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4월 21일 토요일 맑음
홍콩에서 12시간을 날아 7시간의 시차를 극복하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요하네스버그 국제공항에 도착한 우리는 숨을 돌릴 새도 없이 입국수속을 마치고, 짐바브웨 빅토리아폴스 국제공항으로 가기 위해 10시 50분에 출발하는 비행기에 오른다.
낮이라 비행기 창 너머 구름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아프리카 땅의 모습은 황무지 같다. 가끔 검게 보이는 것은 가시덩굴일 테지만 길만 곧게 보일 뿐 푸른 기운은 없어 보인다. 1시간 30분이 되어 10분 후에 착륙을 알릴 즈음에라야 우거진 나무와 강이 보인다.
♧ 짐바브웨 빅토리아폴스
처음 발길을 내딛는 짐바브웨공화국은 영연방의 하나로 면적 39만 757㎢에 인구는 1천 5백만(2016년 현재)정도이고, 수도는 하라레다. 인구 구성은 쇼나족 82%, 멘데벨족 14%와 유럽인 1%, 아시아인 1%로 영어를 공용어로 토착어인 치쇼나어, 멘데벨어도 쓰인다고 나와 있다. 종교는 토착종교가 24%이며, 기독교 25%, 그밖에 이슬람교와 힌두교 등도 있다.
우리가 내린 빅토리아폴스는 짐바브웨 북서부 북마타벨랜드 주에 속하는 잠베지 강 남쪽 기슭 인구 약 4만의 작은 도시이다. 강을 사이에 두고 잠비아의 마람바와 마주하고 있는데, 요즘 들어 빅토리아 폭포를 보기 위해 오가는 관광요지가 되었다. 처음 1898년 황게 탄광지대를 발견한 앨버트 저장고와 움막을 지으면서 사람이 살기 시작하였다 하며, 1905년 폭포 바로 아래에 철교를 세우면서 행정구역이 되어 호텔 등의 시설이 들어서기 시작했단다.
♧ 임시비자를 받급 받아 입국
공항에는 작은 여객기 1대가 서있는 것이 보이고, 폭포 위를 나는 몇 대의 헬기도 보인다. 임시 비자를 받기 위해 발급신청서와 미화 50불 들고 한참을 기다린 끝에 그곳을 통과할 수 있었다. 우리처럼 대단위 여행객은 없는 듯 중형버스나 중형차에 가방을 싣는 트레일러를 달고 다닌다. 2대의 차에 나눠 탄 우리는 폭포 입구로 향했다. 얼마 안가 마을이 나타나고 차를 세우자 대기하고 있던 원주민들이 북과 악기를 두드리며 민속춤을 추며 맞는다.
♧ 세계 3대 폭포의 하나
입구 주변은 토산품을 파는 가게가 늘어서 있다. 대부분이 목각으로 만든 동물들과 원주민의 모습, 그리고 아프리카 특유의 디자인과 색을 입힌 그릇도 있다. 물보라에 옷이 젖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비닐 비옷을 하나씩 지급 받은 우리는 민속촌을 지나 폭포로 향했다. 이어 천둥치듯 요란한 폭포소리가 우리를 긴장시켰다.
북아메리카의 나이아가라, 남아메리카의 이과수와 함께 세계 3대폭포로 불리는 빅토리아 폭포는 처음 이곳을 알린 영국 탐험가 데이비드 리빙스턴이 모국 빅토리아 여왕의 이름을 따서 붙인 것이다. 절벽 위에서 최대 108m의 낙차를 이루며 떨어진다는데, 연평균 물의 유입량은 935㎥/sec로 나와 있다.
이곳 칼롤로로지 족(族)이 ‘천둥치는 연기’라고 불렀듯 자세히 들으면 마을에서도 들리고, 바람이 불면 물보라가 비처럼 멀리 날린다. 아는 나무, 꽃과 인사를 나무며 2폭포 관람지점에 이르렀는데, 우리를 환영하듯 커다란 무지개가 걸려 있어 그를 배경으로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 잠비아에서의 나머지 폭포를 기대하며
짐바브웨에서 잠비아 국경까지 가면서 14포인트에서 폭포를 구경했는데, 어떤 곳에서는 물보라 때문에 정작 폭포를 볼 수 없는 곳도 있었고, 비옷을 입었지만 옷은 물론 신발까지 몽땅 젖고서야 되돌아올 수 있었다. 사진작가 모 선생님은 건기에 와야 폭포를 제대로 보고 찍을 수 있겠다고 했으나, 물줄기가 시원치 못한 폭포를 보느니, 나는 차라리 옷이 젖고 간헐적으로 드러나는 폭포지만 엄청난 물을 대하는 재미 또한 쏠쏠하였다.
나무 사이로 드러난 맑은 하늘에 흐르는 구름을 보기도 하며 돌아와 민속촌에서 음료수를 마시는데, 그곳에 놓아기르는 듯 멧돼지 몇 마리가 슬슬 다가와 같이 노닐고, 마시다 잠시 놓아둔 콜라 캔으로 날아드는 벌을 보며, 저녁에 있을 잠베지강 상류에서의 선셋크루즈 관광과 이틀 후에 있을 잠비아에서의 나머지 빅토리아 폭포를 기대하면서 민속촌에서 나왔다.
♧ 폭포 - 오세영
흐르는 물도 때로는
스스로 깨지기를 바란다.
까마득한 낭떠러지 끝에서
처연하게
자신을 던지는 그 절망,
사람들은 거기서 무지개를 보지만
내가 만드는 것은 정작
바닥 모를 수심이다.
굽이치는 소沼처럼
깨지지 않고서는
마음 또한 깊어질 수 없다.
봄날
진달래, 산벚꽃의 소매를 뿌리치고
끝 모를 나락으로
의연하게 뛰어내리는 너
폭포의 투신.
♧ 오르가슴 1 - 명서영
-폭포
가장 높은 곳에서
너와 함께 했던 짜릿한 순간
하늘까지 닿을 듯한
그 절정은 참으로 짧았다
자지러지며 산을 울린 신음소리
퉁겨져 솟구치다가
가물가물 바닥, 밑바닥까지
떨어지고 말은 나는
꿈처럼 아득한 저 높은 곳
아물아물 정신을 가다듬고 일어선다
너는 뒤에서 윙윙 나를 부르지만
사랑은 단 한번이라
프로바람은 머물지 않는 법
너와 함께 하는 비상을
다시 꿈꾸지 않는다
나는 강으로 바다로 더 넓은 곳을 향하여
유유히 돌아서 흐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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