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해외 나들이

시코쿠 가족여행(1)

김창집 2018. 1. 11. 13:23


# 일본 4개 섬의 하나인 시코쿠[Shikoku, 四國]

 

  일본은 위도 상으로 오키나와에서부터 홋카이도까지 느슨하게 펼쳐져 있어 여러 가지 기후와 생태를 보이는 나라이다. 여러 차례 여행을 다녀왔지만 무궁무진한 매력을 감추고 있다.

  이번 여행 간 곳은 시코쿠[Shikoku, 四國]. 일본열도를 이루는 네 개의 큰섬 중 가장 작은 곳으로, 혼슈[本州] 서쪽자락 남쪽으로 세토나이카이[瀨戶內海]를 끼고 자리 잡아 서쪽으로 큐슈[九州]와 마주보고 있다. 그리고 남쪽은 태평양이 펼쳐지고, 동쪽 역시 혼슈의 오사카[大阪]나 고베[神戶]와 아와시마[淡路島]를 끼고 마주 보고 있는 위치다.


  ‘4개의 나라(四國)’라는 말은 카가와[香川], 도쿠시마[德島], 고치[高知], 에히메[愛媛] 4현이 모여 있는 섬이라는 뜻이다. 다른 곳보다 덜 개발된 곳으로 일본인들은 진정한 휴식을 원할 때 떠나는 마음의 고향으로 유명하다.


  ‘시코쿠 관광 공식 홈페이지에는 이렇게 소개되어 있다. 온화한 기후와 지역적 특색을 담은 다양한 향토 음식을 즐길 수 있음은 물론 다양한 이벤트와 축제가 열린다. 또한 사누키 우동과 예술의 섬 나오시마로 유명한 카가와현, 바다 신을 받드는 고토히라 궁,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온천이자 수천 년의 역사를 가진 도고온천과 도쿠시마 100만 여름 축제 아와오도리’, 고치의 여름 축제 요사코이 축제와 함께 일본 최대의 규모를 자랑하는 고치현의 노천시장 니치요 시장등 볼거리로 넘쳐나는 곳이다. 또한 동양의 산티아고로 불리는 1200년 역사의 성지 순례길 오헨로가 있어 세계 각국의 순례자들이 몰려오는 곳이기도 하다.

 


# 아이들이 마련한 여행

 

  이번 여행은 아이들이 내 7순 기념으로 마련한 것. 집사람을 비롯하여 세 딸과 사위, 손자가 참여했는데, 막내인 아들은 가게를 비울 수 없어 같이 못해 아쉬웠다. 3() 오후에 출발하여 서울에서 함께 저녁을 먹고 두 딸의 집에 나눠 잤다가, 4() 아침 일찍 서울역 공항철도 역사 지하2층에 마련된 공항 터미널로 모였다. 서울역 도심공항 터미널은 공항철도 직통열차 개통과 함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는 승객들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곳으로 반드시 공항철도를 이용해야 하지만, 출국 수속을 미리 하며 짐을 부칠 수 있어 아주 편리했다.

 


 이번 여행은 지난 돌을 갓 지난 손자 녀석(윤우)이 동행해 힘들었지만, 모든 행동의 구심점으로 마스코트 역할을 해 가족이 하나로 뭉치는데 큰 힘이 되었고, 큰딸이 가이드 역할, 작은 사위가 렌터카를 운행해 적은 비용에 편리한 여행을 하였다.


      

# 마쓰야마공항에서

   

 

  마쓰야마공항은 바로 옆 큐슈의 후쿠오카공항이나 오사카 같은 곳 등 일본 내 많은 공항과 연결되어 있으며, 국제선에는 인천공항에서 제주항공이 주 3(, , ), 상해공항에서 동방항공이 주 2(, ) 운항된다. 사진은 공항 입구의 도자기로 만든 탑이다. 


  인천공항의 사정 때문에 얼마간 시간이 지연되어 좀 지루했으나 까다롭지 않게 수속을 끝내고, 8인승 차를 빌어 직접 운행하며 다녔다. 작은사위가 국제면허증을 갖고 있어서 운전대를 잡았으나, 운전석이 조수석과 방향이 바뀐 관계로 한동안은 더듬었으나 곧 익히면서 시내에 있는 호텔로 가서 여장을 풀었다.



* 여기서부터는 마츠야마 성(松山城) 사진들



# 마츠야마 성 관람

 

  마츠야마 성(松山城)은 마츠야마의 상징으로 벚꽃 명소로도 유명한 곳이다. 시내 중심부인 해발 132m의 가쓰마야산 정상에 높이 세워져 있어 시내 웬만한 곳에서는 다 볼 수 있다. 1627년에 완성되었다고 하며, 에도시대(1603~1867) 이전에 지어진 일본 성곽 중 천수각(天守閣)이 남아 있는 12성 중의 하나다. 성문을 비롯한 21채의 건물이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걸어 올라가는 길이 있으나 혼마루 광장에서 성 입구까지 로프웨이와 리프트로 갈 수 있어 관광객들은 보통 그걸 이용한다. 일본 어느 성을 가 봐도 오래된 곳이라 나무와 정원이 잘 가꾸어져 있어 주민들의 휴식처로 공원처럼 이용하고 있었다

  

  이 성은 연곽식(連郭式) 구조의 평산성(平山城)으로 근세의 성 중에서 상당히 독특한 나와바리 구조로 유명하다. 기록을 보면 ‘1602, 세키가하라 전투 후 영지로 받은 곳에 카토 요시아키가 막부의 허가를 얻어 성을 쌓기 시작하여, 5층 텐슈를 쌓았지만 완공을 보지 못하고 아이즈로 전봉되었는데, 그 후임인 가모 타다토모(蒲生忠知)가 니노마루를 완공시켰다. 그러나 얼마 못가 죽자 가모 가문의 후임인 마츠다이라 가문의 사다유키(松平定行)가 완성시켰다.’고 되어 있다.


