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국내 나들이

다시 찾은 고흥 팔영산

김창집 2017. 5. 18. 13:13


* 2017년 5월16일 화요일 맑음


다시 팔영산에 올랐습니다.

신록의 5

보이는 것마다 연한

나뭇잎의 대합창 소리를 들었습니다.

 

대륙에서 시원하여 고흥반도로 이어진

백두대간의 푸른 줄기

약간은 흐리지만

섬을 띄운 바다 풍경들.

 

이번에는 아무런 생각도 없이

나에게 주어진 건강과 여유에 감사하며

마음껏 하루를 즐겼습니다.

 

새롭게 확장되는 마음속의 지도에

주변의 소록도와 거금도

내나로도와 외나로도의 정확한 위치를 새기고,

가서 확인했습니다.

 

우선 사진

앞에서 몇 컷을 떴습니다.

 

 

 

팔영산 - 제산 김 대식

 

백두에서 뻗어온 산맥이

소백산맥을 거쳐

한반도 남쪽 땅끝

이곳 고흥반도에 닿았다.

 

바다의 섬들이 아기자기 정다운 곳

팔 봉의 기암들은 바다를 아래 두고

멀리 대마도를 굽어본다.

 

능가사에 들러 합장하고

숲 우거진 산길 따라 시원스런 등산길

흔들바위 흔들어보고

심호흡 한번 한다.

 

가파른 등산길 시원한 조망

호수 같은 다도해 정겨운 작은 섬들

널따란 간척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일 봉에서 팔 봉까지 빼어난 암릉

봉마다 제각각 이름도 재미있다.

험한 암릉 쇠줄 타고

엉금엉금 기어올라

바다를 내려다보고

대롱대롱 내려와서

암봉을 올려다보고

아름다움에 감탄한다.

 

 

 

5월의 산 - 권오범

 

나목들 오금이 쑤시도록 쏘삭거려

천지사방 꽃불 질러 놓고

연둣빛으로 은근하게 수채화 그리다

손 씻고 떠난 춘삼월

 

세월을 멋스럽게 짊어진 낙락장송들이

가슴에 나이테 하나씩 더 그리려고

발기한 우듬지마다 노리끼리하게

오르가슴을 토하고 있다

 

미물들마저 때를 알아 살판났는데

내 어찌 담배연기로 벽지가 절도록

빤질대는 언어들과 겯고틀고 앉아

쓸데없이 티격태격 했을까

 

아카시아들마저 만리장성 쌓아

싱그러운 그늘엔 백설이 분분하고

명지바람이 혼몽하게 목덜미에 입맞춤해주는

이 환장할 녹수청산 놔두고서 


 

  


여름 산을 바라보고 있으면 - 이향아


여름 산을 바라보고 있으면

죽는다는 것이

하나도 무섭지 않다.

죽는다는 것은

호사스런 저 산자락을 베고 눕는 일

갈증에 울먹이던 저잣거리

두 발목 잡아 끄는 수렁을 지나

연기처럼 구둘장을 벗어나는 일

연기처럼 긴 머리채 헤뜨리고서

벙어리 저 들녘을 내려다 보는 일

삐비새 원추리꽃 훨훨한 구름

비로소 나도

무념의 한 칸 마루 정자를 짓는 일

멀리 여름산

고매한 눈길을 쫓아가노라면

죽는다는 것이

하나도 두렵지 않다.

 

 

오월 산자락 - 권경업


멀리서도

층층나무 꽃내음과

노랗게 들리는 방울새 소리

다가앉으면 아늑한

! 연둣빛 연분홍 그리움의

한 폭 수채화 같은 이여

 

오늘은 그 산자락에 안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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