘휘 둘러보니

혼자 솟아 일등하면 무엇하냐고

멧방석만하게 오지랖 펴놓고

도리도리 앉았구나

 

더러는 이나 비애를 말하지만

우린 서로의 가슴을 향해

천방지방 길을 내며

더불어 흐르며

그 조촐한 마음들이

지금은 우루루 억새되어 피었느니

두런두런거리며

함께 흔들리며

너와 내가 또 어느새 하나가 되었느니

 

평등보다 더 낮은 무등의 바람으로

아아, 싱그러워라

비워 둔 그대 가슴엔 또 무엇을 기르시는가

늦은 것들은 골마다 발을 담그고

더러 어둠을 씻는다

 

 

무등산 - 신순균    


무등산

너는 광주를 가슴에 안고

큰 꿈과 소망을 잉태하기 위해

기나긴 세월 속에

무거운 침묵을 지키고 있다

 

입석대

서석대의 정취 대문에

인간의 발길이 여기에 이르렀고

바람도 쉬어가고

구름도 머물다 간다

 

너릿재 바람재

너덜겅 지나 토끼등에 이르고

이 길 오고 가는 사람들

가슴 속에 묻어둔 숱한 대화를

마주치는 사람마다 눈빛으로 대신한다

 

빛고을 광주

한 많은 사연들을

무등산에 묻어 두고

새 역사 창조와 찬란한 내일을 위해

새로운 삶의 의지가 꿈틀 거리고 있다

 

 

 

무등연가(無等戀歌) - 김재흔金在欣

 

무등산은

南道사람들의 가슴을 닮아서

항상 아픔을 안으로만 안고 있다.

 

곱게 접은 살 한 점 저미어내며

비어 있는 속마음을 어쩌지 못하고

손때 묻은 청잣빛을 닮고 싶어서

허물을 홀랑 벗고 하늘을 이고 산다.

 

무등산은

무엇인가 기다려지는 아쉬움에

미련의 길다란 그림잘 늘어뜨리고

총총하게 떠 있는 별들을 불러 모아

산새들의 울음까지 달빛으로 덮어준다.

 

! 무등산은

南道사람들의 얼굴을 닮아서

언제나 반쯤은 취한 모습을 하고

풀어헤친 가슴으로 연가를 부르고 있다.

     

 

광주에서 - 김승동


무등산은 모르고 있었다

해가 지는 것도

여기저기 모여선 갈대들의 웅성거림도

굽은 길에 비켜선 은행나무

조금씩 마음이 변해 가는 것도

모르는 것 같았다

 

산자락에 묻어둔 아픔이

하나 둘 불빛 되어 타오르고

거리에 터미널에 술집에

폭죽처럼 터지는 웃음소리에도

무등산은 말이 없었다

 

가장 아름다운 빛과

가장 뜨거운 강물이 만나

푸른 아침을 꿈꾸는 자정에도

쏟아진 별들이 옷을 갈아입는 새벽에도

무등산은 모르고 있었다

 

눈부신 태양을 품고 있는 것도

세상에서 제일 가슴이 넓다는 것도

 

 

 

월말 - 황학주

 

어머니 앞에 말라깽이 사랑이 달그락거리는 도시락을 내놓고

가만히 무릎을 꿇는다

가랑비가 날리고 싼 월세방이 나오지 않는 동짓달.

 

돈을 벌어 가뿟하게, 전기를 일으키듯 자릿하게 공경해 모시고

모란꽃 창 몇 개 걸린 자리 국물이 기름진 저녁이 김을 내면 어머니,

얘야.

.

 

염료가 더러운 하늘 모퉁이 사진관 입구

어린 여학생으로 서서 기다리던 민병대원이 일자무식인지

남편이 될는지 어떻게 알 수 있었겠어요.

갑자기 찾아온 남자를 밥상머리에 앉힌 뒤로

피아노는 깨어지고 오동잎은 지던

그 날의 가랑비가 이 같았나요.

 

얘야.

.

 

밥알같이 자식을 물어다 사람을 만드신 무등산

붉은 흙 근방에서 이사해 어디로 가야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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