  그 후 여러 차례의 건물소실과 재건, 시민들을 위한 로프웨이 설치 등을 거쳐 지금에 이르고 이르는데, 나무가 울창한 길을 걸어 올라가니, 성에 이르기 전 좀 너른 터전에도 벚나무, 녹나무, 대나무를 심어 놓았고, 오래 된 나무에는 이끼와 일엽초 등이 돋아났다. 성으로 올라 여러 방어시설과 칼이나 투구 같은 전시물을 보며 올라가니 제일 위층에서 시내 곳곳의 경치를 두루 돌아볼 수 있어 과거 성의 기능을 짐작할 수 있었다.



* 여기서부터는 우치코의 고쇼지(고창사) 사진



# 우치코의 고쇼지

 

  아침을 먹고 우치코[內子]에 다녀왔다. 마쓰야마에서 남쪽으로 약 40km 떨어져 있는 작은 마을 우치코는 에도시대와 메이지시대의 전통가옥과 옛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어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떠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마쓰야마 시내를 벗어나 고속화도로로 여러 차례의 긴 터널을 통과하며, 구름 속에 언뜻언뜻 비치는 산야와 삼나무와 자연림이 섞인 숲을 보며 2시간여를 달려 우치코에 이르렀다.


  먼저 찾은 곳은 고쇼지[高昌寺]. 앞에 따로 자리를 마련하여 커다란 와불을 모셨다. 와불은 대리석으로 아주 크게 만들어 涅槃殿(열반전)’이란 현판을 단 집 안에 모셔졌고, 그 앞에 좀 떨어져 시주하고 기원하는 단을 마련했다. 그 전에 모셔졌던 것인 듯 작은 와불도 옆에 있고, 오른쪽에 시주한 분들의 이름과 금액을 적은 빗돌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고쇼지는 護國山 高昌寺란 표지석에서 계단으로 오르게 되었는데, 우리나라 식 일주문이나 인왕문 같은 장치는 없고, 그냥 문을 세워놓은 형태였다. 그렇지만 이 절은 스님이 안 보여 우치코 마을처럼 한적했고, 450년 역사를 자랑하는 절답게 고색이 창연하다. 봄에는 벚꽃, 가을에는 단풍 등 잘 가꾸어진 환경이 자랑이다. 우리로 치면 대웅보전이 위치할 제일 위쪽에 산신을 모셨는지 護國山(호국산)’이란 현판을 달았다. 절어서 나오다가 나무 가지에 걸린 겨우살이를 보았다.



* 여기서부터는 우치코 시모하가 저택에서 점심 장면들



# 시모하가 저택에서 점심

 

  한적하고 고즈넉한 동네를 걸으면서 신사도 보았고, 마침 점심때가 되어 가이드북 내일은 시코쿠에 소개된 시모하가(下芳我邸) 저택으로 들어갔다. 메밀국수를 맛볼 수 있는 전통 민가다. 목랍을 판매하던 사모하가 일가의 상가 겸 민가를 개조해서 만든 집으로, 지어진지 140년이 되었단다. 그래서인지 집 안쪽에 서있는 커다란 매화나무 고목엔 이끼와 일엽초가 무성하고, 엄청나게 큰 목서나무가 서있었으며, 특이한 동백 등 잘 꾸며 놓았다.


  상냥하고 높은 톤의 아줌마가 해주는 서빙을 받으며, 여러 종류의 소바(메밀국수)를 시켰는데, 맷돌에 직접 갈아 만든 면발이 부드럽고 맛이 깔끔했다. 꽃병에 꽂아놓은 겨울딸기도 특이했고, 소반마다 작은 꽃병에 광대나물꽃, 개망초꽃, 줄사철 열매 같은 걸 꽃아 내놓는 세심한 배려도 잊지 않는다. 신선한 채소로 만든 반찬과 튀김, 생선 등이 그릇에 정갈하게 담겨 나오는 노아소비벤토다.


  1층은 식당 2층에는 갤러리인데, 식사가 끝날 무렵에 관장이 직접 와서 무료이니 한 번 들러보라고 권유를 해서 올라갔더니, 우리 같으면 한지 공예와 비슷한 형태의 것도 있고, 작고 예쁜 소품들이 있어 관광 기념품으로도 손색이 없고, 집안의 소도구가 될 만한 것 등 섬세하게 만들어진 작품들이 그득하다.


  밖으로 나와 골목길도 걸어보고, 신사에도 들어가 보았는데, 제주도와 위도가 비슷한 지역이어서 나무나 식물들이 거의 눈에 익은 것들이다. 한쪽 골목을 보았더니, 한글로 화장실이라 적힌 곳이 있어 들어가 보니, 공립 유치원의 한 건물에 딸린 화장실로 오래된 시설지만 깨끗하다. 그리고 이젠 우리나라의 관광객이 많이 찾는 듯 아침에 갔던 마츠야마 성 등 웬만한 시설물에 한글로 이름을 덧붙여 놓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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