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디카 일기

바다는 혼자서도 잘 논다

김창집 2018. 8. 10. 22:42


지난 수요일(8.8)

올레 21코스를 혼자 걸었다.

 

올레 제일 끝 코스인

하도 - 종달리 간 11.1km

 

2년 동안 모든 코스를 돌고 돌아

마지막으로 걷어야 하는 길이라

폭염경보 아래서도 멈출 수 없었다.

 

생각 같아서는 토끼섬으로 헤엄쳐 가보고 싶었지만

시간과 여건상 그럴 수는 없어서

하도해수욕장 바닷가 그늘에서 앉아 쉬며

막걸리 한 잔으로 몸을 식혔다.

 

공휴일이 아니라서

해수욕장은 붐비지 않았지만

바다는 하얀 포말을 일으키기도 하고

얕은 곳에서 작은 물결을 일으키기도 하면서

저 혼자 잘 놀고 있었다.    


 

 

여름바다는 - 정심 김덕성

 

바다가 나를 부른다

하얀 거품을 품고 오는 저녁바다

밀려와 가슴에 안긴다

 

폭염이

나를 덮으면 바다가 그리워

시원한 바다로 달리며

하늘과 바다가 맞닿는

수평선을 바라보는 내 눈망울

한 아름 바다를 담는다

 

스릴이 있는 그리움

바다 가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면

생각나는 그녀

오늘도 파도를 보며

그녀를 만나 그리움에 잠겨있는

사랑의 여름바다     


 

 

여름바다로 - 임영준

 

발가벗고 해변을 함께 뒹굴지도 않았으면서

무슨 짝궁인가요

 

바닷물에 절어 짭짜름한 입술을 주고받으며

태양을 한껏 품어보지도 못했는데 무슨 사랑인가요

 

갯내음 거나한 밤하늘의 별들에게

모호한 앞날을 물어보지도 않고 무슨 인생인가요

 

한여름 바다 넘실거리는 파도가

그대를 부르고 있잖아요     


 


  

여름 바다 그리운 곳 - 나명욱

 

안면도 바다라는 곳

말로만 듣고 책에서만 보았던 바다

한번쯤 가보고 싶은

수정처럼 반짝거리며

작은 모래알들 펼쳐져 있는 곳

 

하얗게 밀려오는 파도 속으로

온몸 던져 뛰어들고 싶은

며칠쯤 사랑하는 사람과

혹은 혼자

갈매기 날아가는

허공 속 꿈 같은

잔잔한 영혼의 안식처가 되어줄 것 같은

일년에 한번쯤은 가보고 싶은

그 멀고 깊은 바다

 

옛날 어린 날 추억 속에서

물장구치고 헤엄치던

순수한 환상의 사랑과 희망으로 날개 달던

다시 돌아가고 싶은 바다

그리움의 날들

이맘때 여름이면 떠오르는 그 바다     


 

  

여름 바다로의 비상 - 박태원

 

바다로

나가보자

일상생활의

모든 나래

고이 접어둔채

 

인생의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적어

인생의 무게로 느껴질때

 

우리의 시름을

파도에 던지고

모래위에 동심의 추억을

낯선곳에서

하루해가 저물어가고

지평선에 그림자 길어져

저녁 놀이 붉게 타 오를때

소라껍질 주워 연가를 불러보자

갈매기의 날개짓이 우릴부른다

오늘은 그리운 바다로의

일탈이다

    

 

  

바다 - 박동신

 

짙푸르고 고운 물색

바다도 하늘을 닮았다.

병풍처럼 둘러선 섬

산자락 아래 녹음이 더욱 아름답다

 

하늘이 바다 위에 드러누워도

바다는 아무 말 없이 그대로 안고 있다

시원한 바람 소리에

은빛 파도가 손짓을 한다.

 

푸른 바다가 부르는데

갈매기는 한가로이 날고

흰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올라

사람들도 살고파 찾아오네

 

바다는

하늘의 신비神秘

삶의 애환哀歡


처음부터 가슴에 안고 살아왔다     


 


그대는 파도였을까 - 이영균

 

너의 거침없는 사나운 가슴팍

깎이고 페어도

묵묵부답 갯바위처럼

말없이 푹 파묻혀 버리고 싶다

이 여름

뜨겁게 타들어가는 갈증 밀어내줄

그대는 파도였을까

썰물 따라 수평선 넘어 간 새

어느새 하얀 날개를 펼쳐

바다의 긴 비행에서 돌아와

하늘 높이 맴돌던

팔월의 뜨거운 태양

바다 속으로 붉게 식어 간

그렇게 사납던 파도 지처 쓰러지고

노을 진 해변의 추억들

하나 둘 하얀 백사장에 눕는다

별이 하나씩 깨어날 쯤

아 그대는 시원한 파도였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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